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유흥가에서는 물론이고 주택가 한 가운데에서도, 이발소에서도, 오피스텔 건물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진다. 이렇게 ‘언제 어디서든’ 성매매를 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대열에 또 하나의 업소가 추가됐으니 다름 아닌 ‘성인 피시방’이다. 최근 성인피시방이 한 단계 더 ‘진보’했다. 이제는 단순히 가만히 앉아 포르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혹은 유사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도대체 성인피시방에선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눈치 볼 필요 없고 가격도 저렴 마니아들 급증
음란물 보면서 유사성행위 가능 매력에 ‘풍덩’
애초 성인피시방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성인들이 포르노 동영상을 보러 가는 곳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반 피시방과는 다르게 소규모 방이 마련되어 있고 이곳에서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를 하는 개념이었던 것.
실제 포르노를 어디에서 다운받아야하는지 모르는 많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실내 인테리어는 열악하고, 여성들의 수질도 ‘심각하게’ 떨어지지만 이곳을 자주 찾는 마니아들까지 생기고 있다.
뜨내기 손님
수요는 ‘꾸준’
중년 직장남성 최모(56)씨는 최근 들어 성인피시방을 자주 이용한다. 물론 회사에도, 집에도 사양이 좋은 컴퓨터는 있지만 그가 피씨방을 찾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다름 아닌 그곳에서 ‘유사성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
일단 실내는 값싼 합판으로 칸을 나눠놓은 방들이 있다. 그곳에 들어가서 포르노를 보면서 서서히 흥분될 즈음에 누군가가 ‘똑똑’하고 문을 두드린다. 다름 아닌 유사성행위를 도와주는 여성이 도착한 것.
그녀는 잠시 포르노를 함께 보는 듯하면서 서서히 남성의 허벅지를 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잠시 후 손은 남성의 성기에 올라가게 되고 마음껏 ‘주무르기’ 시작한다는 것. 남성의 표정을 살피던 그녀는 이제 남성에게 ‘바지를 벗어라’고 주문을 한 뒤 사정을 할 수 있도록 손으로 유사성행위를 한다.
요즈음 이런 성인피시방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하는 최씨는 “사실 55살이 넘은 내 나이에 대딸방이나 키스방 같은 곳에 가는 것도 웃긴 일이 아닌가. 그런 곳에 가면 아가씨들도 나를 싫어하는 눈치를 보인다. 자기네들도 웬만하면 젊은 남성들과 하고 싶지 나같은 ‘노땅’이랑 하고 싶겠나”고 말문을 열었다.
최씨는 이어 “처음에는 그런 것을 무시하고 몇 번 드나들긴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싫어서 차라리 성인피시방에 간다. 그곳에 젊은 남성들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이 나 같은 중년 이상의 남성들이다. 눈치 볼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싼 곳은 2만원, 비싼 곳이라고 해봐야 4만원 정도다. 낯선 여인이 사정을 도와주는 비용치고는 그리 비싸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매번 새로운 여성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 맛도 제법 쏠쏠하다. 특히 멀뚱히 있는 것보다는 포르노를 보면서 그런 행위들을 하면 더욱 자극적인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성인피시방을 다닐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성인피시방은 사실 ‘음지의 성매매 업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음지’라는 것은 기존의 성매매 시장에서 그리 큰 규모를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 같은 성인피시방은 서울 전역에 30여 개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만큼 수요도 적고 공격적인 영업방식도 채택하지 않는다. 여느 업소들처럼 유흥관련 사이트에 기행기를 올리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일단 업주들 스스로가 그런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뜨내기로 오는 손님이 있으면 받을 뿐이다.
그런 만큼 손님들 스스로도 이렇게 성인피시방에서 유사성행위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손님이 포르노를 보고 있으면 주인이 다가가 ‘아가씨가 필요하냐’라고 물은 뒤 손님이 원하면 아가씨를 불러주는 방식이다.
‘나이든 여성’에게
페티시즘 느낀다(?)
하지만 이곳에 오는 여성들을 ‘아가씨’의 범주에 넣기는 좀 곤란하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한결 같은 전언이다. 대부분 40대 이상의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과거에 화류계나 퇴폐 이발소 등지에서 일을 했던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녀들은 특정한 업소에 속해 남성들을 상대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린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프리랜서’로 그런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여성들이 많다. 남편이나 자식이 없이 홀로 사는 경우도 상당수다.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하니 결국 성인피시방에서 퇴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여성서비스에 은근히 중독성 느끼는 남성 다수
단속의 사각지대란 이유로 성인피시방 선호해
성인피시방에서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봤을 뿐만 아니라 실제 외부에서 별도의 만남도 가져봤다는 조모(35)씨는 “사실 상당수의 화류계 여성들과 외부에서 별도로 만남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업소 자체에서 그런 만남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피시방 같은 곳에서 그런 게 있을 리는 없다. 오히려 여성들은 자신들을 만나줄 남성들을 기대하곤 한다. 그래야 밥도 얻어먹고 술도 얻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이어 “작업이 무지하게 쉬운 곳이 성인피시방이다. 이제까지 한 3명 이상의 여성들을 그런 식으로 만나본 것 같다. 그녀들을 만나서 내린 결론은 모두들 과거 화류계 경험이 있으면서 이제 더 이상 그 누군가에게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또 “게다가 남성과의 잠자리를 무척 좋아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섹스가 끝나고 나면 돈을 받기는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즐겼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금액을 요구하지도 않고 얼마의 돈을 달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주면 주는 대로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귀띔했다.
성매매는 현행법상 불법
단속의 끈 놓치 말아야
여성들의 서비스에 은근히 중독성을 느낀다는 젊은 남성들도 있다. 직장인 정모(32)씨는 “나 스스로 그런 이색적인 변태 행위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방석집은 물론이고 온갖 유흥의 형태를 겪어봤다. 그런데 성인피시방의 경우 또 하나의 페티시즘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정씨는 이어 “피시방이라는 곳은 애초에 게임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성매매라는 것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낯선 여성과 포르노를 함께 보면서 자위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낯선 환경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또 “거기다가 나이든 여성이 나온다는 것도 나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인 점이다. 남성들은 대부분 ‘영계’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영계에 질리면 그때부터는 나이든 여성을 찾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성인피시방은 나이가 좀 든 ‘질펀한 여성’들과 음란한 행위를 하기에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느끼는 성인피시방의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단속으로부터 ‘거의’ 자유롭다는 점이다. 실제 안마시술소, 대딸방, 오피스텔, 키스방 등 현재 단속의 대상이 되는 업소의 형태는 너무나 많은 반면 이를 단속할 수 있는 경찰의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성인피시방은 단속이 되기에는 지나치게 그 영향력 자체가 미미하다. 일부 남성들은 이 같은 이유 때문에라도 성인피시방을 선호하는 경우까지 있다.
직장인 이모(36)씨는 “기혼자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두려운 것이 단속이다. 참고인 조사를 받는 경우에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떨릴 지경이다. 만약 그 사실을 아내와 집에서 알기라도 하면 이후 결혼 생활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씨는 이어 “그런 점에서 성인피시방은 비록 상대하는 여성의 외모가 떨어지고 나이가 좀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단속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이다. 얼마든지 단속을 피해갈 수 있는 ‘틈새 성매매 업소’는 있게 마련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간에선 이럴수록 경찰은 단속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어쨌든 성매매는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고 이런 틈새시장을 허락할 경우 향후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다양한 형태의 변태업소를 단속할 수 있는 명분마저 잃어버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