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다시 무대 서는 서태지

이지아 폭로 머리 아파도 ‘갈길 간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다시금 대중 앞에 선다. 서태지 소속사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가 9집 활동의 서막이 될 컴백공연 ‘크리스말로윈’을 10월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득녀와 함께 5년 만의 컴백이다. 주로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이전과 달리 이번엔 대중적인 색깔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40대 아버지가 된 서태지가 신비주의를 어떻게 벗을지 주목된다.

지난 1일 서태지의 소속사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가 9집 활동의 서막이 될 컴백공연 ‘크리스말로윈’을 10월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9년 발매한 8집 앨범 ‘서태지 에잇스 아토모스’ 이후 5년 만의 컴백이다. 공연명 ‘크리스말로윈’은 크리스마스와 핼러윈의 합성어로 새로운 음악축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서통령 등장
흥분한 팬심
 
앞서 웰메이드예당의 자회사인 쇼21은 서태지의 컴백공연 및 전국투어와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다. 서태지는 이번 9집 앨범 발매와 더불어 서울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쇼21 측은 “2009년 이후 5년 만에 개최되는 서태지의 단독공연인 만큼 팬들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는 압도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며 “100억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제작은 과거와 같이 서태지컴퍼니가 주도한다. 규모는 블록버스터급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동원 관객 규모도 압도적이지만 음향세트 등 모든 면에서 최초이자 최고의 공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컴백의 큰 화두는 ‘희망’이다. 지난달 28일 서태지는 서울지하철 2호선 7개 역사 스크린도어에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라는 티저광고를 내보냈다. 1995년 발표해 한 시대를 풍미한 ‘컴백홈’의 가사 일부다. 
 
서태지 측은 “서태지의 원래 팬들은 청소년기에 컴백홈을 들었다. 이들이 지금 30~40대가 됐고 사회의 중추에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아직 우린 젊기에’란 메시지를 보면서 다시 힘을 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서태지 측은 공연을 위해 록밴드 메탈리카가 월드투어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JBL 최상위기종인 VTX스피커를 국내 공연사상 최대규모로 주경기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적인 스피커디자이너인 폴 바흐만이 방한해 직접 공연음향 디자인을 총 점검할 예정이다. 
 
서태지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초대형 규모의 EPT페스티벌과 서태지심포니 등을 직접 연출한 바 있다. 당시 서태지의 공연은 무대 규모, 연출, 음향 등에서 대한민국 역대 최고로 평가받았다.
 
대중적 음악으로 5년 만에 가요계 컴백
20세기 호령 문화 아이콘…영향력 여전
 
서태지는 이번 공연에서 발매 예정인 9집 정규앨범 수록곡을 처음 공개한다. 데뷔 22주년을 맞아 ‘하여가’ ‘컴백홈’ ‘교실이데아’ ‘너에게’ 등 히트곡도 선보인다. 서태지 측은 공연 규모도 블록버스터급으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앨범은 휴머니즘적이고 온기 넘치는 대중적인 프로모션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떨쳐버리지 못한 신비주의를 벗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태지는 음악 프로그램 및 방송 출연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팬들과의 소통도 과거에 비해 활발해진 편이다. 1년에 한 두 차례 서태지닷컴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부쩍 인사가 잦아진 것이다. 

블록버스터급
압도적 무대
 
이처럼 서태지 컴백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수많은 팬은 물론 주변 뮤지션들까지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특히 이번에 서태지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게 된 스윙스는 “서태지님과 같이 무대에 서다니! 뿌잉뿌잉”이라는 애교 넘치는 발언으로 자신의 음악적 우상과의 역사적 만남에 대한 소감을 재치있게 밝혔다.
 
Mnet <쇼미더머니>로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14년차 래퍼 바스코 역시 “어릴 적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며 많은 영향을 받고 자라왔는데 음악적으로 성장하여 함께 한 무대에 서게 된다는 것이 내 음악커리어상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서태지의 컴백무대를 꾸민다는 남다른 사명감을 표했다. 서태지 측은 “서태지 역시 두 실력파 후배들과 함께 하는 무대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팬들은 10월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이다.
 
오는 10월18일 열리는 서태지 컴백무대에서는 9집 신곡 외에도 데뷔 22주년을 맞이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주옥같은 명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태지의 컴백 소식이 알려지는 가운데 콘서트 포스터 표절시비가 일기도 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태지의 컴백공연 포스터가 팀버튼 감독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표절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서태지의 컴백공연 ‘크리스말로윈’ 포스터는 무대명 만큼이나 기괴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긴장하라’에서 이응 받침을 따와 보름달의 눈으로 표현했고 순록을 타고 날아다니는 산타를 이용해 입모양을 표현했다. 이는 앞서 1995년 개봉한 <크리스마스의 악몽> 포스터와 흡사한 모습이다. 해당 포스터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장식하는 공과 루돌프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산타를 이용해 주인공인 해골 잭의 얼굴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이와 관련해 서태지컴퍼니 측은 “서태지 컴백공연 포스터 디자이너에 사실 확인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서태지는 지난 1992년 발매한 1집 정규앨범 타이틀곡 ‘난 알아요’가 밀리 바닐리의 1집 ‘걸 유 노 잇츠 트루’를, 지난 1995년 발매한 4집 정규앨범 타이틀곡 ‘컴백홈’이 사이프러스 힐의 ‘인세인 인 더 브레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시달린 바 있다.
 
