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특집 3>[MC몽 파문으로 본] 20대그룹 총수부자 ‘병역 X파일’ 총력추적

입영 피해 ‘요리조리’아프다던 로열패밀리… 지금은 멀쩡하다


해마다, 철마다 툭하면 터지는 유명인의 병역 비리. 이번엔 가수 MC몽이 말썽이다. 아직까지 의혹 수준이지만, 쏟아지는 여론 뭇매가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국민들이 병역 문제에 민감하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재벌가는 어떨까. 전체적으로 요리조리 잘도 피한 모양새다. 국내 내로라하는 20대 그룹을 꼽아 그 총수와 아들들의 병역 여부를 따져봤다.


1∼2세대 걸쳐 석연찮은 면제 ‘신의 아들’ 수두룩
“이유도 가지가지” 국적, 질병, 비만 등 내세워 미필

<일요시사>가 만 19세부터 30세까지 병역의무 나이가 넘은 주요 그룹 총수와 자녀들의 병역 여부를 살펴본 결과 미필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세대에서 2∼3세대에 걸쳐 두루 입대 면제를 받은 이른바 ‘신의 아들’들이 적지 않았다. 외국 국적, 질병, 체중 초과 등 면제 이유도 가지가지다. 이들은 각각의 그럴 만한 사유를 내세워 ‘소나기’를 피한 뒤 슬그머니 한 자리씩 꿰차고 있다.

‘소나기’ 피한 뒤
슬그머니 제자리

그룹들은 하나같이 “나름의 정당한 면제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고의적인 병역 기피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재벌가의 병역 여부는 늘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총수일가의 병역면제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탓이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재벌 로열패밀리들의 평균 면제율은 33%인 반면 일반인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재벌가 사람들이 일반인에 비해 유독 입대 면제자가 많다는 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사람들이 회사 지휘봉을 잡거나 잡을 거라면 과연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이병으로 군대를 마쳤다. 사실상 면제나 다름없는 셈이다. 외아들 이재용 부사장은 허리디스크로 징병검사에서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고 군복을 입지 않았다.

더 정확한 사유는 수핵탈출증이다. 제2국민역은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 등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어 민방위 훈련만 받는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병장 출신이다. 재벌 총수 가운데 드물게 현역으로 제대했다. 그러나 외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제2국민역으로 입대하지 않았다. 근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담낭 절제가 문제가 됐다.

SK 최태원 회장은 체중 과다로 면제됐다. 최 회장은 1980년대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몸무게가 100㎏을 넘어 군대에 가지 않았다. 그는 2003년 수감생활과 운동 등 다이어트를 통해 15㎏가량 줄여 현재 8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외아들 인근군은 올해 15세로 아직 중학생이다. LG 구본무 회장도 정 회장과 같이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보병으로 만기 제대했다.

1994년 어린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외아들 원모씨 대신 2004년 양자로 입적한 구광모 과장(LG전자·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외아들)은 현역병이 아닌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2003∼2005년 국내 IT 솔루션 회사에서 근무했다. 산업기능요원은 기술자격이나 면허소지자로서 국가가 지정한 특정업체에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병역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0대 후반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일본 국적을 취득해 면제됐을 가능성이 크다. 두 아들도 일본 국적 때문에 입영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남 신동주 부회장(일본롯데)은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는 ‘완전한’일본인이다. 당연히 한국에서 군대에 갈 필요가 없었다.

차남 신동빈 부회장(한국롯데)도 재일교포 신분으로 줄곧 일본에 살면서 군 면제를 받았다. 그는 한·일 양국의 호적에 오른 채 ‘이중국적’상태로 국내에서 활동하다 1996년 일본 국적을 정리하고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GS 허창수 회장은 일병으로 제대했다.

집안을 보살펴야 하는 등 개인 사정으로 예정보다 일찍 제대한 의가사제대인지, 현역 수행이 어려운 병에 걸려 복무기간이 짧아졌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외아들 허윤홍 부장(GS건설)은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군문’을 무사통과했다. 징병 검사에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군문’ 통과
둘 다 병장 출신도

현대중공업 오너는 아니지만 대주주로 사실상 ‘주인’인 정몽준 의원(한나라당)은 장교 출신이다. 재벌가에서 보기 힘든 사례다. 정 의원은 ROTC 소위로 임관(13기)해 육군 중위로 만기 전역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정 의원의 아들 역시 장교 출신이란 사실이다. 장남 기선씨도 2005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당시에도 사회지도층의 병역 기피 논란이 일어 ‘대 이은 ROTC’로 큰 화제가 됐었다.

