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폭도 울고 갈 홈앤쇼핑 '유보금' 횡포 고발

중소기업 살리라니까 오히려 목줄 잡고 '슈퍼 갑질'

[일요시사=경제팀] 이창근 기자 = TV홈쇼핑을 통해 일반 잡화를 판매하는 A업체의 대표 김모씨는 최근 ‘홈앤쇼핑’의 재무팀과 얼굴을 붉혀가며 한바탕 입씨름을 치렀다. 홈앤쇼핑에서 방송된 제품의 판매대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정산됐기 때문이다.  제품제조 공장에 지급할 대금과 사무실 임대료, 직원 인건비에 시달리던 김씨로서는 홈앤쇼핑 재무팀에 연유를 물었고, 그 재무팀의 황당한 대답에 화가 났던 것이다. “중소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홈쇼핑 허가를 받은 홈앤쇼핑이 중소기업을 살리기는커녕 목줄을 죄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는 김씨의 사연을 들여다봤다.
 
 
‘홈앤쇼핑’(대표 김기문·강남훈)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보와 소비자 권익 실현이라는 명분 아래 2011년 허가를 받아 2012년 1월부터 방송을 개시한 홈쇼핑업체다. ‘국민MC’ 유재석이 광고모델로 등장하면서 일반인에게 더 친숙해진 업체다.

수수료 아끼려다 
자금난만 생겼다 
 
핵심주주도 중소기업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주식회사, 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 등과 같이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목표 아래 움직이는 주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홈앤쇼핑 사이트 내 경영이념을 보면 ‘홈앤쇼핑이 존재하는 이유와 달성목표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이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추구만이 지향점’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홈앤쇼핑의 출범배경과 경영이념은 김씨에게 ‘새빨간 거짓말’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보다는 중소기업의 희생을 발판삼아 성장하고 있는 최악의 홈쇼핑 채널’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김씨의 이처럼 격앙된 반응은 무엇 때문일까?
 
김씨는 홈앤쇼핑의 대금지급 체계를 문제 삼고 있다.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 않고 영업을 하는 여타 홈쇼핑채널보다 더 악랄한 정산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특히 ‘A/S미정산금’이란 항목을 문제 삼았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을 통해 방송된 제품의 매출에서 가장 먼저 제하는 것이 홈쇼핑 채널의 수수료다.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GS홈쇼핑, NS홈쇼핑 등등 각 채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37∼40% 선.
 
이에 비해 홈앤쇼핑은 30∼33% 수준이다. 나름 여타 업체보다 중소협력사를 배려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상품주문에 따른 배송비 및 반품처리 비용을 감안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여타 홈쇼핑 채널은 배송 및 반품 처리비용이 수수료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홈앤쇼핑은 이와 관련된 비용을 업체부담으로 별도 정산하는 방식이다.
 
통상 배송 및 반품처리 비용이 매출액의 5%선이라고 하니 홈앤쇼핑의 실질적인 수수료는 30∼33%가 아니라 35∼38% 수준인 셈이다. 여타 홈쇼핑과 비교할 때 1∼2% 차이에 불과하고, 그나마 판매단가가 낮은 상품은 택배수량이 많아져 물류비가 늘어나면 사실상 수수료 차이가 없어진다. 이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한 푼이 아쉬운 협력사 입장에서는 작은 수수료 격차를 소중히 생각하고 홈앤쇼핑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의 매출이 1억원 정도 발생하면 여타 홈쇼핑의 경우는 대략 6000만원(수수료 40% 기준)이 협력사의 공급가액이 된다. 홈앤쇼핑의 케이스는 6700만원(수수료 33% 기준)에서 물류비 500만원(매출의 5%)을 뺀 6200만원 정도가 업체가 받을 돈, 즉 ‘공급가액’이다. 
 
이 ‘공급가액’에서 ‘유보금’이 차감된다. 유보금이란, 판매된 제품이 제품의 하자나 A/S, 고객의 요구에 의해 기한 내 반품될 것을 대비하여 홈쇼핑채널이 지급을 유예하고 있는 돈이다. 이 유보금의 비율은 판매품목에 따라 달라진다.
 

반품율이 높은 의류의 경우는 대략 30% 선에서 유보율이 책정되고, 잡화처럼 반품율이 낮은 품목은 20∼25% 내외로 유보율을 잡는 게 통상적인 업계의 수준이다. 잡화를 취급한 김씨의 케이스라면 유보율을 20% 수준으로 계산할 수 있겠다. 업계 평균 유보율 20%를 반영하여 협력업체가 받아야 할 금액을 계산해보면 일반 홈쇼핑의 경우는 4800만원(6000만원의 20% 차감)이고, 홈앤쇼핑의 경우는 4960만원(6200만원의 20% 차감)이 된다.

