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웃고 울린 ‘캐스팅 비화’

드라마 제작자와 연출자에게 주연 배우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밑그림이다. 캐스팅은 제작비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기본적인 홍보에도 큰 몫을 담당하기에 작품의 성패를 1차적으로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그렇기에 제작자와 연출자는 캐스팅에 ‘목숨을 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성을 쏟는다. 그러나 캐스팅의 시작과 끝은 항상 다르다. 처음에 의도했던 캐스팅이 이뤄진 사례는 ‘열에 하나’가 될까 말까다. 엇갈린 캐스팅의 결과 역시 천양지차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다양한 후일담을 남기기도 한다. 작품이 방영된 이후 뒤바뀐 캐스팅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들이 남긴 후일담은 방송사에 적지 않은 파란을 남기기도 해 되짚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연예계의 부지기수인 캐스팅 비화를 유형별로 살펴보자.

‘대박’ 작품 후에 뒤따르는 뒤늦은 고백(?)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윤은혜. 윤은혜가 원래 오디션을 봤던  배역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역이었다. 그러나 오디션 장에서 윤은혜의 진가를 알아본 PD가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윤은혜는 그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윤은혜는 출연한 드라마마다 성공을 거두며 최근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캐스팅계의 행운아는 또 있다.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 CF모델로 활동하던 다니엘 헤니는 프로필 사진 한 장으로 드라마에 캐스팅된 경우다. 그 해 여름 대한민국을 ‘다니엘헤니 열풍’으로 물들일 정도로 큰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초짜 신인으로 대작 <태왕사신기>의 수지니 역에 캐스팅된 이지아까지 모두 억세게 운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런 스타들의 군입대가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고소영·김희선·이나영 거절한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 스타덤

연정훈은 송승헌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남자주인공 한 자리에 캐스팅 됐다. 드라마 <슬픈 연가>는 시청률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연정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송승헌과 함께 2004년 11월 입대한 장혁은 원래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이 연기한 장생 역에 캐스팅됐었다. 장혁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제작이 무산될 위기까지 처했던 <왕의 남자>는 1천2백만 관객을 기록했고 감우성은 생애 처음으로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역시 2004년 11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한재석은 드라마 <해신>의 염장 역에 캐스팅된 상태였다. 염장 역은 송일국으로 바뀌었고 송일국은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우뚝 섰다.
인맥으로 캐스팅된 유형도 있다. 영화 <사랑>의 멋진 남자 주진모. 시나리오를 받은 장동건이 곽경택 감독에게 절친한 주진모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드라마 <하얀거탑>의 대쪽 같고 소신 있는 의사 최도영 역을 연기한 이선균. 원래 캐스팅은 하정우, 박해일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희도, 박광정 등 선배 배우들의 추천으로 이선균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누구의 힘도 아닌 내 스스로 캐스팅 기회를 잡은 유형도 있다. 그 대표적인 스타로는 한예슬. 원래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주인공은 섹시한 그녀 엄정화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에 욕심이 있었던 한예슬은 열정으로 연기했고 드라마는 대성공을 거뒀다. 또 다른 열정적인 스타 바로 김민희.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5번이나 찾아가 거절당했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결국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배역을 따냈다. 드라마 이후 김민희는 연기력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부쩍 성장했고 올해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명의 일본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는 고소영, 김희선, 이효리, 이나영, 수애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모두 거절한 역이었다.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김아중은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차선책으로 선택한 캐스팅이 대박을 쳐 많은 수입과 인기를 안겨준 스타들도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이영애이다. <대장금>으로 아시아 스타가 된 이영애를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서게 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는 당초 고현정에게 러브콜을 보냈었다. 2004년 말 캐스팅이 진행되며 연예계 복귀를 앞둔 고현정이 1순위로 꼽혔고 제작사와 고현정 측이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받기도 했다. 고현정은 당시 영화출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올드보이>로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나리오 검토 결과 고현정은 잔혹한 금자씨의 복수부분이 마음에 걸려 출연을 고사했다.

고현정 고사한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출연 세계적 배우로 우뚝
 
한 영화계 관계자는 “고현정이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한다는 말이 확정적이라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고현정이 잔혹한 복수장면에 부담을 느껴 큰 아쉬움을 보이며 출연을 사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고현정의 고사로 역시 함께 캐스팅 1순위에 거론됐던 이영애의 캐스팅이 급속도로 진행됐고 박찬욱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성공시킨 이영애가 출연을 확정 <친절한 금자씨>를 전세계에 알렸다.
반대의 스타도 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풀 하우스>, <파리의 연인>까지 모두 놓친 스타. 바로 이정재. 소지섭, 비, 박신양에게는 누구보다도 은인이다. 또 안타깝게도 <대장금>, <허준>의 예진 아씨, <주몽>의 소서노까지 모두 거절한 스타가 있다. 바로 송윤아. 송윤아가 거절한 작품들은 모두 국민드라마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캐스팅에 이 사람을 빼 놓을 수 없다. 소신 있는 선택이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영화들은 모두 놓친 배우 차인표. 그가 거절한 영화와 선택한 영화를 살펴보자면 1996년 6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석규를 흥행보증수표로 만든 영화 <접속>. <접속>을 거절하고 차인표가 선택한 영화는 <알바트로스>. 흥행에는 참패했다. 2백43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쉬리>도 거절했던 차인표. 그가 <쉬리> 대신 선택한 영화는 바로 <짱>이었다. 양동근, 송윤아와 함께 출연했다. 2000년 차인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시나리오가 왔다. 그것은 바로 소심한 샐러리맨이 레슬러가 되는 영화 <반칙왕>. 또 2백5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도 왔다. 이 2편의 영화에는 송강호가 캐스팅되어 높은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모두 거절하고 차인표가 선택한 영화는 <닥터K>. 이듬해 2001년 차인표에게는 많은 영화들이 들어 왔다. 조폭 계두식이 학교에 간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 정준호가 대신 캐스팅되어 짭짤한 흥행을 맛봤다.
“우리는 친구아이가” 조폭 영화의 신화를 세운 곽경택 감독의 <친구>. 아쉽게도 이 영화도 거절했다. 여자 조폭이라는 소재의 <조폭마누라>. 이 영화 역시 차인표가 정중하게 거절했다. 코미디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까지 수많은 조폭 영화들이 차인표에게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대신 그가 선택한 영화는 영화 <장미빛 인생>의 시나리오작가로 유명한 육상효 감독이 만든 영화 <아이언팜>이었다. 아쉽게도 흥행은 참패했다. 2006년 차인표는 또 한 번 고민하게 된다. 봉준호라는 실력 있는 감독의 영화 <괴물>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한강에 괴물이 산다는 블록버스터 영화 <괴물>. 이 영화를 거절하고 그가 택한 작품은 <한반도>. 한반도도 3백30만명이라는 흥행기록을 세웠지만 1천만명이 넘었던 괴물에 비하면 약소한 기록이었다. 2008년 최근 영화 <크로싱>은 배우 차인표만의 작품선택 기준을 알 수 있다. 배우 차인표보다는 인간 차인표로써 선택이 더 중요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감독 영화에 이 배우 꼭 나온다. 영화계 사단이야기이다.

영화계에 유명한 장진 사단
정재영·신하균·류덕환·차승원

특히 영화계에 유명한 사단으로는 장진 사단이 대표적이다. 배우 정규수, 정재영, 신하균, 류덕환 등이 장진 사단에 속한다. 최근에는 차승원까지 합세했다. 이들은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까. 이런 패밀리 사단들은 좋은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순간의 선택이 배우의 운명을 좌우하는 연예계.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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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