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가볼 만한 캠핑장 ④경남 고성·거제 오토캠핑장

서정적 분위기 흐르는 가을날의 ‘외박’

고성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은 캠핑과 공룡테마파크 관람을 함께 즐기는 곳이다. 산이 캠핑장 삼면을 겹겹이 에워싸고, 당항포관광지 끝자락이 바다와 맞닿았다. 무엇보다 사이트 크기가 넉넉하고 여유 공간이 많아 편리하다.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사이트를 배정한다. 고성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은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 위를 걷는 해안 산책로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주변에 바다낚시나 갯벌체험 등 즐길거리가 많고, 캠핑장 내 캐러밴 시설도 대여한다. 거제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학동자동차야영장이 있다.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 위치해 편의 시설이 많다.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탐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훨씬 풍성한 여행이 된다. 토요일마다 라이브 음악 공연도 열린다.

낙엽 깔린 늦가을의 고즈넉한 정취 깃든 캠핑여행
산과 바다가 둘러싼 고성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

낙엽이 깔리기 시작하는 늦가을 캠핑 여행은 왠지 서정적인 느낌이다. 자연과 더불어 보내는 가을밤이 어느 때보다 운치 있게 다가온다. 고즈넉한 정취가 깃든 가을날, 경남 고성과 거제를 대표하는 오토캠핑장을 찾았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분위기도 그만이지만, 모두 관리인이 상주하며 이용객 편의와 안전관리에 힘쓴다는 점이 닮았다.

당항포관광지
공룡테마파크

고성을 대표하는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은 공룡을 테마로 색다르게 꾸몄다.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로 유명한 당항포관광지에 위치해 캠핑부터 공룡테마파크 관람까지 일석이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을 이용하면 관광지 입장은 무료다. 공룡세계엑스포 주제관을 비롯해 레이저 영상관, 공룡 캐릭터관, 공룡나라 식물원 등 볼거리가 상당해 캠핑을 마치고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캠핑장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였다. 덕분에 들이쉬는 숨결이 상쾌하고 신선하다. 산이 캠핑장 삼면을 겹겹이 에워싸고, 당항포관광지 끝자락은 바다와 맞닿았다. 현재 공사 중인 당항만 해양 마리나 시설이 완공되면 요트를 비롯한 해상 레포츠 체험도 할 수 있다. 공룡세계엑스포 주제관 옥외 정원에 오르면 이 모든 경관이 한눈에 담긴다. 

2012년 공룡세계엑스포 이후 유휴 주차장 공간을 활용해 만든 캠핑장은 현재 240여 개 사이트가 구축되었으며, 12월경 80여 개가 추가될 예정이다. 캠핑장 부지가 넓어 일반 텐트부터 캐러밴까지 두루 이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사이트 크기가 넉넉하고 여유 공간이 많아 안전하며 편리하다. 캠핑장은 A, B, S 세 구역으로 나뉘며(C구역 추가 예정) 구역별로 온수 샤워장과 취사장, 화장실, 전기시설이 고루 갖춰졌다. 관광지 매표소 입구에 위치한 S구역은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해 인기가 많다.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은 전화와 인터넷 예약 모두 불가능하다. 선착순 입실제로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일찍 도착해야 한다. 입실은 오후 2시부터, 퇴실은 정오까지다. 캠핑장은 공룡세계엑스포 기간에는 한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되는데, 아직 먼 이야기니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공룡세계엑스포는 3년에 한 번씩 열리며, 다음 엑스포는 2016년 4월부터 5월 말까지 약 50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고성 신원리 해안도로변에 조성된 남산공원 오토캠핑장도 산과 바다를 두루 품어 인기다. 캠핑장 뒤쪽은 고성의 유일한 시민공원인 남산공원이 든든히 받치고, 앞쪽에는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더구나 캠핑장과 바다 사이에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언제 어디서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피크닉 의자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힐링이 된다.

어른들은 방파제 낚시, 아이들은 갯벌놀이 만끽
캠핑장서 들리는 음악소리에 풍성한 산책 힐링

캠핑장 앞 바다는 즐거운 놀이 공간이자, 저녁거리를 마련하는 장소가 된다. 어른들은 근처 방파제에서 낚시하느라 바쁘고, 아이들은 갯벌에 푹푹 빠지며 조개를 캐느라 정신이 없다. 직접 잡은 생선과 조개는 그날 저녁 반찬거리로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진다. 갯벌 체험은 현장 예약 후 참여할 수 있으며, 당일 물때에 맞춰 진행된다.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은 밤에 더욱 빛난다. 노을이 지고 바다 너머로 어둠이 찾아들면 해안 산책로에 하나둘 조명이 켜진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무 데크를 따라 바다 위를 걸어보자. 때맞춰 캠핑장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이 산책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캠핑장에서 다양한 음악이 선곡된다.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은 36개 사이트가 구축되었으며, 캠핑장 내 캐러밴 시설도 대여가 가능하다. 화장실과 샤워장, 취사장이 깔끔하게 관리되며 캠핑장 곳곳에 소화기가 비치되었다. 캠핑장 예약은 홈페이지나 현장에서 가능하며, 전화 예약은 받지 않는다.

