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서민이 알아야 할 2016년 달라지는 것들

돈 없는 민초 삶은 여전히 퍽퍽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최저임금은 오르지만 임금피크제가 확산된다. 한 달 내내 일해야 126만원 남짓 번다. 서민대출은 5조7000억원 규모로 증가세지만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은 강화된다. 최근 정부는 '새해 들어 달라지는 것들'이란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실제 서민의 삶은 달라지는 것이 많지 않다. 의료·복지제도가 일부 개선된 점이 작은 위안거리다.

새해를 맞아 달라진 것 가운데 첫 번째 소개할 분야는 고용·노동 부분이다. 올 1월1일부터 사업장별 최저임금 시급은 6030원이 적용된다. 지난해 대비 8.1%(450원)가 올랐으며,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4만8240원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126만270원(6030원×209시간)이다.

시급 6030원
월 126만270원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다. 임시직·일용직·시간제·외국인근로자 등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단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자, 가사사용인, 정신 혹은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아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수습사용 중인 자로 수습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는 제외)는 최저임금의 10%가 감액(시급 5427원)될 수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된 '아빠의 달' 지원기간은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된다. 아빠의 달 사업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휴직자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월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60세 의무화 규정에 따라 확대된다. 정부가 마련한 지원정책은 2018년까지 3년 더 연장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장하기 위해 피크임금 대비 10% 이상 임금을 감액하면 연간 최대 108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60세 이상을 정년으로 정한 사업장에서 18개월 이상 계속 고용된 55세 이상 근로자 중 연소득 7250만원 미만의 근로자로 한정한다.


또 정부는 '근로시간단축 지원금' 제도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18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50세 이상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 근로자와 사업주에게 지원금이 지급된다. 근로자는 연간 1080만원 한도로 최대 2년 동안 감액된 임금의 50%를 받을 수 있다.

청년들의 해외취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이 일부 보완됐다. 해외취업성공장려금 제도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청년에게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한다. 민간취업알선지원금도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규모를 늘렸다.

10개 대학 200여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한 해외취업 연수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청년취업인턴제가 확대될 예정인데 강소·중견기업의 인턴채용 목표는 3만명 수준이다.

서민대출 연장
인터넷은행 출범

두 번째 소개할 분야는 세제·금융 부분이다. 올해부터 한 계좌로 예금과 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된다. ISA 가입 대상은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자영업자), 농어민이다. 계좌에서 발생한 손익에는 세금이 부과되며 만기인출 때 수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200만원 초과분은 9% 분리과세한다.

저신용·저소득 서민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햇살론 제도가 2020년까지 연장 운영된다. 보증 잔액은 4조4000억원이다. 금리는 10% 초중반대다. 햇살론을 포함해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 금융상품의 연간 지원액은 5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고급사진기, 녹용 등 일부 품목이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서 빠진다. 고급사진기(50%→20%), 녹용(41%→32%), 향수(27%→20%), 가전제품(25%→20%) 등 여행자 휴대용품에 적용되는 간이세율이 감소한다.


최저시급 오르지만 임금피크제 확산
서민대출 늘지만 주택대출은 어려워

올해부터 실손의료보험을 제외하고 보험사가 보험료를 자율 산정할 수 있다. 보험가입자가 해외에 3개월 이상 체류하는 경우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올 4월부터는 인터넷사이트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 상품 조회 시 개인정보와 사고 유무 등을 입력하면 실제 본인의 예상 보험료를 받아볼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 계좌 소유주가 금융기관 한 곳의 등록주소를 변경하면 모든 거래기관의 주소가 일괄 변경된다. 금융감독원은 정기예금과 적금,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연금저축 등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비교 정보를 인터넷에 게재한다. 2분기부터는 대출 후 7일 내 대출계약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해제가 가능하다. 대출기록 역시 삭제된다.

수도권의 경우 2월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소득심사가 강화된다. 여신심사 시 금융기관은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안내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는 LTV/DTI 기준을 완화해 온 기존 부동산대책과 대비된다. 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강화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법인 계좌개설 시 실소유자에 대한 확인 절차가 강화된다. 계좌 실소유주의 성명과 생년월일 등을 금융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올 하반기에는 케이뱅크 컨소시엄과 한국카카오은행이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예정이다. 온라인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 번째 분야는 식품·의약 부분이다. 2014년부터 시행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보상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사망보상금 외에 장애일시보상금과 장례비가 추가된다. 장애보상금은 장애 등급에 따라 1600만원부터 650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순대와 계란, 떡볶이 등 식품군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이 의무화된다. 순대 제조업체와 계란 가공장은 2017년까지, 떡류 제조업체는 2020년까지 HACCP 의무 적용을 완료해야 한다. 정부는 각 식품업체에 대한 현장점검과 교육을 실시하고, 시설개선 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유급식 지원대상은 초·중학생 가운데 중위소득 50% 이하인 34만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야영장 증가
의료보장 확대

