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품 매장에 들어서면 각종 예쁘고 아름다운 케익과 쿠키 등에 둘러싸인 베이커리에 넋을 잃고 쳐다본다. 그중에서도 요즘 베이커리 부분엔 호두파이, 피칸파이를 비롯한 다양한 파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서양에서 파이는 우리가 길거리에서 흔히 먹는 떡볶이와 같은 존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서양에 비해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 유명 수제파이 전문점들이 수면으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호두파이 하면 떠오르는 ‘삼순이 파이’는 4년 만에 신세계 강남, 명동점에 직영점을 낼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초구 지정 명물 제1호’라는 타이틀을 걸기도 한 삼순이 호두파이는 현미와 검은 깨 분말을 사용한 도우에 물엿과 포도당으로만 단맛을 내고, 캘리포니아산 호두로 신선한 맛을 내는데 달지 않고 고소한 맛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하루 매출만 해도 1백만원에 이를 정도다. 내년에는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부이촌동의 ‘루시파이’도 ‘파이집의 대명사’로 소문나 있다. 웬만한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알려져 있는 곳이다.
각종 블로그와 포스트에 올라와 있는 이 집은 최화정씨 동생 최윤희씨가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최씨는 일본 동경제과학교, 프랑스의 르코르동 블뢰를 졸업한 유학파 요리사로 국내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파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파이를 구워내 택배를 통해 배송하는 ‘케빈즈파이’가 이목을 끌고 있다. LG전자 선임연구원이라는 특이한 경력을 지닌 황규철씨가 1년간 연구 끝에 만든 파이를 선보였다. 선보인 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온라인과 몇몇 카페를 통해 팔린 파이수만 6백여판.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아메리칸 스타일의 수제파이로 유기농 밀가루, 트랜스지방 제로의 버터 등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설탕 대신 메이플 시럽, 안에 들어가는 사과 같은 내용물도 유기농 제품만을 사용해 ‘웰빙’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