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 홍준표 대반격 시나리오

"이대로 혼자만 죽을 수는 없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성완종 리스트가 화제의 중심에서 이동하고 있다. '비박'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만 모든 역풍을 뒤집어 쓴 모습이다. 특히 검찰은 '피의자' 홍 지사와 연일 설전을 벌이는 등 혐의 입증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남은 6인'의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선 함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홍 지사는 보란 듯 언론을 활용해 '공천헌금' 논란을 지폈다. 혼자만 당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이 미궁에 빠질 조짐이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4일 "향후 수사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비밀장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현재로써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수사가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완구 소환
기소 초읽기

같은 날 이 전 총리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소환돼 15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인 가운데는 홍 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다음날 오전 1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전 총리는 취재진과 만나 "나름대로 입장을 얘기했고 검찰 얘기도 들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진실이 이긴다고 했는데, 이겼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선 "이겼다 졌다가 아니고 저는 받은 사실이 없으니까 진실한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 전 총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검찰은 "앞서 조사한 홍 지사를 이 전 총리와 일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홍 지사에 대해선 구속영장 청구까지 검토되는 상황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에 대해선 '기록물 확보'조차 안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홍 지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신의 정리된 주장을 기자간담회 및 SNS 등을 통해 적극 알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홍 지사가 나름의 '반격 카드'를 쥐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당 원내대표와 당대표 등을 두루 거치며 누구보다 '친박'의 약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홍 지사는 이른바 '공천헌금' 발언으로 '무력시위'의 가능성을 열었다.

검찰이 다투고 있는 두 가지 혐의는 홍 지사의 1억원 수수 여부와 핵심 증인에 대한 회유 지시 의혹이다. 검찰은 성 회장이 한장섭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지시해 1억원을 만들었고, 이 돈이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거쳐 홍 지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장소와 방법도 구체적이다. 윤 전 부사장이 2011년 6월 자신의 아내가 운전하는 차로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해 홍 지사를 부른 뒤 1억원을 담은 쇼핑백을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 이완구·홍준표 일괄 기소 검토중
늪 빠진 대선자금 수사…출구전략 고심

하지만 홍 지사는 금품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을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돈을 건넸다는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홍 지사의 최측근이자 당시 1억원을 들고 나간 것으로 지목된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 지사가 핵심 증인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막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홍 지사에 대한 구속여부가 판가름 나지 않은 이유는 회유 의혹에 대한 법리검토가 끝나지 않아서이다. 특별수사팀의 보고를 받은 김진태 검찰총장은 더욱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홍 지사의 측근 엄모씨 등이 윤 전 부사장과 접촉해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의견이 정리됐다. 이미 검찰은 이들과 윤 전 부사장 간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한 상태다. 단 김 전 비서관 등이 홍 지사와 사전에 회유를 공모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홍 지사 역시 회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부사장과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진상을 알아보려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홍 지사 측근들이 같은 시기 조직적으로 움직인 점에 비춰 홍 지사의 묵인 내지는 방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 지시가 있었다면 검찰은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궁 빠진 수사
만만한 홍준표?

그런데 검찰은 홍 지사를 수사하면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공천헌금' 의혹이다. 윤 전 부사장은 앞선 소환조사에서 "성 회장이 2012년 총선 당시 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성 회장 또한 생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뭐 그때 공천 받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 조건 없이 그렇게 했다”라며 공천헌금의 존재를 언급했다.

법리상 대가성 여부는 공소사실을 가르는 근거다. 공천을 목적으로 돈을 받았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반대로 대가성 없는 돈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된다. 처벌 수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뇌물수수가 더 세다.

하지만 검찰의 걱정은 처벌수위가 아닌 홍 지사의 '입'에 있다. 홍 지사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현역) 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은 적 있다”라고 폭로했다. 잘못 건드렸다간 애써 잡은 불길이 다른 '집'으로 번질 태세였다.

