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꽃뱀’ 요지경 백태 <집중취재>

여성 울리는 ‘남자 꽃뱀’…돈 뺏기고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

흔히 ‘꽃뱀’이라고 하면 ‘여자 꽃뱀’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남자들은 여자 꽃뱀들에게 많이 당해왔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회자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여자들을 ‘등쳐먹는’ 남자 꽃뱀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 유흥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남자 꽃뱀들은 뛰어난 외모와 매너로 무장해 순진해 보이는 여성을 유혹한 뒤 막대한 술값을 지불하게 하거나 혹은 유부녀에게 접근, 성관계를 가진 후 이를 폭로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돈을 갈취한다. 남자든 여자든 ‘꽃뱀의 전형적인 사기 방식’에서는 꽤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남자 꽃뱀의 세계를 집중 취재했다.

‘남자 꽃뱀’에 뒤통수 맞은 여성들 신고 못해 ‘전전긍긍’
낯선 남자와의 뜨거운 하룻밤, 섹스 사진 협박으로 돌아와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자 꽃뱀’에 대해 들어본 적이 그리 많지 않고 ‘설마 남자가 그런 짓을 하겠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경계심을 쉽게 풀곤 한다. 하지만 실제 남자 꽃뱀들에게 당해봤다는 여자들의 상황은 가슴 아픈 경우가 적지 않다.

남자 꽃뱀에게 당한 여자들은 심지어 가정파괴의 위기에까지 몰리기도 하고,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뜯기는 경우까지 있는 것.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여성들이 이러한 자신들의 사연을 그 누구에게도 쉽게 하소연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하루밤 불장난
사진 전송 협박

막상 경찰서에 신고를 하려고 해도 결국 그것이 알려지게 되면 자신에게 그 후유증이 더 크기 때문에 차라리 쉬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

가정주부 박모(36)씨는 최근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그녀는 원래 성격도 활달하고 동네에서 친구도 많은 편이었다. 술도 어느 정도 잘 먹어 동년배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물론 남편이 있었지만 아직 자녀는 없는 상황. 그랬기에 그녀는 더욱 주말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등산도 하고 하산을 하면서 파전에 막걸리를 먹는 경우도 많았다.

하루는 친구들과 ‘의기투합’을 해서 나이트클럽에 가게 됐다. 그런데 거기서 만난 한 남성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듯 했다. 남자는 키가 크고 외모도 괜찮은 ‘돌싱’이었다. 무언가 슬픔을 머금은 눈빛에 박씨는 ‘필’이 꽂혔다고. 술도 한껏 취한 김에 그녀는 그날 그 남자와 모텔에서 섹스를 나누고 말았다. 마침 박씨의 남편은 출장 중이었기에 그녀에게는 ‘하루 동안의 해방구’가 펼쳐진 것이었다.

그렇게 오랜 만에 ‘화끈한 섹스’를 했던 그녀는 깊은 만족감은 느꼈고 그 남자와 몇 번 문자를 주고받기까지 했다. 하지만 만남과 섹스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박씨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다. 가정을 위해 밤낮없이 일만 하는 남편을 두고 자신이 그렇게 바람을 피운다는 것에 양심의 가책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박씨는 그 남자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때부터 남성의 태도가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매너가 있었던 남성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술을 먹고 밤늦게 전화를 하질 않나, 만나주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가겠다는 협박까지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다 결국 남자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섹스를 할 때 찍어 놓은 사진을 남편의 휴대폰에 전송을 하겠다고 한 것. 박씨는 그 남성이 어떻게 자신의 남편의 핸드폰 번호를 아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남성은 애초부터 치밀하게 준비 해왔다. 박씨가 모텔에서 샤워를 할 때면 몰래 휴대폰을 열어 남편의 전화번호를 미리 확보해둔 것. 결국 박씨는 남자에게 500만원을 주고 나서야 모든 일을 끝낼 수 있었다. 그녀는 ‘십년 감수했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정이 있는 여성들에게 남자 꽃뱀의 존재는 파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박씨는 “이제 정말로 다시는 장난으로라도 바람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할 것 같다. 남편에게 들킬까봐 하루가 1년 같은 세월들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잘못해서 남편이 알았다면 그 배신감은 어떻게 할 것이며 더군다나 앞으로 많은 세월 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결국 방법이란 이혼하는 것 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접근
술값폭탄 세례

사실 박씨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자 꽃뱀’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한다. 여자 꽃뱀에 대한 이야기야 언론을 통해서도 간간이 들어왔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그리 쉽게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여성 이모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섹스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하지 실제로 마음 먹고 꽃뱀 짓을 하리라고는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여자들은 남자의 작업에만 신경을 쓸 뿐,  저 사람이 나에게 돈을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그런 남성들이 많다면 이제 정말로 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먹튀’ 남자 꽃뱀도 많아… 여성에게 술 값 씌우기도
여성도 상황 함께 즐겨 ‘사기’로 보기 어려워 ‘대략난감’’


하지만 의외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이러한 남자 꽃뱀들에게 당한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생들도 이러한 남자 꽃뱀에게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기존에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방법이기도 하다. 대학교 4학년생인 이모양이 바로 그런 일을 당했다. 그녀는 나이트클럽에서 한 남자와 부킹을 했다고 한다. 상대남성은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한다고 했고 번듯한 외모에 양복까지 입고 있었다. 거기다가 대화도 상당히 유머러스하게 이끌어가서 경계심이 탁 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그 남자는 나이트클럽에서 나와 2차로 가라오케에 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들이 이렇게 제안할 때는 대부분 여성들은 남성이 술값을 계산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양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단 가라오케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값비싼 양주와 안주를 시켜 먹으면서 신나게 놀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남자는 “먼저 술값을 계산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취하면 정신이 없을 수도 있으니 미리 술값을 계산하고 먹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남성은 계산을 한 뒤 돌아와서 “양주 한 병 더 하고 또 다른 안주까지 미리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양으로서는 응당 남성이 계산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술자리가 계속됐고, 어느 순간 남자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한 뒤 30분이 넘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남자가 지나치게 술에 취해서 정신없이 집에 간 것으로 생각했다. 전화번호도 따지 못해 아쉬운 인연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가라오케를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업소 관계자가 “술값을 계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양은 깜짝 놀라서 “아까 함께 있던 남자가 하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남성은 사전에 “미리 계산을 하겠다”고 말함으로써 여자의 마음을 안심시켰고 기회를 봐서 순식간에 도망을 간 것이다. 그날 나온 총 술값은 60만원. 하지만 대학생인 그녀로서 한꺼번에 60만원을 결제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그녀는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해 돈을 갚았다. 하지만 한동안 그녀는 부모님에게 적지 않은 잔소리를 들어야 했고, 그런 남성을 만나 60만원을 뒤집어썼다는 것이 억울하고 분해서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 후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나이트클럽에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솔직히 내가 당한 것도 당한 거지만, 남자가 얼마나 병신 같으면 여자한테 술값이나 씌우고 도망가겠나. 겉모습은 멀쩡한 게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참 어처구니가 없다. 앞으로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실 이양의 경우에는 억울하게 당한 것은 맞지만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남자의 전화번호조차 알고 있지 못한 상황이고, 거기다가 분명 그녀가 함께 술을 먹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남자가 술값을 낼 것이라는 기대는 그저 ‘기대’일 뿐 경찰 조사에서는 그 어떤 법적인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설사 그 남자가 술값을 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기’라고 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함께 그 상황을 즐긴 그녀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이러한 황당한 꽃뱀 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자를 만날 때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철저하게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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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