거제도에는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뒤편에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학동자동차야영장이 있다. 다목적 운동장을 비롯해 야외무대, 식기 세척실, 샤워장, 화장실 등 여러가지 시설이 갖춰졌으며 주변에 음식점, 노래방, 편의점, 펜션 등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은 거제 8경 중 하나로, 모래 대신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해변이 독특하다.
몽돌해변 주변은 휴일에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야영장도 여행에 나선 설렘과 활기로 가득하다. 탁 트인 야외로 나오니 일상의 피로마저 훌훌 날아가는 기분이다. 텐트마다 흘러나오는 웃음소리가 지나는 이들의 마음까지 행복하게 한다. 다만 캠핑장 앞 길가에는 차가 많이 다니기 때문에 아이들을 조심시킬 필요가 있다.

탁 트인 풍경에
피로‘훌~훌’

좀 더 풍성한 여행을 원한다면 캠핑장에서 운영하는 탐방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에코에너지존 체험, 친환경 캠핑용품 만들기, 해설사가 동행하는 생태체험 등 흥미로운 내용으로 꾸며지며, 관리소에서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참가 신청하면 된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도 열린다.


야영장 예약은 한려해상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전화나 현장 예약은 불가능하다. 자동차 야영장과 일반 야영장이 구분되며, 예약 후 사이트 변경은 불가능하다. 자동차 야영장은 주차와 전기 시설 사용이 가능한 반면, 일반 야영장은 불가능하다(학동주차장에 주차). 전기시설과 샤워장은 유료로 운영된다. 학동자동차야영장은 애완동물 출입이 금지된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 고성

첫째 날 :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 혹은 남산공원 오토캠핑장
둘째 날 : 당항포관광지
· 거제
첫째 날 : 학동자동차야영장
둘째 날 : 바람의 언덕→신선대→외도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관광고성 http://visit.goseong.go.kr
· 거제문화관광 http://tour.geoje.go.kr
· 당항포관광지(오토캠핑장) http://dhp.goseong.go.kr
· 남산공원 오토캠핑장 www.campmecca.com/gscamp
· 학동자동차야영장 http://hallyeo.knps.or.kr (야영장 예약 코너 안 학동자동차야영장)

문의 전화
· 고성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55)670-2234
· 거제시청 관광과 055)639-4172
·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 055)670-450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고성 : 서울남부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7회(06:40~23:30)
운행, 약 4시간 15분 소요.
서울-거제(고현)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8회(06:40~24:00)
운행, 약 4시간 20분 소요.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02)521-8550, www.nambuterminal.co.kr

자가운전 정보
·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고성 TG→남해안대로 배둔 방면→배둔사거리에서 우회전→회진로→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
· 남산공원 오토캠핑장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고성 TG→남해안대로→동외로→송학로→송학광장교차로에서 좌회전→남포로→공룡로→남산공원 오토캠핑장
· 학동자동차야영장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통영 IC에서 거제 방면→남해안대로→학동흑진주몽돌해변 방면 우회전→거제중앙로→구천삼거리에서 우회전→연담삼거리에서 좌회전→학동자동차야영장

숙박 정보
· 당항포관광지 오토캠핑장 : 고성군 회화면 당항만로, 055)670-4501, http://dhp.goseong.go.kr
· 남산공원 오토캠핑장 : 고성군 공룡로, 010-5490-5114, www.campmecca.com/gscamp
· 학동자동차야영장 : 거제시 동부면 거제대로, 055)640-2400, http://hallyeo.knps.or.kr
· 허브드라마인펜션 : 고성군 회화면 회진로, 055)673-8580, http://drama-in.com

식당 정보
· 허브드라마인레스토랑 : 퓨전한정식, 고성군 회화면 회진로, 055)673-8580, http://drama-in.com
· 은하수횟집 : 생선회, 거제시 남부면 근포1길, 055)633-1438
· 지중해 : 멍게·성게·해초비빔밥, 거제시 사등면 거제대로, 055)633-5543

주변 볼거리
·고성 : 고성공룡박물관, 엄홍길전시관, 문수암, 고성탈박물관 등
·거제 : 바람의 언덕, 신선대, 소매물도, 장사도, 외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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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