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 속에도 철저한 준비와 반짝이는 아이템을 앞세워 창업에 성공해 주위를 부럽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가족과 함께 하며 점포 운영의 부담을 덜고, 점심 메뉴 강화와 배달 서비스 등으로 매출 다각화를 이룬 창업 성공 사례를 모았다.
‘훌랄라’ 월계점 박정옥 사장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참숯바비큐치킨전문점 ‘훌랄라’(www.hoolala.co.kr) 월계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옥(47) 사장은 지난 2007년 8월 총 1억 5000만원을 들여 창업한 49.5㎡ 규모의 점포에서 요즘 월 평균 3000~4000만원 매출에 800~1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인근 번동에 115㎡ 규모의 두 번째 점포도 열었다.
창업 전 남편과 함께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그는 자신이 맡아 운영할 새로운 점포를 하나 내볼 생각에 여러 업종들을 놓고 고민했다. 그는 당시 웰빙 바람을 타고 기름에 튀기지 않고 숯불이나 오븐에 구워 낸 바비큐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주목해 훌랄라를 선택했다. 바비큐치킨 브랜드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데다 천연재료 32가지를 사용해 자체 개발한 핫소스로 맛을 차별화하고, 전용 구이기기로 바비큐 조리에 드는 시간과 노동 강도를 크게 줄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
선택은 적중했다. 참숯으로 구워 기름기를 쏙 뺀 닭에 매콤하고 달콤한 소스를 입힌 맛이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다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트랜스지방 논란 등에서 자유로워 살찔 걱정이 덜하다는 점에서 여성 고객들과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좋은 점포 자리를 얻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2~3개월 정도의 시간을 투자한 끝에 3000세대 이상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고, 대로 쪽에 위치해 있으며, 점포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도 있는 지금의 점포를 구했다.
“괜찮은 입지에 브랜드 파워가 있는 프랜차이즈 점포를 열었더니 손님들이 저절로 찾아오더군요. 점포 안에 6개의 테이블이 있지만 그것 가지고는 모자라 점포 앞에 10개의 테이블을 따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죠.” 이제 창업한 지 2년이 조금 넘은 지금 박 사장의 점포는 인근 상권을 주도하는 대표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과 함께 점포를 운영한 데 있다. 그는 두 동생들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고,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내던 동생들은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족들과 함께해 가장 좋은 점은 역시 심리적 안정이다.
“동생들과 함께 하니까 창업 전 막연히 느꼈던 불안감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어 좋더군요. 또 서로 의지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일도 믿고 맡길 수 있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되죠.”
인건비 측면에서도 일반 직원들을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일반 직원 2~3명의 몫을 거뜬히 해낸다. 동생들과 함께 화기애애하게 운영하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점포 이미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단골손님들은 우리 점포를 ‘자매 훌랄라’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느끼시더군요. 동생들과 함께 단란하게 운영하는 모습이 손님들에게도 가족 같은 이미지를 전해주는 것 같아요.”
‘원할머니보쌈’ 남영점 이경란 사장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서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란(49) 사장은 지난 2005년 11월 원할머니보쌈을 창업해 4년째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이 자신의 첫 창업 아이템으로 보쌈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창업 전 다른 원할머니보쌈 가맹점에서 4년간 일을 하면서 보쌈전문점의 수익성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검증한 것도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때부터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예비창업자의 자세로 일을 했다. 식자재 입출고에서부터 재고관리, 가맹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그 전까지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까지 꼼꼼히 배우려고 노력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대해 신뢰를 가진 상태에서 가맹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주위에서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본사 선택에 신중해야겠다 생각했죠. 원할머니보쌈의 경우 4년 동안 일을 하면서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니까 본사의 건전성이나 가맹점 지원, 관리 등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었죠.”
주력 매출 시간대인 저녁은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를 흡수해 점심 시간대에도 매출을 올리고, 근처 주택가 가족 수요를 겨냥한 배달 서비스로 매출을 다각화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다.
“점포를 열고나서 1년 동안은 점심 장사가 거의 안 됐어요. 저녁에 매출이 나오니까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하면 점심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가 선택한 것은 반찬 전략. 반찬 가짓수를 늘려 잡다하게 늘어놓는 대신 계란말이, 부침개 등 손님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들로 일주일치 식단을 짰다. 보쌈정식, 검은콩순두부, 버섯육개장 등 경쟁력 있는 점심 메뉴에 반찬까지 시너지 효과를 내니 금세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점심 손님과 저녁 손님간의 ‘호환성’이 크다는 것도 장점. 점심 손님은 잠재적인 저녁 손님이 되고, 저녁 손님은 반대로 잠재적인 점심 손님이 되는 셈이다.
배달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매출 다각화 전략이다. 최근 집에서 간단히 외식 분위기를 내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했다. 주말에 배달 주문이 많은 만큼 금요일에 집중적인 전단지 배포 등으로 홍보 효과를 높였고, 배달 전용 용기에 고기, 김치, 야채 등을 각각 담아 정갈하면서도 근사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매출 확대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또한 그는 보쌈류와 족발 그리고 새싹쟁반무침면 등 모든 주력 메뉴에 인공화학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을 사용하지 않는다. 보쌈이라는 음식 자체가 지극히 건강지향적인 음식인데다, 인공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한 웰빙 음식에 정성어린 서비스로 손님들이 다시 찾고 싶은 점포를 만든 덕분에 최악의 경기 불황이라는 요즘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즘 한 달 매출은 8000~9000만원 선, 여기서 원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감가상각비 등 제반 비용을 모두 제하고 나면 1800~2000만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