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까지 20분…최고 위성도시 어디?

경기권 ‘골드라인’리스트

최근 교통의 개선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은 ‘분양상품’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가치’는 서울 접근성이 얼마나 좋거나 좋아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도권 지역에서 교통이 개선되면 서울로의 출·퇴근 수요층이 증가하기 때문에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과 가까운 부동산의 값이 비싸게 평가받게 된다.


서울 이웃 접근성 우수한 지역 관심↑
상품 투자가치 달라…가까울수록 값↑

서울의 핵심 지역 곳곳을 연결해주는 노선과 도로들이 속속 연장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4호선 연장선, 5호선 연장선, 8호선 연장선, 신분당선 연장선, 김포도시철도, GTX,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 교통호재로 서울 접근성의 개선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엔 얼마나 영향을 주었을까.

지하철 뚫리고
40만원→45만원

2012년 10월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역〜부평구청역)이 개통되고 지난해 11월 분당선 수원구간이 연장되면서 인천·부천 등 수도권 서부권과 수원·용인 등 남부권의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돼 지역 상권과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을 했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의 개통으로 상동역·중동역과 부천시청역 주변 상권이 들썩거렸다.
아파트 전세가는 물론이고 상가 매매가가 동반 상승했다. 상가의 경우 3.3㎡당 4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올랐다. 유동인구가 증가해 역 근처 오피스텔 수요가 늘면서 월 40만원선인 오피스텔 임대료가 45만원선으로 5만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11월 개통한 분당선 수원 연장구간인 3개 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승하차 기준)은 2만4833명으로 지하철 이용 시민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세권 공시지가는 망포역 부근 기준으로 2010년 대비 최고 6.9% 올랐다. 망포역 주변에선 최근 굵직한 상가 건물도 거래됐다. 망포역 바로 앞에 위치한 대지 770.7㎡, 연면적 985.6㎡인 2층 건물이 64억여원에 팔렸다. 수원시청역, 매교역, 매탄권선역 등 지하철역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이 일대 아파트와 상가 등 매매가는 약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시 = 경기도 하남시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및 송파구에 접해 있다. 서울의 동쪽 관문이며,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는 주민이 많다. 하남시 인구는 2013년 말 기준으로 약 15만명이고, 2020년에는 약 30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남시는 지하철 5호선 연장 수혜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중 시작되는 5호선 하남선 연장사업은 총 사업비 1조550여억원이 투입돼 5개 공구로 나눠 추진된다.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과의 접근성이 더욱 향상되고 미사강변도시 및 기존시가지 주민들도 지하철을 이용하기가 편리해진다.
▲광명시 =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서울 강남지역의 동선간 연결도로인 남부순환로와 올림픽대로의 교통량을 분산 처리하고 기존 개통된 강북의 내부순환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연계해 서울특별시의 통합도시고속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성산대교 남단에서 강남구 수서동 일원 나들목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34.8km 구간으로 그 중 1단계 동남부구간(금천구 독산동〜강남구 수서동)이 2016년 준공 예정이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광명, 금천에서 강남으로 20분대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산 신도시 = 국토교통부는 최근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동탄〜수서선과 이어지는 일산〜삼성 GTX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탄2신도시, 삼성역 일대, 고양 일산, 삼송지구 등 상권이 수혜지역을 꼽히고 있다. GTX는 지하 40〜50m에 건설된 터널 속을 최고 시속 200㎞, 평균 시속 100㎞로 달리게 된다. 따라서 GTX가 개통되면 일산에서 동탄까지는 40분 만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GTX의 개통으로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가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교통여건 체크
개발호재 따져야


