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천기누설> 요즘 핫한 정재계 8인 신년운

온통 먹구름…한줄기 희망은?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2014년의 마지막이 어수선하다. 여야는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놓고 날을 세우고 있고, 청와대에는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기업인 사면·복권에 '먹구름'이 꼈고 반재벌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2015년 국운은 '병세운'이다. 각종 이슈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정재계 핵심인물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 백 원장에게 구해봤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연초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민들 60%는 김 실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비선 실세 개입 문건 작성·유출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
 

김기춘 "용퇴 택해야"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운을 띄운 뒤 "(김 실장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오해와 감정을 벗게 되고, 험했던 의상을 벗어던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김 실장이 비서실장 직위에서 물러나게 될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기춘 실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내년 1월9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에 김 실장을 불러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끝까지 붙잡더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김 실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만큼 당분간 현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백 원장은 "다만 금의환향을 위해서는 너그러운 자태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장을 풀고 스스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용퇴를 시사했다.
 


김무성 "탄탄대로"

"신성대기(新成大起). 새로운 운과 기운으로 행운의 혜택이 많다." 백 원장이 밝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2015년 운세다.

김 최고위원은 연신 대권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권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양새다. 국감 기간 중 '대통령급 수행단'을 꾸려 중국에 방문했고 지난 17일 저녁에 열린 김 최고위원의 송년회에는 7·14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10월에는 김 최고위원의 부인 최양옥 여사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인 90여명과 대규모 만담을 갖는 등 내조정치도 시작됐다.

백 원장은 "극한 위기를 모면하고 화를 복으로 만들 수 있는 전화위복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건강운이 저조하니 금주 또는 양을 줄이고, 특히 화(火)운에 약함으로 혈압과 당뇨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소문난 '애주가'다. 한 번에 3병 이상은 기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의 주량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술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뒷풀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이 한 여성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다른 의도가 있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은 금주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술을 끊고 새누리당원들에게는 "정치권이 과도한 음주문화 때문에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낮술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문재인 "당장 좋지만…"


김 최고위원의 적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2015년 운세는 그리 밝지 않다. 문 의원은 내년 2월에 있을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권을 노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문 의원의 당권 도전은 사실상 정치 생명이 걸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패할 경우에는 문 의원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되고 차기 대권도전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해 예상
반정부정서·반재벌정서 확산 가능성

백 원장은 "전진현달(前進顯達의)의 운세로서 주도권을 잡게 되고 경쟁에서 이기는 수장의 형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내에서 인지도나 지지율, 구도 등에서 문 의원과 대등하게 경쟁할 만한 후보는 사실상 없다. 문 의원을 포함한 '빅3' 중 박지원·정세균 의원은 다른 세력과의 연계가 뒷받침되어야만 문 의원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백 원장은 "다만 계명구도(鷄鳴狗盜)의 해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말과 행동이 비굴하고 양심을 속이는 사람으로 보이게 되어 허탈하고 허무한 1년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실속이 없고 허울만 좋은 외세의 운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현아 "절대 자숙해야"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재계 인사들의 내년 운세는 어떨까. 가장 궁금한 인물은 '땅콩 회항'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정재계 인사를 통틀어 가장 끔찍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대한항공 항공기 일등석에 앉아 있던 자신에게 기내식 서비스로 땅콩을 봉지째 내온 승무원에게 화가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하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초기 미온적 대처와 부적절한 사과로 논란은 커지기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및 계열사의 모든 공식 직책에서 사퇴했다. 아직 넘어야 할 시련도 산더미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와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의 조사도 예정돼 있다. 4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백 원장은 "조 전 부사장의 올해 운세는 '누란지위(累卵之危)'형"이라고 설명했다. 즉, 알을 포개서 쌓아 둔 형태와 같으니 매우 위태롭다는 얘기다. 백 원장은 "무엇보다 운이 저조하니 개별 행동을 주의하고 몸과 마음을 낮추고 앞으로 남은 인생 설계를 백지에서 다시 짜야한다"며 "2년 후에는 운이 회복되어 복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원 "광명이 보인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반재벌정서가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은 SK와 CJ다. 최근 들어 황교안 법무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기업인 선처' 발언으로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조속한 석방과 관대한 판결을 기대했다.

백 원장이 보는 두 사람의 운영은 엇갈린다. 백 원장에 따르면 최 회장의 2015년 운세는 '권토중래(捲土重來)' 형으로 그동안 실패했거나 갇혀있던 모습에 행운이 돌아와 광명을 주고 다시 부활한다는 뜻이다. 석방에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것.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6월을 확정 받아 복역 중이다. 최 회장이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서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고 재벌 총수로서 최장수 복역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성탄절 특사 또는 가석방에 희망을 걸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월말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는 SK그룹의 위기 이유를 최고경영자의 장기부재에 따른 기업가치 창출 미흡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백 원장은 "구원의 해로서 평생 잊지 못할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후반은 '만개지운(萬開之運)'으로서 평소에 감추어 두었던 모든 일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뜻을 이뤄내는 감동의 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재현 "행운이 온다"

반면 백 원장이 밝힌 이 회장의 운세는 '변고상신(變苦傷身)'으로 운은 고통스럽고 몸은 병든다는 뜻이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부인으로부터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대부분 수감생활을 병원에서 보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CJ는 황 장관 등의 사면가능성 시사 발언에 관대한 판결을 바래왔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겨우 현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하늘의 선택' 받은 자 누구일까
일생일대 난관 어떻게 극복할까

백 원장은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다. 백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발버둥 치기보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방책"이라며 "상반기만 잘 넘기면 7월 이후부터는 광명과 서광이 있으니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기적 같은 신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막을 자 없다"

지난 5월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을 총괄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재정비하고 계열사 간 사업조정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이재용 시대'가 열릴 것으로 관측했다. 백 원장은 "그동안의 운이 완전히 뒤바뀌는 운으로 마음의 정리정돈과 묵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취함에 서광이 비치는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했다.

백 원장은 이어 "다양한 조직개편 보다는 부분적 개편으로 하되 일의 범위는 늘리고 '물경지우(物頸之友)'즉,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소중한 우군의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백 원장은 "운은 생산적이지만 지탱해 줄 수 있는 뿌리가 약하니 우군이 필요하고 긍지를 강하게 갖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향후 백년의 그림을 그려야 하는 중대한 해"라고 주문했다.
 

서경배 "더 좋아진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세계 20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세는 2015년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22일(종가 기준)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250만원을 기록하더니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의 상장주식 가치는 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평가액(2조716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백 원장은 "괄목상대(刮目相對)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운이 밖으로 힘차게 뻗어 있는 모양이니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서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중 글로벌 사업 비중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으니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추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할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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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