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키 크는 신발’ 개발한 안광우 교수

주변을 보면 키 크기를 열망하는 아이들과 자녀의 작은 키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 고민 끝. 10년 동안 신발만 바라보며 신발연구에만 매진해온 경남정보대학 신발패션학과의 안광우 교수(41)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성장호르몬 분비 촉진 기능이 있는 신발을 개발해 주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키 크는 신발(키짱)’이 보통 신발들과 무엇이 다른지, 과연 키를 자라게 하는지, 안 교수를 만나 키 크는 신발의 원리와 특징에 대해 속속히 들어보았다.

“우리나라 신발 제조산업메커니즘을 바꾼다”

부산 출신의 안광우 교수는 1998년 대학에 강의를 나가기 전까지 나이키 R&D연구소에서 5년을 근무를 했다. 그리고 2003년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가 생기면서 이곳으로 직장을 옮겼다. 이곳에서 기술부장으로 2년 동안 연구하며 신제품 개발에 전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R&D 분야에서 많은 시간을 연구하고 일해 왔어요. 한국전쟁 시절부터 대한민국 신발산업을 이끌던 도시 부산에서 20여 년간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신발을 직접 만지면서 언젠가는 꼭 나만의 명품 신발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왔죠."  

나만의 명품 신발
‘키 크는 신발’ 개발

안 교수에게는 꿈이 있었다. 꼭 자신만의 명품 신발을 만들겠다는 꿈! 그 꿈을 품고 살아왔고 열심히 연구하며 노력해 왔다.
“98년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문득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을까란 고민에 빠지게 되었죠. 그러던 중 2003년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에 들어가 이곳에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안 교수는 신발산업진흥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현실의 많은 벽에 부딪히게 됐다.
“정부가 정해 놓은 룰과 시스템에 의해 개발하는 이곳은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저에게 어려움이 많은 곳이더군요. 그래서 2005년에 신발진흥센터를 그만 두고 나오게 되었어요."
신발진흥센터를 나온 안 교수는 신발에 대한 연구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개념설계부터 시작해서 3년이라는 본격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키 크는 신발(키짱)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신발 전문가가 만든 첨단 기능성 신발
미세 전류로 성장판 자극해 키 성장 도움

국내의 제화 회사들이 ‘키짱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동서양 의학에 기초를 두었다는 점과, 배터리 없이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신선함이다. 미세전류를 통해 성장호르몬을 촉진시켜 아이들 키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미증유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키 크는 신발의 기술은 국내(제 2006-0075040호) 및 국제 (PCT/ KR2007/003813) 특허출원까지 돼 있는 상태다.
“키짱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리 몸에 일정정도 흐르는 생체전기를 늘려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늘리는 것이죠. 신발 바닥에 장착된 압전소자(미세전류발생장치)가 보행시 가해지는 힘으로 미세전류를 발생시켜 복사뼈 뒤쪽 부위의 ‘곤륜(崑崙)이란 성장점에 전기 자극을 줘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신발의 효과는 고려대 스포츠과학연구소 문익수 교수 연구팀의 임상실험결과로 입증됐다고 한다. 문 교수팀에 따르면 키짱을 신을 경우 성장호르몬이 15~35%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걸을 때보다 달릴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안 교수는 간혹 주부들과 학생들로부터 미세전류가 인체에 해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미세 전류에 사용되는 전기는 50~1000㎂이하의 전류를 말하는 것으로 아주 낮은 수준이예요. 신체 자체의 생리학적 전류의 범위 정도라 장기간 사용해도 인체에 아무런 부작용이 없습니다. 최근 연구결과 미세전류가 오히려 인체에 좋다고 증명됨에 따라 병원에서 상처 조직 치유, 혈액순환 개선, 통증 완화 등의 치료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탁월하다고 바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안 교수는 제품 구상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고 말한다. 얼핏 봐서는 기존의 운동화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아이들 성장에 도움을 주는 기능들로 꽉 채워져 있다.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성장호르몬을 촉진시켜라

