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한옥 ①전남 구례 쌍산재

지리산과 섬진강에 기댄 명당서 쉬다

지리산에 기대어 섬진강을 바라보는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일대는 풍수지리의 대가로 꼽히는 도선국사가 머물며 그 이치를 깨달았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사도리 상사마을에 자리한 쌍산재는 약 1만6500㎡가 넘는 집터에 살림채 여러 동, 별채와 서당채 등 부속건물, 대숲, 잔디밭까지 있는 가옥이다.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호젓하고 편안한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주인장의 고조부가 지은 서당인 쌍산재가 그대로 남아 있고,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당몰샘이 집 앞을 지킨다. 사도리와 이어지는 토지면 오미리는 천하명당 ‘금환락지’로 알려진 마을이며, 1776년 지어진 고택 운조루와 1929년에 지어진 곡전재가 있다. 따뜻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온천랜드도 일정에 넣어보자.

고조부가 지은 서당 ‘쌍산재’ 그대로
토지면 오미리 천하명당 ‘금환락지’

땅의 기운이 사람을 살리는 것일까, 사람의 손길이 땅의 힘을 키우는 것일까? 지리산에 기대어 섬진강을 바라보며 자리한 구례군 마산면과 토지면 일대를 돌아보면 땅의 기운과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다루는 풍수지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풍수지리의 대가로 꼽히는 신라 말기의 승려 도선국사가 이곳에 머물며 그 이치를 깨달았다니, 폐부로 들어오는 공기의 맛 또한 예사롭지 않다.

도선국사가 머무른 사도리, 그중에서 윗마을에 속하는 상사마을 초입에 있는 쌍산재에서 하룻밤 묵는다. 해주 오씨인 주인장의 6대조 할아버지가 처음 터를 잡은 뒤, 고조부가 집 안에 서당인 쌍산재를 지어 오늘에 이르는 한옥이다. 여러 차례 보수와 증축을 거친 탓에 고택의 자취는 미미하지만, 약 1만6500㎡가 넘는 집터에 살림채 여러 동, 별채와 서당채 등 부속건물, 대숲, 잔디밭까지 자리한 가옥이다.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호젓하고 편안한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개별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갖춰져 불편함도 없다.

폐부로 들어오는
공기의 맛

쌍산재로 들어서기 전에 눈길을 끄는 것은 당몰샘이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샘으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그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전국 1위 장수마을인 원인이 이 물에 있다 하여 지금도 인근에서 수시로 물을 길러 온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영험한 샘 덕분에 쌍산재의 대문은 왼편 모퉁이로 물러나 있다.
당몰샘 물맛을 보고 쌍산재의 아담한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 보고, 오른쪽에 무심한 듯 비켜 앉은 건너채가 있다. 갓 쓴 선비 대신 푸성귀 다듬는 할머니가 앉아 계실 듯 정겨운 구조다. 목에 힘이 들어간 양반 가옥이 아니라 소박한 여염집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이유가 특별하다.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책을 가까이하며 검소하게 살고자 한 선대의 가풍 때문이라는게 주인의 설명이다.


대문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것은 울창한 대숲 사이로 난 돌길이다. 한 발 한 발 돌을 디디며 처마가 멋들어진 별채와 아담한 정자인 호서정을 차례로 만난다. 최근에 새로 지었지만 대숲의 바람 소리와 어우러져 운치 있다.
대숲이 끝나면 아래쪽과는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쌍산재의 보석과 같은 공간이 자리한 이곳에서는 두 번 감탄사를 터뜨리게 된다. 대숲이 끝나고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면 첫 번째 감탄사가 나온다. 대숲의 깊은 그늘을 빠져나와 만나는 빛의 세상으로, 하늘과 잔디밭, 동백나무에 둘러싸인 서당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 번째 감탄사는 쌍산재 쪽문을 열어젖히는 순간에 터져 나온다. 쪽문 안으로 쌍산재와 나란히 자리한 저수지가 와락 안겨든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겨울 아침에 조용히 쪽문을 열고 나가 저수지를 산책하는 것은 쌍산재에 머물며 만나는 즐거움 중 하나다.
너른 옛집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서당채는 집안의 자제들이 모여 글을 배우던 곳으로, 이 집의 주인도 서당채에서 천자문을 떼고 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글 읽는 소리 들으며 자란 동백나무, 치자나무, 산수유나무가 호위하는 공간이다.

툇마루에 앉아 나무 사이로 내려앉는 햇살을 즐기는 겨울이 따사롭다.집안 아녀자들이 푸성귀를 심어 가꾸던 텃밭은 잔디밭으로 바뀌어 부모 따라 여행 온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고, 돗자리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는 공간이 되었다. 겨울 한옥 체험의 즐거움 중 하나는 따끈한 아랫목을 즐기는 것이다. 쌍산재의 모든 숙소는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보통은 보일러를 가동하지만, 손님들이 원할 경우 직접 아궁이에 불을 땔 수 있도록 준비해준다. 나뭇가지로 불을 피우고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자.
쌍산재에 머물며 지리산 둘레길과 이어진 상사마을을 산책하는 시간도 특별하다. 구불구불한 마을길을 걷고,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 ‘단새미’에서 차 한잔과 빵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 마을 앞으로 펼쳐진 들녘을 바라보며 걷는 산책길은 지리산과 섬진강의 맑은 기운이 전해진다.

