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문제를 두고 친이·친박계의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분당론’이 터져 나왔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8일 친이·친박계의 첨예한 대립을 지적하며 “당내에서 토론이 안된다면 분당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보고 이성적으로 토론을 벌여 당 내부 정리부터 하고 난 뒤에 야당 설득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순서”라면서 “정부가 법안을 내놓으면 당은 토론을 하게 돼 있다. 당내에서 당연히 논쟁을 붙여서 토론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문제의 본질은 박근혜 전 대표의 ‘신의성실 원칙’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정변경 원칙’이 부딪친 것”이라며 “대원칙끼리 부딪혔으면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지 토론을 통해 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대국민설득을 하려고 당에 화두를 던졌는데 논의조차 하지 말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수정당론이 채택되더라도 반대한다’고 한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
홍 의원은 “어느 조직이나 집단에서 자기 소신만 내세우면 혼자 탈당하고 나가 당을 만들어야 된다”면서 “당론이 있고 당 전체 의견이라는 게 있는데 내 소신만 중요하고 남의 대다수 소신을 접으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독불장군이다. 그런 식으로 정치하려면 탈당할 생각을 하고 하는 것이 옳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대표를 할 당시인 2005년에 행복도시법을 만들 때에도 치열한 당내 토론을 거쳐서 투표로 권고적 당론을 정했다. 그것도 무기명 비밀 투표로 정했다”면서 “세종시 법은 개정하지 못한다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헌법도 잘못됐다고 다수가 판단하면 개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분할 반대하는 분들이 집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한번 바꿔보자는 것인데, 그러면 토론하고 서로 이성적으로 이야기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얻으면 될 것을 감정적으로 토론도 못하게 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배은망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소위 친이라고 하시는 분들은 분당이다, 누구 나가라는 용어를 쓰면 안된다”면서 2004년 탄핵역풍 당시를 상기시켰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어떻게 했나. 국민 앞에서 108배 하면서 TV에 나와서 눈물로 호소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주면 한나라당 변하겠다, 바른 정치 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해서 살려놓은 한나라당에서 박 전 대표보고 나가라고? 비주류에 대해 이런 식으로 하면 되나. 배은망덕”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