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목계(木鷄)를 만드는 경청리더십’
“경청이 자발적 몰입 통해 초일류 성공사례 만든다”
최근 소통이 기업문화와 리더십의 주요화두로 부각되면서 그 시작점인 ‘경청’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초경쟁, 초스피드 시대에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리더가 자신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경청’의 가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뿐 아니라 종업원을 관리해야 하는 자영업자에게도 유용하고 효율적인 종업원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목계(木鷄)를 만드는 경청 리더십’에서 ‘장자(莊子)’의 ‘달생(達生)’편에 나오는 목계(木鷄)고사를 통해 경청 리더십이 이끌어낼 수 있는 긍정적 연쇄효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삼성경제연구원 주세영 수석연구원은 경청리더십의 긍정적 효과로 ▲신뢰 형성 ▲기회 제공 ▲자발적 몰입을 제시하고 있다.
목계(木鷄)고사는 닭싸움 구경을 좋아하던 주나라 임금 선왕에게 투계 한 마리가 생기자 기성자라는 당대 제일의 투계 조련사를 찾아가 최고의 투계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데서 시작된다. 선왕은 기성자에게 닭이 싸우기에 충분한지를 열흘 간격으로 세 번에 걸쳐 물었으나 아직 부족하다는 기성자의 답변을 기다린 끝에 네 번 만에 닭이 싸우기에 충분하며 비로소 닭이 완전한 덕을 갖추어가고 있다는 답변을 받아낸다.
이 고사와 관련해 주세영 수석연구원은 “선왕이 경청을 통해 장인에 대한 신뢰를 쌓게 되자 기회를 제공했고, 그 결과 장인은 몰입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게 됐다”며 이 고사를 통해 ▲장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기회를 부여한 선왕의 리더십 ▲최고의 성과를 위해 지속적인 몰입을 보여준 장인의 덕 ▲덕을 갖춰 싸우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목계의 위용에 주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편, 경청리더십의 긍정적 연쇄효과의 첫 단계인 ‘신뢰 형성’과 관련해서는 리더와 구성원 간의 공감대 형성을 가르친다. 리더의 경청은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공감의 표현으로 구성원은 자신을 존중하는 리더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형성하고, 경청하는 리더는 평소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빠르게 이슈를 파악하고, 조직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인 ‘기회 제공’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초석으로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리더가 구성원의 제안을 채택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보고서에서 관련 사례로 소개된 인도 최대의 IT업체인 바르티 엔터프라이즈는 회사의 성공비결로 구성원에 대한 과감한 권한이양과 주인의식 함양을 꼽고 있으며, 주인의식을 충성심을 높이고 우수한 성과를 촉진하는 핵심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세 번째 단계인 ‘자발적 몰입’은 성과를 이끌어내는 창조적 원동력으로 일방적ㆍ지시형 업무를 지양하고 자발적 몰입을 촉진할 때 열정과 창의가 발휘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주세영 수석연구원은 한 글로벌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시형 업무에 익숙한 한국의 직장인 중 48%가 업무에 열의가 없으며, 완전히 몰입하는 경우는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성원의 몰입을 유도하고 혁신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량 및 업무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주세영 수석연구위원은 “100% 귀 기울여 듣는 경청은 화자가 무의식적으로 귀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그 결과 화자는 청자에게 더 몰입하고 좋은 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야후 CEO 캐럴 바츠의 말을 인용해 리더의 경청과 기회 제공에 대해 구성원은 자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리더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그 결과 더 나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경청리더십은 창의적 신사업을 발굴하고 최고의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긍정적 연쇄효과의 시작점”이라며 “독선적 리더는 자신이 원하는 쓸 만한 투계를 만들 수는 있지만,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춘,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목계는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