   

배송 건수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계산만 한다면 160만원 차이다. 매출액 대비 1.6%다. 여타 홈쇼핑보다 160만원이나 더 지급한다는 점이 중소기업을 위한 채널이라는 홈앤쇼핑의 명분이 되고 있다. 홈쇼핑 수수료 관련 이슈가 나오면 홈앤쇼핑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김씨 등과 같이 영세 협력업체가 홈앤쇼핑과 거래하고자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타 홈쇼핑보다 조금이라도 수수료가 작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수수료가 낮은 홈앤쇼핑에 대해 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까?
 
원인은 A/S미정산이라는 항목 때문이다. 홈앤쇼핑에서만 채택되고 있는 A/S미정산이란 항목은 전체 매출에서 홈쇼핑 수수료를 제한 ‘지급금액’에서 1차로 ‘유보금’ 20%를 제하고, 추가로 ‘지급금액’의 20% 안밖을 차감하여 보유하는 금액이다. 결국, 협력사는 자신이 받아야 할 금액의 최소 40% 이상을 홈앤쇼핑의 계좌에 남겨둬야 하는 것이다. 

“자금 때문에
피 바짝 말라”
 
A/S미정산이라는 항목이 개입되면 홈앤쇼핑이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명분이 사라진다. 매출이 1억원일 때, 홈앤쇼핑 계산법에 의하면 홈쇼핑 수수료 33%(3300만원)를 뗀 협력사 공급가액 6700만원 중 물류비 500만원을 제하고, 나머지 ‘지급금액’ 6200만원에서 유보금 명목으로 1240만원, 다시 A/S미정산금 명목으로 1240만원 등 도합 2480만원을 지급 보류한다. 최종 지급금액은 3720만원이다. 이는 수수료와 유보금만 제외하고 지급하는 여타 홈쇼핑의 ‘지급금액’ 4500만원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이다.
 
문제는 최종 지급금액의 격차만이 아니다. 외상담보대출 문제가 남았다. 통상 홈쇼핑은 매월 말일까지 영업마감해서 다음달 25일에 대금 정산을 하는 구조다. 4월1일에 홈쇼핑 방송을 해서 매출이 발생하면 5월25일까지 돈 한 푼 못 받고 기다려야 한다. 협력업체로서는 괴로운 시간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바로 ‘외담대’, 외상담보대출이다.
 
쉽게 말하면 홈쇼핑에서 협력업체에게 은행에서 할인받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전자어음 형태로 발행하는 매출채권이 바로 ‘외담대’다. 이 외담대 비율은 GS나 롯데, 현대홈쇼핑 등 대부분 ‘지급금액’의 70% 정도인데 비해 홈앤쇼핑은 50% 수준이다. 외담대를 제외한  ‘지급금액’의 잔액 30%와 50%는 익월 25일에 각각 현금 정산된다. 
 
때가 어느 때인데…'상생' 새빨간 거짓말  
이상한 지급체계에 중소협력업체만 곡소리
 
무수한 업체들이 홈쇼핑이 책정한 ‘지급금액’ 규모와 ‘외담대’ 비율에 민감한 것도 이런 이유다. 늘상 제품 생산비용과 각종 인건비, 유지비에 목마른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수수료 외에 유보되는 비율이 낮을수록, 또 외담대의 비율이 높을수록 협력업체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을 감안해보면 홈앤쇼핑에 격앙된 목소리를 내는 김씨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김씨가 외담대로 할인받아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일반 홈쇼핑의 경우 3150만원(지급금액 4500만원의 70%)인 반면 홈앤쇼핑의 외담대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은 1860만원에 불과하다. 김씨가 홈앤쇼핑 재무팀에게 “예상보다 1290만원이나 덜 들어왔다”고 따져 묻게 된 배경이다. 
 
 
이러한 격차는 결국 홈앤쇼핑이 유보금 외에 추가로 공제한 A/S미정산금이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전체 지급금액에서 유보금을 잡은 데다 추가로 A/S미정산금 까지 차감하니 외담대 할 수 있는 파이 자체가 작아지고, 게다가 외담대 비율마저 50%에 불과하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자금운용이 곤란해지는 것이다.
 