기선씨는 2년4개월의 ROTC를 마치고 2007년 중위로 전역했다. 늦둥이 차남 예선씨는 올해 14세로 군대 갈 나이가 안 됐다. ‘형제의 난’으로 금호아시아나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조만간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는 박삼구 명예회장은 병역 사항이 베일에 싸여 있다. 그룹 측도 “확인이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의 이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정황을 추정할 수 있다.

“국민 기본의무 저버린 사람들,
과연 정상적인 경영 가능할까”


그는 1963년 광주제일고와 1967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자마자 그해 바로 금호타이어에 입사했다. 이후에도 그룹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공백이 전혀 없었다. 아버지와 달리 외아들 박세창 상무(전략경영본부)는 제대로 병역을 마쳤다. 한진 조양호 회장은 미국 유학을 다녀와 현역으로 군대 생활을 마쳤다. 외아들 조원태 전무(여객사업본부)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대체했다.

두고두고 괴롭힐
평생 아킬레스건

의사 출신인 두산 박용현 회장은 군의관으로 복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 아들 태원(두산건설 전무)·형원(두산인프라코어 상무)·인원(두산엔진 부장)도 정상적으로 병역을 끝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뜻밖에도 미필자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보스형 총수’로 불릴 만큼 평소 의리를 강조하는 터프한 이미지와 오버랩된다. 사유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1981년 59세란 짧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타계한 부친 고 김종희 창업주의 뒤를 이어 불과 29세의 ‘어린’나이로 그룹 회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김 회장의 다급했던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그룹 관계자도 “확실히 모르겠지만 당시 사정상 어쩔 수 없었을 것”이란 추측만 했다. 반면 세 아들은 충실히 병역을 완료했거나 이행하고 있다.

장남 김동관 차장(회장실)은 3년4개월간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하고 지난해 말 중위로 전역했다. 차남 동원씨도 현재 공군 장교(소위)로 복무 중이며, 3남 동선씨는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군 면제를 받았다. 신세계 정재은 명예회장(이명희 회장 남편)은 시력이 나빠 입영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외아들도 면제 사유만 다를 뿐 ‘신의 아들’이다.

정용진 부회장(신세계백화점·이마트)은 비만으로 입대하지 않았다. 신체검사 때 몸무게가 104㎏으로, 커트라인 103㎏에서 단 1㎏ 초과해 면제(제2국민역)돼 ‘고무줄 몸무게’란 의심을 샀다. 1987년 대학 시절 79㎏ 나가던 체중에서 갑자기 25㎏이 불어 1990년 신체검사에선 104㎏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몸무게는 현재 90㎏ 안팎이다.

LS 구자홍 회장은 신체검사 결과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유학 중인 외아들 본웅씨는 현역으로 입소, 병장으로 전역을 신고했다. CJ 이재현 회장도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아 군인이 되지 못했다. 외아들 선호군은 올해 20세로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정몽근 명예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면제(제2국민역)됐다. 두 아들 정지선 회장(현대백화점)과 정교선 사장(현대홈쇼핑)은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동부 김준기 회장과 외아들 남호씨 부자는 모두 현역 출신이다. 둘 다 강원도 최전방에서 사병으로 근무했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입대한 것도 공통점이다. STX 강덕수 회장도 병장으로 전역했다. 외아들은 현재 대학생으로 병역의무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일병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세 아들(준선·원선·운선)은 초·중·고등학생으로 아직 어리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대학을 휴학하고 현역으로 입대해 강원도 전방사단 수색대에서 근무했다. 외아들 규호씨는 올해 26세로 유학을 마치는 대로 입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아들도 당연히 병역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입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박 회장은 사석에서 군대 얘기만 나오면 화제를 전환하거나 아예 고개를 돌린다는 후문이다.

외아들 준범군은 10대로 군대를 가려면 아직 멀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병역의 의무가 있다.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란 비극적 현실은 누구나 당연한 기본으로 인식하게 한다. 국민들이 유독 군대 얘기만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특히 ‘인물’을 평가할 때 도덕성 잣대로 우선 병역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이유가 어떻든 병역에 조금이라도 흠이 있다면 두고두고 괴롭힐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게 뻔하다. 병역 문제가 이슈화 될 때마다 ‘좋은 예’혹은 ‘나쁜 예’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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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