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작품 후에 뒤따르는 뒤늦은 고백(?)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윤은혜. 윤은혜가 원래 오디션을 봤던 배역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역이었다. 그러나 오디션 장에서 윤은혜의 진가를 알아본 PD가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윤은혜는 그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윤은혜는 출연한 드라마마다 성공을 거두며 최근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캐스팅계의 행운아는 또 있다.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 CF모델로 활동하던 다니엘 헤니는 프로필 사진 한 장으로 드라마에 캐스팅된 경우다. 그 해 여름 대한민국을 ‘다니엘헤니 열풍’으로 물들일 정도로 큰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초짜 신인으로 대작 <태왕사신기>의 수지니 역에 캐스팅된 이지아까지 모두 억세게 운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런 스타들의 군입대가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고소영·김희선·이나영 거절한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 스타덤
연정훈은 송승헌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남자주인공 한 자리에 캐스팅 됐다. 드라마 <슬픈 연가>는 시청률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연정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송승헌과 함께 2004년 11월 입대한 장혁은 원래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이 연기한 장생 역에 캐스팅됐었다. 장혁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제작이 무산될 위기까지 처했던 <왕의 남자>는 1천2백만 관객을 기록했고 감우성은 생애 처음으로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역시 2004년 11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한재석은 드라마 <해신>의 염장 역에 캐스팅된 상태였다. 염장 역은 송일국으로 바뀌었고 송일국은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우뚝 섰다.
인맥으로 캐스팅된 유형도 있다. 영화 <사랑>의 멋진 남자 주진모. 시나리오를 받은 장동건이 곽경택 감독에게 절친한 주진모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드라마 <하얀거탑>의 대쪽 같고 소신 있는 의사 최도영 역을 연기한 이선균. 원래 캐스팅은 하정우, 박해일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희도, 박광정 등 선배 배우들의 추천으로 이선균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누구의 힘도 아닌 내 스스로 캐스팅 기회를 잡은 유형도 있다. 그 대표적인 스타로는 한예슬. 원래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주인공은 섹시한 그녀 엄정화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에 욕심이 있었던 한예슬은 열정으로 연기했고 드라마는 대성공을 거뒀다. 또 다른 열정적인 스타 바로 김민희.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5번이나 찾아가 거절당했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결국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배역을 따냈다. 드라마 이후 김민희는 연기력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부쩍 성장했고 올해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명의 일본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는 고소영, 김희선, 이효리, 이나영, 수애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모두 거절한 역이었다.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김아중은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차선책으로 선택한 캐스팅이 대박을 쳐 많은 수입과 인기를 안겨준 스타들도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이영애이다. <대장금>으로 아시아 스타가 된 이영애를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서게 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는 당초 고현정에게 러브콜을 보냈었다. 2004년 말 캐스팅이 진행되며 연예계 복귀를 앞둔 고현정이 1순위로 꼽혔고 제작사와 고현정 측이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받기도 했다. 고현정은 당시 영화출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올드보이>로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나리오 검토 결과 고현정은 잔혹한 금자씨의 복수부분이 마음에 걸려 출연을 고사했다.
고현정 고사한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출연 세계적 배우로 우뚝
고현정의 고사로 역시 함께 캐스팅 1순위에 거론됐던 이영애의 캐스팅이 급속도로 진행됐고 박찬욱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성공시킨 이영애가 출연을 확정 <친절한 금자씨>를 전세계에 알렸다.
반대의 스타도 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풀 하우스>, <파리의 연인>까지 모두 놓친 스타. 바로 이정재. 소지섭, 비, 박신양에게는 누구보다도 은인이다. 또 안타깝게도 <대장금>, <허준>의 예진 아씨, <주몽>의 소서노까지 모두 거절한 스타가 있다. 바로 송윤아. 송윤아가 거절한 작품들은 모두 국민드라마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캐스팅에 이 사람을 빼 놓을 수 없다. 소신 있는 선택이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영화들은 모두 놓친 배우 차인표. 그가 거절한 영화와 선택한 영화를 살펴보자면 1996년 6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석규를 흥행보증수표로 만든 영화 <접속>. <접속>을 거절하고 차인표가 선택한 영화는 <알바트로스>. 흥행에는 참패했다. 2백43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쉬리>도 거절했던 차인표. 그가 <쉬리> 대신 선택한 영화는 바로 <짱>이었다. 양동근, 송윤아와 함께 출연했다. 2000년 차인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시나리오가 왔다. 그것은 바로 소심한 샐러리맨이 레슬러가 되는 영화 <반칙왕>. 또 2백5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도 왔다. 이 2편의 영화에는 송강호가 캐스팅되어 높은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모두 거절하고 차인표가 선택한 영화는 <닥터K>. 이듬해 2001년 차인표에게는 많은 영화들이 들어 왔다. 조폭 계두식이 학교에 간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 정준호가 대신 캐스팅되어 짭짤한 흥행을 맛봤다.
“우리는 친구아이가” 조폭 영화의 신화를 세운 곽경택 감독의 <친구>. 아쉽게도 이 영화도 거절했다. 여자 조폭이라는 소재의 <조폭마누라>. 이 영화 역시 차인표가 정중하게 거절했다. 코미디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까지 수많은 조폭 영화들이 차인표에게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대신 그가 선택한 영화는 영화 <장미빛 인생>의 시나리오작가로 유명한 육상효 감독이 만든 영화 <아이언팜>이었다. 아쉽게도 흥행은 참패했다. 2006년 차인표는 또 한 번 고민하게 된다. 봉준호라는 실력 있는 감독의 영화 <괴물>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한강에 괴물이 산다는 블록버스터 영화 <괴물>. 이 영화를 거절하고 그가 택한 작품은 <한반도>. 한반도도 3백30만명이라는 흥행기록을 세웠지만 1천만명이 넘었던 괴물에 비하면 약소한 기록이었다. 2008년 최근 영화 <크로싱>은 배우 차인표만의 작품선택 기준을 알 수 있다. 배우 차인표보다는 인간 차인표로써 선택이 더 중요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감독 영화에 이 배우 꼭 나온다. 영화계 사단이야기이다.
영화계에 유명한 장진 사단
정재영·신하균·류덕환·차승원
특히 영화계에 유명한 사단으로는 장진 사단이 대표적이다. 배우 정규수, 정재영, 신하균, 류덕환 등이 장진 사단에 속한다. 최근에는 차승원까지 합세했다. 이들은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까. 이런 패밀리 사단들은 좋은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순간의 선택이 배우의 운명을 좌우하는 연예계.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