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부활 위한 친노세력 전진기지(?)
대선과 총선을 통해 사실상 궤멸된 친노 그룹들이 최근 꿈틀거리고 있다.
현실 정치개입으로 오해를 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이해찬-유시민-안희정 등 친노 핵심들 또한 개별적 행보에 점차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지난 9일 오후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여의도 대산빌딩 605호에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를 개소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최고위원, 문희상 국회부의장, 백원우 의원,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병석 정책위의장, 유기홍 의원, 이화영 전 의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3백여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개소식에는 이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와 기획위원장을 맡은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한 관계자는 “아직 개소식만 열었지 출범식을 가진 상태가 아니어서 모든 구성원들 세팅이 안됐다. 연구소에 핵심 상근 인원은 4명이다”면서 “한명숙 전 총리를 이사장으로 모시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측에서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 내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한 전 총리는 동덕여대 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태라서 이사장을 맡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당 밖에서 각계 전문가 및 시민사회진영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안팎의 진보개혁진영 외연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뜻이다.
연구소는 ▲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평가 ▲ 재집권 전략 마련 ▲ 시민사회와 네트워크 구축 등 4가지 운영방침을 바탕으로 한 연구소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깊숙이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연구소는 정치 현안과 관련한 자체 브리핑 제도까지 마련된 상태다.
안 최고위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감세와 작은 정부, 민영화, 규제완화라는 성장담론은 21세기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수 없다”며 정부여당의 정책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보개혁진영에 대해서도 “반독재 민주화 투쟁시절에 들었던 낡은 민주주의 깃발로는 우리에게 대안세력으로서 지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저항과 투쟁이라는 깃발 대신 인권과 평화,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새로운 민주주의 깃발을 들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 또 다른 집권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뼈아픈 지적을 했다.
안 최고위원은 특히,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가장 훌륭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통합, 번영, 질서라는 이름으로 대체될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 보이겠다”면서 “앞으로의 민주주의는 한 국가 사회를 가장 효율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더 좋은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라고 연구소의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 전반에 걸쳐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에 대해 친노진영 재결집을 위한 구심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안희정, 민주당 안팎으로 다양한 활로 모색 중
진보개혁진영 위한 연구공간 만들어 활동 시작
안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동북아 문제와 사회협약 등 명확한 연구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의 ‘광장’과 다르고, 아카데미 성격이 짙게 추진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봉하재단’ 내 연구소와도 또 다른 성격이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진보개혁진영이 선진정치에 대해 연구하고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당내 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에 공간을 마련할까도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연구소를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웹 2.0’, ‘민주주의 2.0’을 강조해온 안 최고위원이 마련한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가 어떤 성격을 갖게 될지, 또 진보개혁진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