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옥 금호석유화학 사장이 ‘금호 해결사’로 나선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2일 사장단 18명 중 7명을 퇴임시키는 등 승진 없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략경영본부 사장에 기 사장을 선임했다. 기 사장은 전략경영본부 사장과 함께 금호미쓰이화학, 아스공항, 금호개발상사 사장도 겸임하게 됐다.
오남수 전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대우건설 인수 후폭풍과 계열사 워크아웃 등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금호 컨트롤타워’에서 내려왔다. 이에 따라 오 전 사장의 바통을 넘겨받은 기 사장이 앞으로 뼈를 깎는 그룹 구조조정을 지휘한다.
그룹 안팎에선 기 사장이 위기에 빠진 그룹의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대한 빠른 해결책을 마련할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또 박삼구 명예회장 등 불안한 오너 일가의 경영권 문제도 적절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기 사장은 ‘재무통’이다. 1976년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금호실업 자금부에 입사해, 아시아나항공 재무부문 상무, 아시아나컨트리클럽 부사장, 금호폴리켐 사장,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을 지냈다. 금호실업 사원 시절 하루 1건씩 아이디어를 제안, 환가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제안을 낸 공로로 입사 1년6개월 만에 그룹 부회장 상을 받는 등 재무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 왔다.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아 임원수 20% 감축, 임원 임금 20% 삭감 등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