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①'땅바닥 지지율' 박근혜 위기탈출 액션플랜

민심 못 잡으면…벼랑 끝 갈림길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올 초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결정타가 돼 콘크리트 지지율마저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런 박 대통령에게 다가오는 설 명절은 지지율을 반등시킬 절호의 기회다. 박 대통령이 설 민심을 잡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국면전환 액션플랜은 무엇일까.

설 명절 형성되는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 기간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정치권은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설 민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여야 막론하고
민심잡기 올인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번 설 명절 민심은 무척 중요하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지지도가 큰 폭으로 추락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의 역점 추진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집권 3년차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까지 추락했다. 어떤 악재에 휘말려도 최소한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해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리던 박 대통령이었지만 올 초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으로 콘크리트 지지율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고작 29%에 불과했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박 대통령이 설 명절을 기점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한다면 국정동력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날개 없는 지지율 추락 막을까
여 이어 야 지도부와 만남 추진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설 민심을 잡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국면전환 액션플랜은 무엇일까? 우선 박 대통령은 국면전환을 위해 소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소통 미흡’(17%)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현재 논란이 되는 ‘세제개편안·증세’는 1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0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신임 유승민 원내대표·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불러 첫 회동을 하고 당정청 정책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새누리당 내부에서 당정청 소통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당정청 공식 협의체가 신설되는 것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설 연휴를 전후해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지난 2·8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한 만큼 회동을 추진할 명분도 충분하다.

열고 소통해야
지지율 오른다

새정치연합 신임 문재인 대표는 취임 첫날부터 “박근혜정부와 전쟁을 하겠다”며 날을 세웠지만 박 대통령은 다음 날 문 대표에게 축하 난을 보내고 국회와 정부가 힘을 모으자며 연이어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두고 TV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식으로 소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추석연휴에 한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시낭송과 합창 등을 했다.

당시 방송에서 보여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은 광우병 쇠고기 촛불파동 이후 크게 훼손된 이미지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봉사활동 역시 좋은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봉사활동은 큰 파급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미지 제고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기간 추석연휴에도 유일한 공식 일정으로 양로원 방문을 택한 바 있다.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세제개편안·증세’ 논란을 잠재울 대책도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연말정산과 관련 ‘세금 폭탄’ ‘서민 증세’ 논란이 벌어지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며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지자 바닥 민심은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두고 이런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만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 ‘경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은 특히 경제 상황에 민감하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폭락한 것은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자영업자들의 실망감이 표출됐기 때문인데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박 대통령은 대대적인 경제 활성화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통과된 부동산 3법으로 최근 부동산 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확대를 위한 서비스 관련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구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은 모두 12개인데 청와대는 이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대국회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로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세수가 늘어나서 평소 강조해온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외에도 설 연휴 기간 장바구니 물가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민들이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한 만큼 자칫 물가 상승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설 성수품 평균가격 같은 수치만 보고 물가가 안정됐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하도급 대금이나 임금체불 문제도 원청업체만 점검하지 말고 1, 2차 하청업체에 대금이 제대로 지급되는지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안전한 명절이 될 수 있도록 교통과 방범, 방역 대책 등에 만전을 기하고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도 철저하게 챙기라고 당부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도 지지율 반등을 위한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추락하자 이미 이완구 국무총리 인선 등 깜짝 쇄신카드를 사용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인적 쇄신
이번엔 성공?

하지만 그렇다고 인적쇄신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설 연휴를 전후로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보좌진들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의 후임으로는 이미 황교안 법무부장관, 홍사덕 민화협 의장, 권영세 주중대사, 현경대 민평통 부의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성호 전 국정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실적과 내부 평판이 좋지 않은 각료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해 국정운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위해 올해 가장 역점을 둘 사업은 남북 관계 개선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장직을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오는 5월 러시아의 70주년 전승기념일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행사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남북 정상이 자연스럽게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서 김정은 정상회담?
이명박 공격으로 반등시도?

이미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해당 기념식 참석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려 박 대통령이 러시아가 개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라 청와대는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그간 남북 경협의 걸림돌이 돼 왔던 5·24 조치 해제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에서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박 대통령은 남북 경협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남북 긴장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반대로 박 대통령이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이념 논쟁을 오히려 부추겨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위기 국면에 처할 때마다 종북 논란 등을 일으켜 수세에서 벗어나왔다. 이에 발맞춰 검찰은 이미 새해 직제 및 조직 개편을 통해 공안 수사 강화 의지를 연일 드러내고 있다. 대공 사건을 전담하는 검사 직책이 신설되며 의정부지검에는 공안부가 신설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사자방으로 불리는 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사자방은 이명박정부 시절 추진된 중점 정책들로 이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는 국면전환과 함께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친이계(친이명박계)에 대한 견제 카드가 될 수 있다. 또 동시에 최근 당내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친박계(친박근혜계)에 대해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친박계 지원?
부모 묘역 찾나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의 묘역을 찾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명절 연휴 돌아가신 부모님의 묘역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특별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사다. 공식적인 묘역 방문은 보수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진보진영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일종의 박정희 우상화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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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