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피자가 최근 깜짝 놀랄 매출 실적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의 매출은 전년 111억원에서 1512억원으로 늘어나 1년 사이 상당히 덩치가 커진 모습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식시장에선 미스터피자의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식프랜차이즈인 미스터피자가 단 1년 만에 매출이 12배나 급증할 수 있었던 원인은 뭘까. 미스터피자의 매출 급증의 실체를 들여다봤다.
111억원 연매출 1년 만에 1512억원 껑충 (?)
작년 코스닥 우회상장 따른 착시효과 일 뿐
미스터피자가 지난 15일 2009년의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미스터피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512억원으로 전년대비(2008년 111억원) 1259.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2008년 3억여원에서 57억원으로 전년대비 1538.6%가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2008년 9억원 적자에서 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미스터피자의 호전된 실적은 다음날 증시에서 긍정 요인으로 작용해 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치솟았다. 16일 코스닥 시장에서 미스터피자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해 전일보다 15.00%(315원) 오른 241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작년 실적 알고 보니
상한가는 다음 날도 이어졌다. 17일 장중 내내 상한가를 유지하다 전일대비 14.91%(360원) 오른 277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날 미스터피자는 개장 전부터 30만주에 육박하는 매수 잔량이 쌓이는 등 강세가 예상됐다. 기관투자자들이 5000주를 매수하면서 주가 강세는 이어졌다. 이 날 미스터피자의 거래량은 110만주를 돌파해 전일 거래량의 4배를 넘어섰다. 올 들어 최고 기록이다.
그렇다면 미스터피자가 1년 사이 이 같이 급격한 실적 상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미스터피자의 합병 법인인 (주)엠앤티(구 메모리앤테스팅) 덕분이다. 최근 미스터피자가 발표한 실적에는 지난해 6월 미스터피자에 인수 합병된 반도체 부품장비업체 엠앤티의 영업 실적이 포함됐다. 앞서 미스터피자는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기존 코스닥상장 기업인 엠앤티를 인수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4월 엠앤티의 지분 40%와 경영권을 인수한 뒤 7월 코스닥상장을 마치고 자회사로 분할시켰다. 업계에 따르면 엠앤티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금 170억원에 유동자산이 76억원에 달한다. 부채는 7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자산 규모에 비해 낮은 실적 때문에 엠앤티는 그동안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미스터피자 합병 전인 2008년에는 매출 111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했지만 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엠앤티의 이 같은 낮은 실적은 최근에 미스터피자가 발표한 기업 실적 공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즉 이번에 공개된 실적은 2008년의 경우 기존 코스닥 상장기업인 엠앤티의 실적이 반영된 반면 2009년엔 미스터피자의 한 해 운영 실적이 함께 반영된 것이다. 다시 말해 2008년과 2009년 실적 비교 시 ‘미스터피자 VS 미스터피자’의 연간 실적 비교가 아닌 ‘엠앤티 VS 미스터피자와 엠앤티의 합산된 실적’이 평가됐다.
결국 1200% 이상의 매출 급등 등 급속한 실적 상승은 적자 기업인 엠앤티와의 실적 비교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증가한 것처럼 느껴지는 체감 효과일 뿐인 것이다. 실제 이번에 공시된 미스터피자의 실적을 살펴보면 1259.8%의 매출 실적 상승과 1538.6 %의 영업이익 증가 등 실적이 크게 향상된 반면 당기순이익은 176.8%의 성장률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앰엔티의 영업 손실이 미스터피자의 2009년 영업 손실로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스터피자에 따르면 지난해 엠앤티에서는 15억여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미스터피자의 순이익 7억원에는 이 손실이 그대로 반영됐다. 여기에 지난해 엠앤티 합병을 위해 사용한 210억원의 인수비용도 포함돼 미스터피자의 당기순이익은 매출 실적 신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미스터피자의 순수 실적만을 비교해 큰 성장을 이룬 것이 아닌 우회상장을 통한 수치적 착시효과일 뿐인 만큼 투자자들은 혼돈의 요지 없이 면밀하게 살펴보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실적 개선으로 우회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는 엠앤티를 조만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17일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엠앤티를 43억800만원에 처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는 이미 엠앤티 매각을 위한 실사를 거의 마치고 빠른 시일 내에 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회상장 덕 봤네.
증시전문가들은 미스터피자의 실적 평가에 발목을 잡았던 엠앤티의 매각이 조기에 성사되면 미스터피자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선 미스터피자가 엠앤티 매각 후 34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부채 상환에 활용할 경우 전반적인 재무구조 안정과 향후 실적 향상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