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 고인의 유지를 잇고 있는 이희호 여사가 최근 근황을 전했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달 29일 “혼자되니 말할 수 없이 외롭다”면서 “사람들이 아무리 옆에 있어줘도 마음이 텅 빈 듯하다. 매주 두 차례 현충원을 찾아가지만 그저 꿈인 것만 같다”는 말로 김 전 대통령을 떠나보낸 심경을 토로했다.
이 여사는 가장 힘들었던 때로 김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이었던 37일간을 꼽았다. 그는 “남편이 처음 입원했을 때는 가벼운 폐렴 증상이라 곧 훌훌 털고 일어나실 줄로 믿었다”면서 “중환자실에서 통증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약을 써서 수면상태가 지속됐기 때문에 대화도 나눌 수 없었다. 차가운 남편 손발에 장갑과 양말을 짜서 끼워주는 일밖에 못했다. 내가 무력하게 느껴졌지만,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고 마지막 떠나시는 길을 잘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잇기 위한 여러 계획도 밝혔다. 그는 김대중평화센터와 관련, “그동안 해온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사업을 계속하면서 빈곤퇴치 분야의 일도 해볼 생각”이라며 “소외되고 어렵게 사는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6·15 선언 10주년을 기념해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이 여사는 또 “간혹 우리 내외의 비자금이 어떻다, 재산이 어떻다 하는 얘기도 나온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일이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어이가 없다”면서 “올 초 상속과 관련된 문제도 정리해서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