김씨와 같이 홈앤쇼핑과 거래해 온 박모씨, 최모씨 등이 “홈앤쇼핑이 돈 때문에 피가 말라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이런 정산체계를 가지고 중소기업과 상생하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특히 박씨는 “이처럼 설립목적과 반대로 운영할 거라면 아예 홈앤쇼핑의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밥값 떼고 식대 
명목으로 또 떼
 
도대체 홈앤쇼핑이 유보금 외에 공제하는 A/S미정산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한 취재과정에서 홈앤쇼핑 관계자는 “A/S미정산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표준계약서에 들어있는 내용”이며, “계약 당시 전부 고지하고 협력사와 합의하에 작성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협력업체로부터 넘겨받은 홈앤쇼핑의 표준거래계약서 속에는 실제로 ‘A/S미정산’ 항목이 기재되어 있다. ‘홈앤쇼핑과 협력사의 합의로 반품 또는 A/S에 필요한 금액을 책정할 수 있음’이 적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계약서에 명시된 ‘반품과 A/S를 위해’ 라는 대목은 업계에서 말하는 ‘유보금’과 성격이 동일했다. 또한 계약서 내에는 A/S미정산에 대한 필요성과 항목에 대한 정의는 규명되어 있으나 ‘유보금’에 대한 별도의 항목과 정의는 존재하지 않았다. 홈앤쇼핑에서 말하는 A/S미정산이란 곧 업계에서 말하는 ‘유보금’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홈앤쇼핑은 반품과 A/S를 위한 금액으로 유보금 혹은 A/S미정산 항목으로 한 번만 차감해야 옳다. 같은 목적으로 항목만 달리해서 두 번 차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김씨의 같은 목적으로 두 번 차감하고 있음을 거듭 주장했다.
 
홈앤쇼핑이 사업을 개시한 지 3년째임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다. 제보자인 김씨가 잘못 안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에 대해 김씨 등은 자신의 접속코드로 홈앤쇼핑의 SCM(공급망관리 시스템)을 보여주었다.
 
홈앤쇼핑의 SCM을 보면 ‘당월예상매출’ 옆에 ‘당월A/S미정산’과 함께 ‘유보액’ 항목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 전산시스템 자체가 두 개의 항목에 대해 유보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것이다. 이는 영업개시 후 지금까지 모든 거래에 있어 홈앤쇼핑이 ‘반품과 A/S를 위한’ 명분으로 업계서 부르는 유보금과 자신들이 지칭하는 A/S미정산금을 떼 왔음을 나타내고 있다. 눈으로 보고도 쉽게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이 부분에 대한 홈앤쇼핑의 입장을 들어봤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A/S미정산 항목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계약서 내에 A/S미정산 관련 내용이 들어있고, 법규에 따라 40일 내에 유보한 금액을 지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보금을 또 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홈앤쇼핑 입장은 “반품율이 높아 유보금 한도를 넘는 경우에 거래업체와 협의 하에 정한다. 업체와 협의만 되면 상관없는 부분”이라는 것. 항목이야 어찌됐든 “40일 내에 지급을 안 한다면 모를까 기한 내에 업체에 지급하는 이상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마치 살림 빠듯한 직장인들에게 ‘아까는 밥값이고, 이번 건 식대’라고 하면서 ‘연말정산에서 다 돌려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말과 같았다.
 
“다른 홈쇼핑 업체들은 유보금 항목 하나로 처리하고 있다”고 반문해도 반응은 마찬가지 였다. 그러면서 “다른 홈쇼핑 역시 다양한 항목으로 (유보금을) 잡거나 유보금 자체를 더 높여 잡는다”며 “다른 업체도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업계가 관행적으로 이런저런 명분으로 협력업체에 지급할 대급을 유보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말로만 상생·동반성장
황당한 명목으로 압박
 
과연 다른 홈쇼핑 업체도 ‘밥값’과 ‘식대’를 따로따로 챙기고 있을까? 김씨 등의 협조로 여타 홈쇼핑 업체의 SCM을 들여다보았지만 모두 반품과 A/S에 대한 부분은 유보금 하나로 갈음하고 있었다. SCM 코드가 없는 홈쇼핑 업체는 직접 통화를 해서 확인해 본 결과도 마찬가지다. 한결같이 “수수료와 유보금을 제외하고는 다른 명목으로 협력업체의 대금지급을 유예하고 있는 항목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타 홈쇼핑 업체와의 접촉을 통해 유보되는 항목과 비율을 파악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김씨 등은 “홈앤쇼핑만 유보금에다 A/S미정산금을 또 뗀다. 다른 업체는 안 그렇다. 돈 줄 사람보다 그 돈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더 잘 알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의구심 섞인 시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홈앤쇼핑이 유보금과 A/S미정산 명목으로 쥐고 있는 자금의 규모가 수천억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홈앤쇼핑 관계자의 말처럼 금년 예상 매출액이 1조5000억원 규모에 도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수료 33%를 뺀 나머지 1조원 중에서 유보금 20%, A/S미정산금 20%를 합하면 대략 4000억원 정도의 운영자금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물론 홈앤쇼핑이 이들 유보금을 보유할 수 있는 기간이 업체당 40일을 넘을 수 없고, 실제로 발생하는 반품과 A/S비용 요소 등을 추가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지만 협력업체에게 지급되어야 할 돈을 황당한 명목으로 홈앤쇼핑이 쥐고 있다는 부분만큼은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내 돈 가지고 왜
자기들이 난리야”
 