▲고양 삼송지구 = 서울시가 신분당선 연장선을 경기도 삼송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삼송지구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분당선은 현재 강남역에서 분당 정자역까지 운행 중이다. 정자〜광교 구간이 2016년 개통 예정이다. 강남〜동빙고〜광화문〜은평뉴타운〜삼송을 있는 추가 연장 구간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분당선 연장선이 연결되면 삼송에서 강남까지 35분으로 현재(57분)보다 22분이나 짧아진다.
▲남양주 별내신도시 = 지하철 8호선 연장구간은 현재 종점인 암사역에서 한강지하터널을 건너 구리를 거쳐 경춘선 별내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별내신도시에서 도심을 거치지 않고 서울 강남까지 직접 출퇴근이 가능하다. 2014년 착공 해 2017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지하철 4호선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신도시를 거쳐 오남·진접택지지구 세 개 구간을 잇는 사업이다. 개통되면 서울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진접지구까지 13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2014년 연말 착공해 2019년 개통 예정이다.
▲김포 한강신도시 = ‘김포골드라인’은 지난해 공모에 의해 확정된 김포도시철도의 정식 명칭이다. 한강신도시〜걸포·북변〜사우(김포시청)〜풍무〜고촌〜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경전철이다. 지난 2월26일 착공한 김포도시철도는 23.63㎞ 전 구간을 지하로 잇는 사업으로, 차량기지 1개소 외에 9개 역이 신설된다. 2018년 11월 개통예정이다. 골드라인이 완공되면 현재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까지 차량으로 50분 걸리던 시간이 28분으로 단축된다. 또 5호선, 9호선 공항철도와 환승이 가능해져 9호선 급행 환승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강남까지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화성 동탄2신도시 = 동탄2신도시는 경기도 화성시 석우동, 반송동, 동탄면 일원의 택지개발 사업으로서 면적은 2400만㎡에 달한다.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동탄1신도시의 3배 정도로 규모가 크다. 수도권 남부 거점도시로 개발되는 만큼 교통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제2외곽순환도로, 제2경부고속도로를 연장하고 서울 강남까지 이어지는 광역급행철도(GTX)와 광교·오산까지 연결되는 신교통수단도 만들어진다. KTX, GTX 착공 등의 개발 재료가 있으며 서울 강남까지 20분 내에 주파 가능한 GTX 동탄역은 수서〜동탄 구간이 올해 하반기 정거장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20년쯤 개통될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에서 입지만큼 중요한 것이 교통여건이다”며 “더불어 교통편이 개선되더라도 현장과 신설 교통여건과의 도보상 거리를 확인하고 인근에 편의시설 확보 여부 및 개발호재의 진행상황 등을 따져본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분양(예정) 중인 부동산 상품들이다.

광명·하남 주목
삼송·별내 인기

▲하남 수산물복합단지 상가 = 경기 하남시 풍산동 245-3번지 일대에 대규모 수산물 복합상가인 ‘하남수산물복합단지’가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대지면적 1만8156㎡ 부지에 연면적 2만7273㎡ 규모로 지상 3〜4층 5개 단지, 건물 15개동으로 건립된다. 206개 점포와 28세대의 공동주택으로 구성된다.
상가 건물에는 수산물 도·소매점, 일반음식점, 편의점, 스크린골프장, 커피전문점, 노래방, 냉동창고,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남수산물복합단지는 전국 최대 규모의 최신시설의 수산물 특화 복합단지로 한곳에서 모든 것(먹을거리·공연·문화)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복합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점은 2014년 4월 예정에 있다.

▲광명 행운드림프라자 상가 =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1380번지(구 지번) 일대 광명 행운드림 프라자를 4월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다. 지하 3층〜지하 2층은 주차장으로 지하 1층〜지상 4층은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주차대수는 자주식으로 54대(법정:35대)다. 층별 추천업종은 지하 1층 대형마트, 지상 1층은 약국, 편의점, 문구점, 이동통신대리점, 은행CD기, 부동산중개업소,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이다. 2층은 금융기관, 전문식당가, 미용실 등, 3〜4층은 병의원, 학원 등이다.
행운드림프라자는 역세권 휴먼시아택지지구 약 4500세대 초입길에 위치해 있으며 4거리 코너입지다. 3.3㎡당 분양가는 650만〜3200만원(VAT별도)선으로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 조건이다. 인근에 분양한 상가들의 3.3㎡당 분양가가 1층 기준 2800만〜4000만원(VAT별도)선임을 감안하면, 최대 3.3㎡당 800만원가량 저렴하다. 2014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일산 요진와이시티 = 아파트뿐 아니라 교육시설과 업무시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이 한곳에 모인 원스톱 복합주거단지가 경기 일산에 들어선다. 요진건설산업이 일산동구 백석동 일대에 공급 중인 일산 요진와이시티가 그 주인공.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59층 규모로 주상복합 아파트 6개동 총 2404가구와 오피스텔 348실로 이뤄졌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전용면적 59〜244㎡로 이뤄졌으며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85㎡ 이하 중소형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156〜244㎡ 28가구는 펜트하우스로 구성했다. 기존 초고층 주상복합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환기 및 통풍 문제를 맞통풍구조, 개별환기시스템, 복층유리 이중창 설치 등으로 해결했다.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설계해 채광성을 높였으며 취향에 따라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16개 평면으로 다양화했다. 또 층간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기준보다 70㎜ 두꺼운 250㎜ 슬래브와 30㎜ 완충재를 적용했다.
지하철 3호선 백석역이 도보 3분 거리다. 광화문, 강남, 파주, 인천 등 서울과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광역버스도 단지 앞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풍부한 편의시설도 자랑거리다. 단지 내에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뮤지컬·연극을 공연하는 공연장, 오픈공연장, 미술관 등이 계획되고 있다. 이 밖에 고양종합터미널, 홈플러스, 메가박스, 이마트, 일산병원, 호수공원, 백석근린공원 등이 가까워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교육시설로는 백신초·중·고, 호수초, 금계초, 백석초, 백마고, 백석고 등 우수한 학군이 조성돼 있다. 입주는 2016년 6월 예정이다. 

