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고시원이란 ‘지상’에 사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른다. 지하에 사는 사람들, 혹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집’에 사는 사람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거주 공간’에 사는 사람은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판잣집, 비닐집, 움막, 동굴, 건설공사장 임시막사 등에서 거주하면서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거 공간의 공통점은 사생활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고 오염되어 있어 세균이 많으며 또한 전기 시설 등도 극히 위험한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비가 오면 습기가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근처에 자동차라도 지나갈라치면 집 전체가 흔들거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극빈층’이 사는 곳이다.
이런 곳에 살면 건강 또한 해치는 경우도 많다. 정상적인 햇빛과 수도, 전기 등을 공급받을 수 없을뿐더러 온도 조절도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기 등을 몸에 달고 살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몸이 정상적이지 않은 장애인들도 이런 류의 집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그간 이런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판자집이나 비닐집, 움막 등이 15년 전부터 무려 50% 이상 더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