만약, 유보금과 A/S미정산 계정으로 쥐고 있는 금액의 평균잔액이 4000억원이 아닌 1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해도 홈앤쇼핑이 얻어가는 효과는 작은 게 아니다. 일반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1000억원 가량을 조달하려면 2000억원 상당의 담보를 넣고 예금금리 이상의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데 협력업체에게 지급을 유보한 자금은 이런 부담이 전혀 없는 돈이다. 게다가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 수준의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반품과 A/S를 위해 따로 떼어놓는 밥값(A/S미정산금)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식대(유보금)를 또 떼서 굴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는 김씨의 말에 박 씨 등이 “중소기업은 하루하루 자금난에 피가 마르는데, 홈앤쇼핑은 다른 홈쇼핑에는 없는 항목까지 만들어 목줄을 죄고 있으면서 상생을 입에 올리고 있다”고 맞장구를 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씨 등은 홈앤쇼핑이 진짜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하고자 한다면 시급히 지금의 대금정산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소한 밥값 떼고, 식대 또 떼는 옥상옥 작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지급유예 되는 대금의 규모도 줄고, 외상담보대출의 비율을 여타 홈쇼핑 업체와 같이 70% 수준으로 높인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져도 겨우 다른 홈쇼핑 업체와 같은 출발 선상에 서는 것일 뿐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다른 홈쇼핑 채널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조금 작다는 점만 앞세우고 뒤로는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조인다면 ‘동반성장’의 ‘동’자도 꺼낼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협력업체들의 지적에 대해 홈앤쇼핑은 진지한 검토와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로부터 외면 받는 홈쇼핑의 미래가 밝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홈앤쇼핑 스스로가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타의에 교정되는 사태를 맞을 공산이 크다.
 
<일요시사>가 본 건과 관련해 국회 중소기업 관련 상임위의 여야 의원들을 접촉해본 결과 한결같이 “홈앤쇼핑이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중소기업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면 반드시 개선시켜야 할 사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추후 세월호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국정감사를 통해 중기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물론 기업은행, 중소기업물류센터 등 관계기관 모두의 해명과 개선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을 살려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태는 반드시 시정시키겠다는 것이다. 
 
한편, 2013년 홈앤쇼핑 영업이익 784억원 중 이자수익은 74억원이었다. 이 중에는 수수료와 A/S미정산금 외에도 협력업체에게 지급했어야 유보금에 대한 이자도 포함되어 있다. “내 돈 가지고 왜 지들이 굴리고 난리입니까?”라는 협력업체의 반문에 상생과 동반성장을 외치는 홈앤쇼핑의 해명이 궁금한 대목이다. 
 
 
<manchoice@ezyeconomy.com>
 
 
<기사 속 기사> 홈쇼핑 수수료 실태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가 평균 34%로 백화점 판매수수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 TV홈쇼핑사가 자체 제정한 표준거래계약서 내용과 배치되는 것으로 업계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지난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6개사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로 지난 2012년(33.9%)보다 0.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백화점 상위 3개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28.95%에서 28.87%로 내렸다. 
 
TV홈쇼핑 업계 매출 증가율은 10%대를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즉 전체 파이는 커졌지만 납품업체가 챙겨가는 수익의 비율은 거꾸로 줄어든 셈이다. 중소납품업체들은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홈쇼핑사의 횡포를 감수해야 했다. 업체 수수료는 의류 품목이 평균36∼40%대로 가장 높았으며, 개별 상품별로는 수수료율 40%를 넘는 품목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선 최고 수수료율이 50% 가까운 품목도 적지 않았다.
 
최근 납품비리가 불거진 롯데홈쇼핑의 경우는 대기업에 27.8%, 중소기업에 35.2%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업체 간 차별 논란을 빚었다. 특히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타임’의 경우는 납품업자가 상품을 노출시키기 위해 MD(구매담당자)와 임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등 고질적인 비리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석>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