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인맥 - 스타군단 <울학교 이티> 시사에 몰린 이유는?

어느 조직이나 사적인 친분을 교류하는 모임이 있게 마련이다. 학연(學緣), 지연(地緣), 혈연(血緣) 등 각종 연으로 맺어진 사모임이 있는가 하면 같은 생각과 취미 등의 공통분모를 계기로 돈독한 정을 쌓는 사람들도 많다.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채 물밑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모임이 존재한다. 특히 이들 가운데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사이의 유대 관계인 학맥(學脈)과 소위 ‘라인’으로 불리는 인맥(人脈)은 연예계 활동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의 파워를 지니고 있다.

‘기쁘냐? 나도 기쁘다’

드라마 <식객>의 김래원, ‘천데렐라’ 이천희, 차태현 등 연예계 스타들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린보이’ 박태환,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까지. 각계를 망라하는 스타 군단이 영화 <울학교 이티> VIP 시사회장에 몰려들어 화제다.
최근 한국영화의 극심한 침체로 연예계 스타 등 유명 인사들을 따로 초청하는 VIP 시사회의 규모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아예 예산 절감을 위해 VIP 시사를 생략하는 영화들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막상 영화 홍보를 위해 VIP 시사회를 개최했으나 스타들이 거의 모이지 않을 경우의 위험 부담도 규모 축소에 한 몫을 했다. 유독 이 영화에 스타들이 몰려든 이유는 무엇일까.

박경림 결혼식에 히딩크 전 감독
이명박 대통령 등 하객 다양

연예계에서 마당발로 유명한 주연배우 김수로와 이한위 덕분이라는 게 영화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김수로는 졸업 후 매년 찾아가 인사를 드린다는 고교 은사를 직접 모셨을 뿐 아니라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천희 등 숱한 동료, 선후배를 시사회장으로 부르는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연예계의 훈훈한 맏형 이한위도 마찬가지.
박태환의 경우 친누나가 <울학교 이티>의 배급사에 근무하는 인연으로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선균, 오만석, 김성은, 이병준, 문세윤 등도 시종일관 폭소를 터뜨리며 영화를 관람했다.
연예계 인맥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연예인이 바로 정준호다.
정준호는 안재욱·김선아·김원희·이지훈·강타 등이 소속된 자선 모임 ‘따사모’ 부회장과 김병세·이종원·유태웅·정운택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슈퍼스타즈’ 단장이다. 또한 정웅인·장동직·정흥채 등이 소속된 연예인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원정대장까지 맡았다. 가장 친한 사이에서 요즘은 ‘숙적’으로 발전(?)한 신현준과는 남자 연예인들의 골프 모임인 ‘싱글벙글’에도 같이 속한 사이. 이 모임에는 안성기·한석규·박중훈·배용준 등이 소속됐다. 정준호의 마당발은 연예계에만 미치지 않는다. 야구 스타 박찬호, 전 축구 국가대표 김도훈 등 양 종목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친한 동생’들이다. 한마디로 안 끼는 데가 없는 진정한 마당발이다.
인간관계를 다룬 에세이집 ‘박경림의 사람’을 출간한 박경림도 연예계 마당발이다. 편한 얼굴만큼이나 오지랖이 넓다. 박경림은 지난해 7월 자신의 결혼식에 동료 연예인을 비롯,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등 각계각층의 하객을 불러모은 바 있다. 그를 주축으로 형성된 79클럽은 이효리·이수영·신혜성·이지훈·강타·성시경·이기찬·안재모·송백경 등이 멤버들이다. 이문세·김장훈·전인권 등 선배들과도 막역해 사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S.E.S 바다와도 가깝고 후배로는 장나라와 조인성과 친하다. 박수홍·김용만·노홍철과는 ‘청사랑’(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스포츠 스타들도 인맥 리스트에 올라있다. 야구선수 김병현과 서재응은 미국 유학 시절 친해져 종종 전화 통화를 한다. 또 축구선수 이천수, 골프선수 김미현, 배구선수 김세진과 골고루 친해 꾸준히 연락하는 관계다. 한 소속사 동료인 MC몽·아이비도 절친하다.