▲삼송지구 삼송동원로얄듀크 = 동원개발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A17블록에 ‘삼송로얄듀크’의 잔여세대를 분양 중이다. 고양 삼송택지지구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인접해 있어 서울생활권과 다름없는 지역이다. 서울은평〜지축〜삼송〜화정〜고양일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부 수도권 신주거벨트의 최중심도시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걸어서 7분 만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로 통일로IC가 차로 4분, 통일로를 차로 1분이면 진입할 수 있어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이 쉽다. 단지 인근에 원흥역도 공사 중이다. 2014년 착공을 목표로 GTX(대심도철도)가 추진돼 향후 서울 강남권까지 2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교통환경이 꾸준하게 개선된다.
동원로얄듀크는 용적률 169%를 적용해 지상 17〜21층 10개동, 총 598가구(전용면적 기준 84.97㎡ 101가구, 84.96㎡ 199가구, 110.91㎡ 100가구, 116.51㎡ 198가구)로 구성됐다. 10개동 모두 남동, 남서향으로 배치됐다. 남동향으로 배치된 라인들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 2만여㎡에 달하는 근린공원이 있고 단지 3면이 자연녹지로 둘러싸여 있다. 이 아파트는 ‘어린이 놀이터 우범화 방지 설계’ 등을 적용해 어린이 놀이터를 단지 어느 곳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장 개방된 장소에 배치했다. 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집 안에서도 TV를 통해 놀이터를 관찰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옆 2만여㎡의 대규모 근린공원이 들어선다.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 녹지와 창릉천, 오금천, 공릉천이 어우러져 있어 친환경적인 아파트라는 점도 메리트다. 교육 여건도 우수하다. 삼송 동산초, 삼송초, 고양중, 고양고, 동산고 등 우수 학군이 인접해 있다. 개발 호재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주변으로 업무 시설인 삼송테크노밸리가 조성 중이다. 단지 인근에 2017년까지 신세계 대형 쇼핑몰도 예정돼 있어 문화, 쇼핑 등의 생활편의시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신규 계약자에게는 대출이자를 3년 동안 대신 내주고 드레스룸, 붙박이장 등을 무료로 설치해 준다.

▲별내신도시 동익미라벨 = 동익건설은 경기 남양주 ‘별내신도시 동익미라벨’의 잔여 가구를 분양 중이다. 별내신도시 A14, 15블록에 건립 중인 동익미라벨은 지하 2층, 지상 8〜15층의 21개동으로 구성된다. 총 80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101㎡ 3가지 타입과 111㎡ 2가지 타입이다. 101㎡는 A타입 231가구, B타입 195가구, C타입 50가구 등이다. 111㎡는 A타입 224가구, B타입 102가구다.

지하철 연장구간 주변 상권 들썩
임대료 오르고 매매가도 10% 상승

별내지구 중심에 위치한 이 단지는 교통환경이 뛰어난 편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경춘선 복선전철, 4호선 연장선과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17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인 지하철 8호선 연장선 호재가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서울외곽순환도로 별내나들목까지 1분이면 진출입이 가능하다. 단지 내부는 공모전으로 설계됐다. 직사각형 둘레에 아파트를 배치하고 단지 안쪽으로 조경을 꾸며 유럽풍 장식 정원, 폭포수 정원 등 테마형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파트 1층에는 유럽형 스트리트형 상가도 활성화되어 있다.
동익미라벨은 8〜15층의 중저층 아파트면서 용적률이 160% 이하여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입주자는 주방에서 10인치 와이드 월패드를 통해 TV 시청과 전화 등을 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형 설계도 눈에 띈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공용부 전기 일부를 충당한다. 여기에다 대기전력 자동차단 장치를 적용해 전자제품 플러그가 콘센트에 꽂혀 있어도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어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즉시 입주가능하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