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그룹 금융지주사 CEO 후보 1순위
최근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한 이용호 한화증권 사장이 그룹 내 차세대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지난 12일 미국 푸르덴셜금융의 자회사인 푸르덴셜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와 푸르덴셜투자증권(지분 100%), 푸르덴셜자산운용(지분 99.84%)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당초 예상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4900억원 정도로, 인수 경쟁에 나섰던 KB금융이 발을 빼면서 떨어졌다.
현재 업계 중위권인 한화증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업계 10위권 진입이 가능하게 됐다. 지점수는 업계 3위(132개), 연간 펀드 판매수익은 업계 5위(630억원), 펀드 판매잔액은 업계 5위(13조)로 올라서게 된다. 자산운용 부문도 운용인력수 업계 2위(56명), 운용자산 업계 4위(22조원)로 뛰어오른다.
한화증권 측은 “한화증권의 위탁매매와 푸르덴셜증권의 자산관리 부문이 합치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이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지원 없이 한화증권 단독으로 진행한 것. 김승연 회장이 이 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는 후문이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 사장은 한화그룹 비서실 재경팀과 그룹 구조조정본부 구조조정팀장, 대한생명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2008년 11월 한화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2년 대한생명 인수를 주도한 이 사장은 이번 푸르덴셜증권 인수까지 잇따른 M&A 성공으로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한화그룹의 금융지주회사 CEO 후보 1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김 회장의 다보스포럼 참가를 이례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를 합병한 한화그룹은 다음달로 예정된 대한생명 상장과 푸르덴셜투자증권·푸르덴셜자산운용 인수로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대한생명, 한화증권, 한화투신운용, 한화손해보험, 한화기술금융 등 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어떤 회사가 금융지주회사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한화증권이 현재 금융계열사 순위에서 앞서는 대한생명을 제치고 이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