이에 반해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은 매우 격분해 있는 상태다. “노 전 대통령 자신은 어디 표로 당선됐느냐”며 격분한 것.
실제 DJ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도 ‘호남 사람들이 노무현 좋아서 투표했느냐’, ‘호남 민심이 더 나빠져야 한다’는 등 유독 호남 사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을 많이 했다”며 “배은망덕한 말일 뿐 아니라 굉장히 불쾌하다”고 반발했다.
이에 질세라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의 봇물을 퍼부었다.
“민주당을 망친 분은 노 전 대통령이다. 민주당의 정책 공약 지지 세력으로 당선했으면서 당을 분당시키고 자신이 받았던 지지표를 반 토막 내서 한나라당에다 정권을 바쳐준 꼴 아니냐. 한나라당 공천이면 무조건 당선되는 영남 의원들에게 먼저 말씀을 해야지, 표 찍어준 호남 분들에게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DJ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이 때문에 친노세력-구민주계간의 갈등도 대두될 전망이다. 구민주계에서는 “추악한 영남 패권주의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난한 반면, 친노그룹은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평소의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전통 지지기반 층을 붙잡는 과정에서 DJ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신 불편한 기색은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