김제동, 미녀들의 고민 상담사
여자 아나운서들과도 친목

‘옥주발’ 옥주현도 문어발 인맥을 자랑한다. 탤런트 조여정·박예진과 80년생 동갑내기로 ‘세 자매’로 불릴만큼 절친하다. ‘요가 CEO’ 옥주현이 입문할 당시 박예진·조여정도 한 트레이너로부터 개인 지도를 받으며 요가와 피트니스에서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god의 김태우·손호영과도 넘치는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로는 농구선수 서장훈·김승현과 친분이 두텁다. 송혜교와도 데뷔 초부터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 탤런트 정려원과 이휘재·송은이와도 친분이 깊고 윤다훈·김민종·김보성 등 구세대(?) 연예인과도 친목 모임을 가진다.
김제동은 미녀들의 고민 상담사로 꼽힌다. 이효리·성유리·이수영 등 미녀 스타들의 전화 고민 상담을 해 준다. 소탈한 외모에 아저씨스러운 특유의 푸근함으로 미녀 스타들의 ‘마음 속 빗장문’을 쉽게(?) 연 그는 가수, 스포츠 스타, 연기자, 아나운서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기로 유명하다. 무명 시절 대구구장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했던 인연을 계기로 야구선수 이승엽과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고 가수 윤도현과도 서로의 무명 시절 행사장 사전 MC와 가수로 정을 나눈 인연을 갖고 있다. 강호동·유재석 등 예능프로그램의 내로라하는 남자 진행자들과도 형-동생의 친분으로 두텁게 다져진 사이. 강수정·노현정 등 여자 아나운서들과도 친목 모임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사적인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는 편이다.
‘최진실 사단’(엄정화 이소라 이영자 정선희 홍진경 등)을 비롯해 ‘79클럽’(79년생인 강타 이수영 성시경 이기찬 이효리 신혜성 김동완 등) ‘용띠 클럽’(76년생인 조성모 김종국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 장혁 등) ‘늘푸른회’(노사연 양희은 이성미 이홍렬 조영남 주병진 등) ‘미소회’(트로트 가수들의 모임으로 방실이 김혜연 한혜진 한서경 문희옥 전미경) 등이 있다. 이밖에 골프, 축구, 야구, 농구, 등산 등 같은 취미로 뭉친 모임이라든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개인의 노력으로 인맥을 쌓는 경우도 있지만 연예 활동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인맥도 있다.
방송계에서는 이를 ‘라인’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라인은 특정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생겼거나 같은 기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덕분에 은근슬쩍 ‘한 묶음’으로 분류된 경우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이경규의 ‘규 라인’과 유재석의 ‘유 라인’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데뷔 26년간 쌓아온 내공을 자랑하는 ‘개그계 대부’ 이경규와 절친한 후배들인 강호동 김용만 이윤석 김구라 김창렬 박경림 등이 일명 ‘규 라인’이다. ‘유 라인’은 국민 MC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명수 하하 노홍철 등을 지칭한다.

활동 중 인맥 형성되기도
개그계 ‘규 라인’ ‘유 라인’

개그계에는 유난히 라인이 많은 편이다. 연기자나 가수와 달리 개그맨들은 선·후배의 위계질서가 뚜렷한 편이며 서울 대학로의 공연장 등을 통해 도제(徒弟) 형식으로 실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정찬우 김태균을 축으로 한 ‘컬투 패밀리’(김미려 김재우 이상훈 김세아 등)와 박준형이 이끄는 ‘갈갈이 패밀리’(정종철 오지헌 이수근 김시덕 등)가 대표적이다. 이홍렬이 설립한 연예기획사에 속한 강성범 강유미 등은 ‘홍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말에는 KBS 개그 데뷔 동기인 김용만 박수홍 김국진 김수용 등이 ‘감자꼴 4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마당발’은 대개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성격 좋은 이들로 통용된다. 하지만 연예계 ‘마당발’로 알려졌던 박경림은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내며 인맥을 지나치게 과시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일부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또 최근 박태환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그에 맞춰 이런저런 기사의 주인공이 된 스타들은 박태환을 이용해 마케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 사실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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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