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⑦특별인터뷰 '야권통합 키맨' 박지원 의원

"야권통합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지원 의원이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을 자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 의원이 DJ가 창당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또 향후 박 의원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일요시사>가 야권통합의 키맨으로 떠오른 박 의원을 만나 심중의 진솔한 담론을 들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을 탈당한 박지원 의원이 야권통합의 키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2일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떠난다”며 더민주 탈당을 선언했다. 김대중(이하 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권노갑 상임고문 등에 이어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 의원마저 더민주를 떠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의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그런데 박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일단 무소속으로 남았다. 제3지대에 머물면서 야권통합을 위한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야권통합의 키맨으로 떠오른 박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지난 달 22일 더민주를 전격 탈당했다. 총선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인데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다행히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주신다. 시민들에게 제가 탈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 드렸더니 이해한다고 하시더라. 탈당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주민, 핵심 당원, 지역위원회 관계자 및 고문단, 시도의원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했다. 지난 1월29일 지역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저의 탈당에 대해서 ‘잘못했다’는 평가는 21.2%에 불과하고 대부분 탈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주셨다. 

- 의원님과 함께 ‘박남매’로 불렸던 박영선 의원은 더민주에 잔류하기로 했는데.
▲ 남매는 혈연이기 때문에 곧 만날 것이다. 남매라고 해서 꼭 한집에서 살 필요는 없다.

- 김영록 의원과 이개호 의원도 당 잔류 쪽으로 기울었다.
▲ 현역 의원들의 정당 선택과 진로는 자기의 책임 하에 하는 것으로 누구의 강요도 있을 수 없다. 지역구민과 국민 정서,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 김종인 위원장 영입 이후 더민주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김종인 위원장 영입과 문재인 대표의 사퇴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국보위 참가 전력이 있어 호남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역시 더민주로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하는 분위기가 아직까지는 더 강하다. 현재 호남 민심은 더민주보다는 국민의당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무소속 출마해도 충분히 승산 있어"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으로 기울어"

- 김종인 위원장이 국보위 참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는데?
▲ 정치인들이 누구나 조금씩 과오가 있다. 적극적이고 빠른 사과가 있었으면 사람들이 이해를 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지못해서 하는 사과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 더민주 의원 시절 문 대표의 사퇴를 꾸준히 요구해왔는데 문 대표가 드디어 대표직에서 사퇴를 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 문 대표가 사퇴를 하려고 했으면 조금 빨리 했으면 이러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 대표는 우리 국민 48%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 후보였다.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제 사퇴를 했기 때문에 차기 대권을 착실하게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랄 뿐이다.

- 더민주 탈당 이후 예상을 깨고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그냥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인가?
▲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역주민들께서는 무소속으로 남아서 야권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더라. 저는 통합을 성공시키는 길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길이라면 무소속을 택하겠다. 현재로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더 높다.
 

- 무소속으로 출마해 더민주나 국민의당 후보들과 경쟁하게 된다면 승리할 자신이 있나?
▲ 제가 감히 당선을 확신한다고 말할 수 있겠나? 다만 열심히 노력할 뿐이다. 저는 지난 8년간 외국 한번 안 나가고 금요일엔 지역구에 갔다가 월요일 새벽에 돌아왔다. 목포시민들도 이런 저의 지역구 사랑을 다 알고 계신다. 또 목포 발전을 위해서 2조2000억이 넘는 예산을 가져왔고, 김대중 대통령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중앙정치에서 열심히 활동한 것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승산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 DJ 끌어들여선 절대 안 돼"
"집권 위해 합리적 보수 안고 가야"

- 야권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 지금 야권이 분열되어 있고 특히 이러한 틈을 타서 모두 광주 호남을 근거로 창당을 하다 보니 호남이 오분육열됐다. 다행히 최근 신당 추진 세력들 간의 통합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저는 그 동안 신당 추진 인사들을 만나 통합을 위해서 노력해왔다.

최후의 선택으로 탈당을 한 이유도 바로 중립적 위치에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저는 소통합, 중통합, 대통합의 3단계 통합을 주장해왔는데 현재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국민의당과 함께 하는 소통합과 중통합이 동시에 추진되는 등 상당한 진전이 있다.


- 야권이 통합해야 하는 이유는?
▲ 신년 초 실시된 모 방송국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 민심은 ‘분당의 책임은 문재인 대표에게 있지만 총선 전에 반드시 야권이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려 85%에 달했다. 야권통합은 국민의 명령이다. 호남 지역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야권이 경쟁을 하더라도 비호남 지역에서는 통합 또는 연대해야 승리할 수 있다.

저는 선거 전 최소한 완전한 중통합을 이루고, 선거 기간 중에는 더민주와의 연합 연대를 추진하고 총선 후에는 국민의 힘으로 대통합을 추진할 것이다. 야권은 기울어진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에서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통합 또는 선거 시기에 연합 연대, 단일화하지 않으면 필패한다. 

- 야권통합과 관련해 너무 정체성이 다른 분들이 선거를 위해 뭉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런 분들이 모여서 원활하게 당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인데?
▲ 대중정당은 집권이 목표다. 집권을 위해선 정체성의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진보나 중도보수까지도 우리가 아우를 때 집권이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DJP연합이다. 우리의 목표는 집권이기 때문에 집권을 위해서는 다소 진보적 가치를 존중하는 정동영 같은 분도 필요하고 또 보수적 가치를 존중하는 그러한 분들도 필요하다. 그런 분들이 함께 있으면서 이견이 있는 것은 서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집권의 길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씨가 더민주에 입당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더민주는 이제 DJ정신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데.
▲ 이희호 여사님이나 김홍걸씨에 대해서는 좀 이제 말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작년 6월에 문재인 대표가 저에게 김홍걸씨의 비례대표 추천 문제를 이야기 해서 제가 이희호 여사님께 보고를 했더니 이 여사님께서 ‘돌아가신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절대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문 대표가 김홍걸씨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여사님과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김홍걸씨를 입당시킨 거다. 

- 동교동계에 이어 의원님까지 탈당했으니 더민주는 DJ정신을 계승하지 못한 정당이 되나?
▲ 어떤 정치인이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감히 DJ정신을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치권과 정당 모두가 DJ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
 

<mi737@ilyosisa.co.kr>

 

[박지원 의원은?]

▲ 미국 뉴욕한인회 회장
▲ 제14, 18, 19대 국회의원
▲ 제2대 문화관광부장관
▲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 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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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