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꿈꾸는 남녀의 만남 ‘방팅’의 세계<엿보기>

‘번개’의 진화…흑심 품고 호시탐탐 군침 ‘꿀~꺽’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던 초창기에는 ‘번개’라는 것이 생경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로지 채팅을 통한 대화와 몇 시간 후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잘만하면 낯선 이성과 잠자리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당시 큰 사회적 이슈와 함께 ‘채팅 불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런 채팅이 ‘아날로그화’, ‘집단화’, ‘상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명 ‘방팅’이라고 불리는 것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낯선 이성을 만나는 법, 방팅의 모든 것을 취재했다.

최소 5명에서 20여명 남녀 만나 술마시고 게임하고
경우 따라 개인적 ‘작업’ 이뤄져 잠자리 할 수 있기도


방팅이란 최소 5명에서 많으면 20여 명의 남녀가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고 현실에서 만나 술을 마시고 게임을 하며 즐기는 것을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곳에서도 개인적인 ‘작업’이 이뤄져 잠자리를 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방팅의 이면에는 각종 복잡한 변수들이 많이 있다. 참가비, 노예팅, 방장들의 작업과 때로는 사기성 방팅까지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상업방팅에는 고용된
알바녀들이 출몰한다?

방팅은 어떤 의미에서 지극히 ‘아날로그’적이기도 하다. 그 분위기 자체는 마치 대학가의 단체 미팅과 같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인터넷을 통한 만남이 개인적이였다면 방팅의 많은 참석 인원은 마치 과거로 회귀한 듯 한 느낌까지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단체 미팅의 분위기가 젊은이들에게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제껏 별로 경험해보지 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팅은 운영진의 경제적 수익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고용된 ‘알바녀’들이 많이 출몰하는 상업방팅, 두 번째는 방장도 돈에 연연하지 않고 그 자리를 즐기고 비교적 알바녀들도 거의 없는 일반 방팅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는 상업방팅보다는 일반 방팅이 더 나을 것 같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상업방팅이 여자들과 이야기할 기회도 많고 더 예쁜 여자를 낚을 가능성도 크다.
반면 일반방팅은 말 그대로 ‘순수한 의미’의 단체 미팅이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외모를 별로 감안하지 않는 ‘순수한 여성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결국 전체 수질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남성의 경우 외모가 되지 않을수록 더욱 상업방팅을 선호한다. 일단 방장에 의해 고용된 여성들이 아닐 경우 굳이 외모가 떨어지는 남성들에게 말을 걸거나 마음을 여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상업방팅의 알바녀들은 남자를 외모보다는 돈으로 보기 때문에 외모가 떨어지는 남성들에게도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것이 보통이고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외롭지 않게 방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상업방팅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점은 ‘노예팅’이라고 할 수 있다. 방팅의 기본적인 참가비는 2~3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대부분 업소를 빌리고 술과 안주에 들어가는 비용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방장이 수익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여성을 경매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수입금을 챙길 수밖에 없다는 것.

일반적으로 낙찰가격은 20~30만원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성이 예쁠수록 이 가격은 더욱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남자들의 치열한 경쟁욕구가 매 순간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다. 일부 방팅에서는 이 금액이 7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다수의 방팅 경험자들은 이 정도의 금액을 두고 ‘미친 짓’이라고 말을 하지만 막상 치열한 경매에 들어갔을 때는 남성들의 눈이 ‘뒤집히는’ 경우도 생긴다고. 이렇게 생긴 수익은 고스란히 방장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알바녀들은 이미 별도의 알바비를 받고 방팅에 참여했기 때문에 별도의 수익을 나눌 필요가 없다.

노예팅 경매 치열해지면
남성들 눈이 뒤집히기도

이런 수익은 막상 계산을 해보면 상당하다. 대개 상업 방팅의 경우 평일에는 하루에 3차례,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5차례가 개최된다.
한 번의 경매에서 20만원씩만 낙찰되면 일주일에 4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한 달이면 거의 1500만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벌게 된다. 방장과 부방장, 이렇게 두 명이 행사를 이끌어 간다고 해도 각자 700만원이라는 높은 월급을 받게 되는 만큼 상당한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경매에 참여해 여성을 낙찰 받게 되면 해당 남성은 남들의 부러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그녀와 별도의 시간을 갖게 된다. 물론 대부분의 남성들이 ‘하룻밤 잠자리’를 은근히 원하며 그녀들은 노래방으로, 술집으로 이끌지만 사실 그녀들은 어차피 알바녀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남성들과의 섹스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알바녀 많으면 한 달에 1천만원 이상 수익
노하우 알면 몇 만 원으로도 즐길수 있어


결국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다음에 연락하자’는 등의 멘트를 날리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방팅을 경험해봤다는 조모(27)씨는 “나는 키도 크지 않고 외모도 딱히 잘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까지 원나잇 스탠드를 해보거나 낯선 여성과 잠자리를 가져본 적이 거의 없다. 결국에는 상업방팅에 참여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남는 것은 방장에 대한 배신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씨는 이어 “상업방팅이라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까지 돈에만 관심이 있을 뿐 냉정하게 뒤돌아서는 여성을 볼 때에는 허무한 감정까지 들 정도였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했나’라는 자책이 들면서 다시는 방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이게 은근히 사람들의 기대감을 부르며 욕심을 자극한다. 그 후로도 2~3번 더 다른 방팅에 나갔다. 별로 소득은 없었지만 ‘언젠가 한번은’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아마도 나처럼 외모가 되지 않는 남성들일 수록 방팅에 대한 유혹은 더욱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일반 방팅 역시 장단점이 있다. 수질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외모가 되는 순수 민간녀’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런 여성들은 돈 없이 술을 마시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은 참가비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의 특별한 악의가 없다면 남자들도 이에 대해서는 거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민간녀’를 더 좋아하고 그녀들을 위해 술을 한잔 사거나 모텔비를 내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순수 방팅에도 ‘악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방팅을 개최한 방장이 먼저 외모가 되는 순수녀에게 작업을 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방장들은 ‘말빨’이 상당히 세고 여자의 속성과 ‘작업의 정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순수녀들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순진한 남성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일반방팅 수질 떨어져도
순수 민간녀 만남 인기

 
물론 앞서의 경우처럼 방팅에 대한 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남성들도 있지만 일부 ‘약삭빠른’ 남성들의 경우 아예 노예팅 자체에는 참여 하지 않고 술만 먹고 여성들과 작업만 하려는 경우도 있다.

설사 여성들이 작업에 넘어오지 않더라도 3만원의 저렴한 돈으로 ‘여자가 있는 술자리’를 가질 수 있으니 그것 또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방팅 마니아’ 김모(33)씨는 “물론 나도 처음에는 방팅에 참여했다가 순진한 기대감에 수십만원의 돈을 경매에 쓰기도 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경매만 참여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좋은 술자리가 없다. 설사 남자 친구가 나에게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하더라도 3만원으로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김씨는 이어 “게다가 원나잇이 될지 안 될지는 소개팅이나 방팅이나 마찬가지다. 그저 여자와 술을 한잔 먹었다는 즐거움에만 만족할 수 있다면 방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방팅’이라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문화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직도 일부가 즐기는 것이고 여기에 ‘알바녀’가 등장하고 이 모임으로 인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순수한 ‘문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팅은 다양한 매력점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많은 젊은이들에게서 유행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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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