네 번째 분야는 통신·안전 부분이다. 오는 6월부터 모든 이동통신사업자는 각 이용자가 약정 한도를 초과해 음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경우 이를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 IPTV(인터넷TV)사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같이 재난방송을 송출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만 받았던 이동전화 요금 감면 서비스는 중위소득 30~50% 이하로 확대된다. 오는 21일부터 보전산지에는 숲속 야영장 및 산림레포츠 시설의 설치가 허용된다. 정부는 야영 및 산림레포츠에 대한 국민 여가 수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우리 동네 안전정보를 지도를 통해 확인하는 '생활안전지도' 서비스가 기존 115개 시·군·구에서 229개 시·군·구로 확대된다. 생활안전지도는 치안, 교통, 재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통해 3차원(2차원도 가능)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섯째 분야는 환경 부분이다. 오는 6월부터 기상기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민간에 개방된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국민이 직접 과거 기상기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기상콜센터(131번)는 정부민원콜센터(110번)와 연계 운영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환경안전관리기준 적용이 의무화된다. 법 적용을 유예 받았던 5만9000곳의 어린이 활동공간은 중금속, 실내공기질 등에 대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단 연면적 430㎡미만인 소규모 사립 어린이집·유치원은 2018년까지 적용이 유예된다.

일부 계층 상대 이동전화 요금 감면
4인 가구 기초생계비 127만원 책정

마지막 분야는 보건·복지 부분이다.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27만원 이하인 가구는 최저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전체 월 소득이 118만원인 가구는 9만원에 대한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간암과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도 확대된다. 간암의 경우 검진주기가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조정됐다. 자궁경부암은 검진 시작 연령을 30세에서 20세로 낮췄다. 또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확대됐다. 4대 중증 초음파검사(전면급여), 수면 내시경(일부 적용) 등 고비용 필수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이 늘어난다. 오는 3월부터는 극희귀질환 및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도 본인부담률을 경감 받는 산정특례가 적용될 예정이다. 한약제는 연조제(짜먹는약)와 정제(알약)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6∼36개월 영아를 정부가 시간제로 돌봐주는 이른바 '시간제보육반'이 380개로 늘어난다. 양육수당 수급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비용은 한 시간에 1000∼2000원이다.


둘 이상 사업장의 합산 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보험료의 50%는 본인이 부담하고 50%는 사용자가 부담해 근로자의 보험료 부담이 경감된다. 기존 시간제근로자는 '한 사업장 60시간 이상 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험료를 자신이 부담했다.

아울러 입양아동 양육수당(월 15만원) 지원 연령은 16세 미만으로 늘었고,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대상자가 올해 3만명에서 내년 3만8000명으로 확대 편성된다.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의 지원 대상자 소득 기준도 현행 199만원에서 263만5000원으로 넓어진다. 지원규모는 최대 100만원까지다.

이밖에 여성가족부는 제도권 교육을 받고 있지 않은 청소년 1만5000명에게 검강검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청소년 특별지원 대상자의 소득확인 방식은 소득·재산 조사방식에서 건강보험료 확인 방식으로 변경된다. 제출 자료 간소화로 신속한 지원이 기대된다. 청소년 한부모(미혼모·부)에게는 자녀가 있을 시 월 10만원의 자립촉진수당이 지급된다.

여행자는 여행 개시 전 불이익 없이 여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민법에 반하는 계약은 그 효력이 상실된다. 가족관계등록사항 공시제도도 개선되는데 현재 전부 또는 일부로 구분되는 증명서 형식을 일반·상세·특정 등 3가지 형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발급을 원하는 자는 사용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병사급여 증가
의사상자 지원

더불어 정부는 의사자 및 의상자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의사자의 배우자와 자녀, 의상자에 대해선 과목별 만점의 5%를 가점 부여하고, 의상자의 배우자와 자녀에 대해선 과목별 만점의 3%를 가점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병사들의 봉급은 작년보다 평균 15%가량 인상된다. 상병 월급은 지난해 15만48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올랐다. 병장 월급은 19만7000원이다. 또 올해부터는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으려면 외국에 365일 이상을 체류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면제 조건은 180일 이상이었다. 끝으로 해군과 공군, 해병대 모집병 선발 과정에서 수능과 내신 성적 반영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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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