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뜨겁게 적신 음악과 영화의 대향연
국제경쟁부문을 포함, 총 11개 섹션으로 구성된 제2회 충무로영화제는 총 40개국 1백71편이 상영됐다. 그리고 총 좌석 7만5천여 석 중 6만2천5백96여석이 판매되어 83.4%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회 때보다 5.4% 포인트 상승한 비율. 특히 올해는 지난해 34회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총 88회가 매진됐다.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총 60회를 진행해 여러 게스트와 관객들이 즐거운 영화 여행을 함께 했다. 이번 충무로영화제에서는 국제경쟁부문 신설로 미래의 고전을 발견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디어 헌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마이클 치미노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일본영화 평론가 테라와키 켄, 임상수 감독, 프랑스의 배우이자 프로듀서인 리제 벨링크, 그리고 한국의 여성영화인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김영으로 이루어진 다섯 명의 심사위원단이 첫 번째 미래의 고전을 발견해 냈다.
5인의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대상은 <트랩(The Trap)>이 차지했다. 세르비아와 독일, 헝가리 3국 합작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세르비아에서 펼쳐지는 느와르 형식의 현대판 ‘죄와 벌’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스노우(Snow)>, 올해의 발견상은 <행복>, 관객들이 직접 선정한 관객상은 <매드 디텍티브(Mad Detective)>가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프로그램 기획행사를 통해 일반인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높이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게스트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 자리를 가졌다.
올해는 개막식 때부터 많은 국내외 스타들이 충무로영화제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다. 개막작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의 감독 히구치 신지 감독을 비롯해 영화계 특수효과 분야의 거장 더글라스 트럼블, ‘까르뜨 블랑슈’ 섹션의 객원프로그래머인 배우 양채니, <매드 디텍티브>의 위가휘 감독과 배우 유청운, <음표와 다시마>의 여배우 이케와키 치즈루, 이노우에 하루오 감독 그리고 <푸른 이끼>의 곽자건 감독, 배우 여문락, 선색려 등이 충무로를 찾아 많은 관객들과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칸 감독주간 집행위원장인 올리비에 페레 등 해외 게스트들의 영화제 방문으로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에 참여했으며, 무성영화 음악가인 데니스 제임스와 귄터 부흐발드도 한국을 방문하여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충무로영화제가 준비한 기획ㆍ야외 행사들은 충무로의 가을밤을 음악과 영화의 향연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총 2백만명의 관객과 시민들이 남산골 한옥마을과 서울광장에서 야외상영, CHIFFS 콘서트, 무성영화 상영 및 연주 등의 행사를 관람했다.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CHIFFS 콘서트에는 이은미, 정재형, 이병우, 전제덕, 언니네 이발관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주옥 같은 음악으로 매일 밤 충무로의 하늘을 수놓았고, ‘CHIFFS 무성영화 음악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세 명의 신인 영화음악가들의 연주도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이 총 연출을 맡고 배우 조희봉이 변사를, 음악감독 박천휘가 영화 음악을 맡은 <청춘의 십자로> 공연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이번 영화제의 인기공연으로 떠올랐다.
또한 서울광장에서 열린 야외 영화 상영에는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뜨거운 것이 좋아〉를 비롯해〈사랑은 비를 타고〉, 〈오즈의 마법사〉 등 가족이 다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상영되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렇게 남산골 한옥마을과 서울광장에는 매일 저녁 약 3만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음악과 영화를 감상했다.
또한 7일 충무로예술인의 거리(충무로역~명보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충무로 난장’에는 하루 동안 총 24만명의 시민들의 참여 속에 코스프레 경연대회, CHIFFS 옥션, 추억의 극장간판 전시, 영화 소품 체험 등이 진행되었다. 저녁 7시에는 ‘쑈쑈쑈! 난장 콘서트’가 진행되어 소녀시대(제시카, 티파니, 서현), 부가킹즈, 리쌍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