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골절상…입원 치료중
레저·관광산업 분야 신화적 인물
‘비운의 총수’김철호 전 명성그룹 회장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재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올초 교통사고로 왼팔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당초 4인 병실에 있다가 방문객이 끊이지 않자 혼자 쓰는 특실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레저·관광산업 분야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통했던 김 전 회장은 1980년대 초 국내에 ‘콘도미니엄’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 불과 몇 년 만에 계열사 20여 개를 거느린 거부였다.
그러나 1983년 탈세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5년, 벌금 79억3000만원을 확정 선고받으면서 세계적인 관광타운 건설의 꿈을 접어야 했다. 5공 시절 이른바 ‘명성 사건’이다. 당시 명성그룹은 공중 분해됐다. 명성콘도는 한화그룹으로 넘어가 한화콘도로 이름을 바꿨다.
항간에선 이 사건을 두고 ‘김 전 회장이 신군부의 정치자금 제공을 거부한 탓’등의 ‘괘씸죄’가 작용한 5공 정권의 표적수사란 관측이 무성했다. 김 전 회장도 “5공 정권의 희생양으로 억울하게 당했다”며 음모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1993년 가석방된 뒤 1998년 잔형집행 면제로 사면됐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절치부심 끝에 태백산 폐광지역개발 프로젝트로 재기를 모색했지만, 2000년 개발을 미끼로 20여 억원을 사취한 사기 혐의로 불구속되면서 예전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은 2008년 관훈동 백악미술관에서 부인과 함께 서화전을 열면서 경남 함양 관광휴양타운 개발 계획을 발표, 또다시 재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