공천헌금 파장
당혹스런 새누리

지난 11일 홍 지사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시절 총선을 앞두고 수억원대의 공천헌금이 오갔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홍 지사는 이날 "(내가)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일 때 등산복 차림의 영남 지역 의원이 공천을 하루 앞둔 일요일 새벽 우리 집으로 찾아와 '저건 돈이다'고 직감해 문을 안 열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 지사는 "(그 의원이 다음날) 월요일 (아침) 9시 국회 사무실에 찾아와 '5억원을 줄 테니 공천해 달라'고 해 내가 '왜 16대 때는 20억원을 준 걸로 아는데 17대 때는 5억원이냐'고 하니까 즉각 '20억원을 준다'고 했다"라며 "그날 오후 내가 공천심사위원회에 보고하고 (탈락하는 것으로) 공천을 바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홍 지사의 이 같은 작정 발언은 5억원도 받지 않은 내가 1억원 따위(?)를 받았겠냐는 뜻이다. 그렇지만 발언의 취지와 달리 홍 지사는 "1억원은 광역의원 공천하는 돈도 안 된다"라고 말해 또 다른 '불씨'를 남겼다. 오랜 당직 경험으로 홍 지사는 공천의 '시세'를 꿰뚫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공천헌금을 건넨 사람을 밝히진 않았지만 새누리당 안팎은 '철렁한 분위기였다'라고 전해진다.

다음날 당시 홍 지사와 공동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홍 지사의 말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김 전 지사는 홍 지사가 공천헌금 액수를 최소 5억원에서 최대 20억원으로 부른 데 대해 "그 이상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여당 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도 비교적 최근까지 '돈 공천'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시세는 비례대표 기준 20억원 정도일 것이라 부연했다. 헌금 일부를 당에 기탁하고 일부는 심사위원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홍 지사는 이 같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받아도 되는 돈이 있고 아닌 돈이 있다"라며 "영남 의원 얘기는 정치권에 파다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정치자금 비리를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이미 별건의 공천비리 내사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수사 착수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가 입을 열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씻기 위해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공천헌금 수십억 제의" 폭로
친박·태권도협 비리 만지작?


이미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 리스트에 이름이 있지만 직책 혹은 액수만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유정복 인천시장·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사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다. 성 회장은 인터뷰에서 홍 의원에게 2억원을 줬다고 증언했다. 메모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 또 성 회장의 금고지기인 한 전 부사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라고 진술했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캠프에서 조직 관리를 담당해 의혹이 더 짙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일괄기소한 후 향후 1~2주 내에 검찰이 홍 의원에 대한 액션에 들어가지 않으면 이달 말에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홍 의원을 공개 수사한다는 것은 박근혜정부 대선자금을 정면으로 건드리겠다는 것인데 집권 중반 청와대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상황에서 그게 가능하겠냐"라고 반문했다.

검찰 수사의 한계를 알고 있는 홍 지사는 이 같은 허점을 파고들 계획이다. 홍 지사는 윤 전 부사장의 '배달사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한 전직 지자체단체장이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선거 때 '성 회장이 큰 것 한 개(1억원)를 윤 전 부사장을 통해 도지사 캠프에 전달하려 했는데 배달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전해왔다"라며 "이 단체장도 검찰이 불러 조사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로서는 상황에 따라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라며 또 다른 '친박' 인사를 들먹일 수 있다.

회심의 카드
물귀신 작전?

홍 지사는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1억원이 아내의 비자금이었다"라는 해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공금횡령 가능성에도 "돈을 받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홍 지사의 주장대로 그가 '아내의 대여금고'를 몰랐다면 판례상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 처벌을 받더라도 과태료를 납부하는 수준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홍 지사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1억원 수수 의혹을 방어하고 있다. 도덕적인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사법처벌을 피하겠다는 속셈이다. 홍 지사의 성격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받지 않았다면 받지 않은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그가 회장을 역임한 대한태권도협회와 관련한 비리를 '회심의 카드'로 남겨 놓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공교롭게도 '친박'인 홍 의원은 대한태권도협회의 유관기관인 국기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홍 지사가 꺼낼 남은 승부수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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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