지리산 온천랜드서
따뜻한 온천욕

마산면과 이어진 토지면 오미리에는 1776년에 지어진 운조루(중요민속자료 8호)가 있다. 조선 후기 양반가옥의 모습을 보여주는 고택으로, 당시 삼수부사 유이주가 지은 것이다. 안채와 사랑채, 긴 행랑채, 섬진강 건너편 오봉산과 삼태봉의 화기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 전해지는 연지를 볼 수 있다. 가난한 이들이 쌀을 퍼 가도록 ‘타인능해(他人能解)’라 새겨놓은 나무 뒤주도 남아 있다. 10인 이상 단체는 하루 전까지 구례군청 문화관광과로 예약하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운조루 인근에 자리한 곡전재(구례군 향토문화유산 2003-9호)는 높고 긴 돌담이 독특한 고택이다. 1929년 승주에 사는 부호 박승림이 지은 것을 이교신이 인수해 현재는 성주 이씨 24대손이 거주하며 관리한다. 5채 51칸 규모로 관람 안내 표시를 따라가며 둘러볼 수 있고, 한옥 체험도 가능하다.
섬진강 변에 자리한 섬진강 어류생태관은 다양한 민물 어류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둘러볼 만하다. 구례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지리산 온천랜드에서 따뜻한 온천욕을 즐겨도 좋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문화유적탐방 코스 : 쌍산재→운조루→곡전재→화엄사→천은사
생태 코스 : 지리산 둘레길 걷기(운조루, 곡전재, 쌍산재 포함된 오미-방광 구간)→섬진강 어류생태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쌍계사→최참판댁→운조루→곡전재→쌍산재(숙박)
둘째 날 : 쌍산재→화엄사→천은사→지리산 온천랜드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쌍산재  www.ssangsanje.com
· 운조루  www.unjoru.net
· 곡전재  www.gokjeonjae.com
· 섬진강 어류생태관  www.sjfish.or.kr
· 지리산 둘레길   http://jirisantrail.kr

문의 전화
· 쌍산재   010-3635-7115, 061-782-5179
· 운조루  010-9177-7705, 061-781-2644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6
· 곡전재  010-5625-8444
· 섬진강 어류생태관   061-781-3665
· 지리산 둘레길 구례센터  061-781-085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구례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30~22:00)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 구례-문수 농어촌 버스 승차, 상사 정류장 하차.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 쌍산재까지 약 4.4km, 택시 약 5700원.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02-521-8550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구례공영버스터미널 061-780-2731
기차> 용산역-구례구역 : KTX 하루 2회(05:20, 13:50), 새마을호 하루 2회(08:35, 18:15), 무궁화호 하루 9회(06:30~22:45) 운행, 3시간~4시간 30분 소요. 구례구역에서 쌍산재까지 약 9.7km, 택시 약 1만 원.
구례구역-구례 : 구룡 농어촌버스 승차, 구례공영버스터미널정류장 하차, 구례-문수 : 농어촌 버스로 환승, 상사 정류장 하차.
* 문의 :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순천완주고속도로 구례화엄사 IC→톨게이트 빠져나와 용방교차로에서 구례·지리산국립공원 방면 우측 방향→산업로 따라 약 7.8km 이동→하동·화엄사·마산·토지 방면 우측 방향→구례로 따라 약 600m 이동, 냉천삼거리에서 화엄사·천은사 방면 좌회전→화엄사로 따라 약 1.41km 이동, 당몰샘로 방향 우회전→약 1.16km 이동, 상사리 입구 도착, 마을 초입에 쌍산재.

숙박 정보
· 지리산1박2일펜션 : 토지면 섬진강대로, 010-3450-6696, 061-782-6596, http://jiriilbak.com (굿스테이)
· 섬진강은빛물결펜션 지리피아 : 토지면 섬진강대로, 010-3561-7469, www.jiripia.com (굿스테이)
· 쌍산재 : 마산면 장수길, 010-3635-7115, www.ssangsanje.com
· 한화리조트 지리산 : 마산면 화엄사로, 061-782-2171, www.hanwharesort.co.kr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5225(오미마을회관), www.omiri.net
· 전망좋은집 : 토지면 섬진강대로, 010-6354-3049, www.goodview.co.kr

식당 정보
· 섬진강 : 다슬기수제비, 토지면 섬진강대로, 061-781-9393
· 지리산회관 : 메기탕, 구례읍 섬진강로, 061-782-3124
· 산아래첫집 : 산채비빔밥, 토지면 직전길, 061-782-7460, www.namdominbak.go.kr/minbak/sanarae
· 송죽원 : 대통밥·돌솥밥, 마산면 화엄사로, 061-782-4015

주변 볼거리
사성암, 화엄사, 천은사, 최참판댁, 쌍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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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