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바른’이 최초 결성된 것은 지난 1998년. 전관·법관 출신 등의 굵직한 인맥들의 참여로 문을 열면서 주목 받았다. 이들의 영입만으로도 ‘바른’은 엄청난 발전을 했다. 무려 10년 만에 변호사 수가 80여명으로 늘어났고, 국내 변호사 숫자 기준 8위 규모의 대형 로펌으로 급성장해 왔던 것.
정부-바른 끈끈한 관계
‘바른’을 이끌어 가는 선두에는 강훈 변호사, 최종영 전 대법원장, 명로승 전 법무부 차관 등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김동건, 홍지욱 변호사 뿐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헌 사무총장도 이곳 소속이다. 이들의 면면에서도 읽을 수 있듯이 ‘바른’은 사회 다방면에 걸쳐 발을 뻗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친위대(?)’로 불리고 있을 정도다. 보수 성향의 변호사들이 대거 몸을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바른’은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이 청와대 입성 전까지 공동대표로 있었다. 강훈 변호사도 지난 6월까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활약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현 대표변호사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동건 변호사이며, ‘바른’에 잠시 몸을 담았던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이명박 정부와 코드가 잘 맞는 것으로 알려진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도 이곳에 포진되어 있다.
이 때문에 ‘바른’은 이명박 정부와 인연이 깊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청와대, 정치권, 시민사회에 관련된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일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까지 ‘바른’이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이 대통령, 정부, 측근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소송에 전력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도곡동 땅 및 다스를 둘러싼 차명 의혹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변화를 맡은 인사가 바로 ‘바른’ 소속의 김용철 변호사다.
또 쇠고기 뒷다리에 걸려 한 동안 위기에 빠졌던 이명박 정부를 구하는 데에도 이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바른’이 변호인 역할을 수행했던 것.
아울러 광화문 촛불집회를 진압하기 위해 광화문 일대 상인들의 소송에도 이들이 가담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바른’과 정부 간에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정부의 소송을 ‘바른’이 싹쓸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른’의 한 관계자는 “보수파적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정권과 인연이나 친분이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지 변호사들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제2의 권력심장부(?)
‘바른’ 측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부와 로펌간의 밀월이 너무 지나치다는 게 주된 불만의 골자다.
이를 의식했던 것일까. ‘바른’에서는 홍지욱 변호사를 선임해, 영부인의 사촌 언니 김옥희 공천 로비사건의 핵심인물인 김종원 이사장의 변론을 맡으려 했으나 이 사건을 처음 인지한 청와대 민정팀이 같은 ‘바른’ 소속이라는 점에서 검찰 기소 전에 사임했다. 법무법인이 같은 ‘바른’이 변론을 맡을 경우 큰 부담감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와 ‘바른’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위대’로 불리고 있는 만큼 변호사 안팎에서는 이들의 입지가 갈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 속에서 이 대통령의 ‘친위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바른’이야말로 ‘제2의 권력심장부’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