공연 ‘크리스말로윈’ 순식간 전석 매진
남다른 무대준비 ‘역대급 스케일’ 예고
 
지난달 27일 서태지컴퍼니 측은 서태지의 득녀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서태지는 “서태지입니다. 단순히 기쁘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벅찬 감정이네요. 현재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합니다”라고 산모와 아이의 근황을 전했다. 이어 “산모와 딸에게 고마운 마음뿐이고 멋진 아빠가 되겠습니다.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함께 기다려 준 사랑하는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감사인사를 남겼다.
 

서태지와 배우 이은성은 2008년 서태지 8집 수록곡인 ‘버뮤다 트라이앵글’ 뮤직비디오 촬영 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은성은 2003년 KBS 2TV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영화 <더 게임> <국가대표> 등에 출연했다. 이들은 2013년 8월 비공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서태지와 이은성의 신혼집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다. 지하1층을 포함해 총 3층짜리로 약 330평 규모를 자랑하는 저택이다. 시가는 50억원으로 2년여 공사를 거쳐 완공됐다. 인테리어 비용만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저택 내부에는 약 6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수영장과 음악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저택은 방송에도 소개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한 팬이 서태지를 만나기 위해 저택에 무단 침입한 일도 있었다. 당시 한 30대 남성이 서태지 자택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며 주위를 배회하다가, 차고 문이 열리자 잽싸게 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내 이은성은 이 상황을 그대로 목격했다.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공포와 쇼크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놀란 이은성은 차분하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알고 보니 서태지 골수팬이었다. 당시 서태지는 무단 침입한 30대 남성팬을 선처했다.
 
40대 아빠로…
신비주의 벗나
 
결혼 14개월 만에 원조 아이돌에서 아버지가 된 서태지. 이렇게 그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것을 두고 이번 무대에서 아이와 아내를 위한 공연을 선보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서태지에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 그에겐 너무나도 질긴 악연, 전처인 배우 이지아가 그렇다. 서태지는 1997년 이지아와 비밀리에 결혼해 2006년 이혼했다. 지난달 이지아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서태지와의 결혼생활에 대해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를 회상하며 이지아는 “머리카락 하나까지 감춰지는 생활이었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다 자유롭지 않았다. 힘들기도 했고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았다”며 “가족에게도 7년간 연락을 안 하는 불효를 저질렀다”고 털어놔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서태지 측은 이지아가 결혼생활에 대해 밝힌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서태지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나이로) 22세이던 1993년, 16세의 이지아를 그의 친언니를 통해 알게 됐고, 당시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로부터 2년 후(1996년) 가요계를 은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양가 부모의 허락하에 정식 교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태지 측은 특히 <힐링캠프>에서 이지아가 ‘서태지와 만난 후 큰 비밀(결혼)을 안게 됐고 친구는 물론 가족에게도 얘기할 수 없었다’ ‘내가 선택한 사랑은 산에서 내려온 다람쥐한테조차도 들켜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등의 발언에 대해 “지인들은 우리의 교제와 결혼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72년생 아저씨의
아홉번째 공식앨범
 
서태지 측은 “우리가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양가 부모님과 가족, 친척들, 각자의 친구들도 미국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며 “서로 동의하에 언론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많은 지인들은 우리의 교제나 결혼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아가 서태지를 만난 후 “7년간 가족과도 연락하지 않았다”는 말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사유로 인해 어느 시점부터 상대방(이지아)의 부모님과 연락을 못하게 되기는 했으나 그 사유는 상대방만이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태지컴퍼니 측은 “더 이상은 사실이 왜곡되어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서태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길고 긴 법정공방을 벌이다 최근 종지부를 찍기도 했다. 과거 서태지는 지난 2002년 ‘컴백홈’ 패러디 음반을 승인한 데 따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탈퇴했다. 이후 2003년 4월 법원에서 협회의 신탁관리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내 협회도 2006년 9월 서태지에게 신탁관리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한 바 있다.
 
지난 6월 서태지 측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벌여온 저작권료 공방을 12년 만에 우호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서태지 측은 “본 소송은 비단 서태지의 권리뿐 아니라 대한민국 뮤지션의 권리 신장과 저작권 전반 등에 걸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판례”라며 “여러분의 노력과 관심 덕분이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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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