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LG카드, 하이닉스 등 워크아웃 주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금호생명의 새 대표이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산업은행에서 금호 구조조정을 총괄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산은 사모투자펀드(PEF)는 오는 3월 금호생명 주주총회에서 최익종 전 산업은행 투자금융본부장(부행장)을 대표이사로 추대할 예정이다.
최 전 부행장은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대우중공업 등 대우그룹 구조조정 실무 총괄팀장을 맡은 데 이어 LG카드(현 신한카드) 사태 땐 LG카드 경영지원단장으로 정상화를 지원했다. 이후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등 대기업 구조조정도 이끌었다.
최 전 부행장은 금호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산은 대표로 참여해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다 지난달 물러났다. 사임하자마자 곧바로 자신이 구조조정을 총괄하던 그룹 계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금호 측은 최 전 부행장의 구조조정 경력과 능력을 인사 배경으로 밝혔지만, 일각에선 금호생명이 매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퇴직 후 일정기간 업무와 유관된 회사로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관련법을 정책금융기관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은은 관련 기업 재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산은 임직원이 거래 업체로 자리를 옮기는 행태가 비일비재한 이유다. 한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퇴직한 산은 임직원 40여명 가운데 70%가 산은이 대주주이거나 투자한 관련 기업에 재취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