“이 신발은 발 건강에도 유용합니다. 일반신발의 인솔(Insole 깔창)은 압력분산이 잘 안돼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반면 2중으로 된 키짱의 인솔은 충격을 흡수하고 인솔 뒤편에 부착된 플라스틱으로 압력이 분산돼 발의 피로감이 대폭 줄어듭니다. 또한 압전소자는 방수 처리가 되어 있어 습기에 의한 감전 위험이 없고 물세탁도 가능해요"라고 안 교수는 말했다.
키짱은 일반 신발이기도 하지만, 특히 줄넘기나 발마사지기처럼 아이들 성장에 도움을 준다. 안 교수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면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역량 이상으로 클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키 성장에 영향을 주는 필수 요소로는 크게 유전, 영양분 섭취, 수면, 운동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면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역량 이상으로 클 수 있습니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시기로 보통 7~19세의 아이들이라면 아주 유용한 제품이 될 수 있어요. 아이들의 넘치는 운동에너지를 몸에 유익한 전기에너지로 환원시켜서 성장에 도움을 준다면 매우 이상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신발에 관해 모르는 게 없다는 안 교수가 왜 첫 번째 아이템으로 키짱을 만들었는지 은연중 궁금증이 생겼다. 그가 꺼낸 말은 “제 키는 177cm, 아내는 157cm로 아담한 편이라 슬그머니 2세가 걱정됐다"는 농담 섞인 얘기를 했다. 그래서 안 교수는 1년여 동안 아이들에게 성장 신발을 신겼다.
안 교수는 아들(12)과 딸(10) 두 아이를 둔 아빠다. 안 교수는 키짱을 개발하는 데 두 아이들이 자신이 개발한 신발의 첫 임상실험 대상자들이었다고 슬그머니 웃으며 털어놓았다.
“두 아이들이 신고 다니며 느낀 점을 집에 와서 얘기하면 연구하는데 반영을 많이 했었죠. 아이들이 1년째 신고 있는데 키가 많이 자랐어요. 특히 둘째는 여름이면 아토피가 심했는데, 그것도 사라졌습니다. 1백% 미세전류 때문에 완화되었다고는 보지 않지만, 아토피가 세포 활동이 부진해서 생기는 거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그래서 미세전류와 아토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두 자녀가 최고의 파트너”
안 교수 “제자 양성도 중요”
 
안 교수에게는 자식 둘이 최고의 파트너이자 컨설턴트였다. 안 교수는 자신이 만들어낸 ‘키짱이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키 작은 아이와 그 부모들이 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를 신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체험했다고 한다.
안 교수는 계속해서 신발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제자들 교육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그는 98년부터 지금까지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 강단에 서면 학생들에게 항상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합니다. 지난 학기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F를 가장 많이 준 교수가 저라고 소문이 났더군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소양 그 자리에 사심이 들어가면 방향이 다른 곳으로 간다고 얘기했죠."  

성장호르몬 15~36% 더 많이 분비
R&D 장비 만드는데 투자·연구 계속

안 교수는 제자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도 남다르다. “수업을 하면 간혹 캐드를 별도로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지난 학기 같이 밤새우며 열정적으로 함께 했던 시간들은 제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에게도 소중합니다. 졸업한 제자들이 취업해서 찾아와 ‘저 나이키에 취업했는데 교수님 제자라고 말했어요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마음이 뿌듯합니다."  
안 교수는 앞으로 연구하고 노력해서 신발제조 산업의 메커니즘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인건비가 저렴했던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신발 공장이 세계에서 가장 번성했지만, 지금은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많이 내주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산업구조가 선진화됐고, 고가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유럽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오래전부터 그런 고민을 해왔습니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의 뛰어난 R&D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R&D 능력이 뛰어난 것은 세계가 인정합니다. 앞으로 이것을 바탕으로 신발 시장도 마케팅이 강화되어야하고 기술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기술이 보완되지 않은 마케팅은 의미가 없습니다. 또 앞으로 신발은 과학임을 입증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R&D 장비를 만드는 데 투자와 연구를 계속 할 계획입니다."

<재미난 키에 관한 속설>

아침에 키를 재면 저녁보다 정말 큰가?
yes 아침에 키를 재면 저녁에 쟀을 때보다 1~2cm 정도 더 크게 나온다. 이는 척추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라는 것 때문. 척추뼈 사이에서 뼈가 탄력 있게 움직이도록 하는 추간판은 낮 동안엔 중력을 받아 움츠러들고 밤에 자는 동안은 원래대로 회복된다.
따라서 아침에 키를 재면 추간판이 아직 움츠러들지 않아 키가 1~2cm 더 크게 나온다.

잠을 많이 자면 키가 클까?
yes 잠은 성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숙면을 취하면 건강해지고 이는 올바른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잔다고 키가 크는 것은 아니다. 나이에 맞는 적정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오후 11시~새벽 2시 사이에는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므로 아무리 늦어도 10시부터는 아이를 재우도록 하자.

키를 키우려면 발 사이즈보다 큰 신발을 신어야 할까?
No 절대 그렇지 않다. 신발은 발에 맞게 신는 것이 원칙이다. 발은 우리 몸의 가장 밑에서 몸 전체를 지탱한다. 발이 제대로 모양을 갖춰야 몸도 바른 자세로 서 있게 되는 셈.
따라서 신발은 발에 맞게 신어야 한다. 아이 발보다 1cm 정도 여유가 있는 것이 적당하며, 지나치게 딱딱한 것은 피한다.

손발이 크면 키도 클까?
soso 키는 성장판에 의해 뼈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자라는 것이다.
몸의 뼈에는 모두 성장판이 있어서 대체적으로 키가 클 경우 손발도 커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손발이 크다고 무조건 키가 큰 것은 아니다.  
(출처: ‘아가랑분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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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