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냐? 나도 기쁘다’
드라마 <식객>의 김래원, ‘천데렐라’ 이천희, 차태현 등 연예계 스타들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린보이’ 박태환,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까지. 각계를 망라하는 스타 군단이 영화 <울학교 이티> VIP 시사회장에 몰려들어 화제다.
최근 한국영화의 극심한 침체로 연예계 스타 등 유명 인사들을 따로 초청하는 VIP 시사회의 규모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아예 예산 절감을 위해 VIP 시사를 생략하는 영화들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막상 영화 홍보를 위해 VIP 시사회를 개최했으나 스타들이 거의 모이지 않을 경우의 위험 부담도 규모 축소에 한 몫을 했다. 유독 이 영화에 스타들이 몰려든 이유는 무엇일까.
박경림 결혼식에 히딩크 전 감독
이명박 대통령 등 하객 다양
연예계에서 마당발로 유명한 주연배우 김수로와 이한위 덕분이라는 게 영화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김수로는 졸업 후 매년 찾아가 인사를 드린다는 고교 은사를 직접 모셨을 뿐 아니라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천희 등 숱한 동료, 선후배를 시사회장으로 부르는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연예계의 훈훈한 맏형 이한위도 마찬가지.
박태환의 경우 친누나가 <울학교 이티>의 배급사에 근무하는 인연으로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선균, 오만석, 김성은, 이병준, 문세윤 등도 시종일관 폭소를 터뜨리며 영화를 관람했다.
연예계 인맥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연예인이 바로 정준호다.
정준호는 안재욱·김선아·김원희·이지훈·강타 등이 소속된 자선 모임 ‘따사모’ 부회장과 김병세·이종원·유태웅·정운택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슈퍼스타즈’ 단장이다. 또한 정웅인·장동직·정흥채 등이 소속된 연예인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원정대장까지 맡았다. 가장 친한 사이에서 요즘은 ‘숙적’으로 발전(?)한 신현준과는 남자 연예인들의 골프 모임인 ‘싱글벙글’에도 같이 속한 사이. 이 모임에는 안성기·한석규·박중훈·배용준 등이 소속됐다. 정준호의 마당발은 연예계에만 미치지 않는다. 야구 스타 박찬호, 전 축구 국가대표 김도훈 등 양 종목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이 ‘친한 동생’들이다. 한마디로 안 끼는 데가 없는 진정한 마당발이다.
인간관계를 다룬 에세이집 ‘박경림의 사람’을 출간한 박경림도 연예계 마당발이다. 편한 얼굴만큼이나 오지랖이 넓다. 박경림은 지난해 7월 자신의 결혼식에 동료 연예인을 비롯,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등 각계각층의 하객을 불러모은 바 있다. 그를 주축으로 형성된 79클럽은 이효리·이수영·신혜성·이지훈·강타·성시경·이기찬·안재모·송백경 등이 멤버들이다. 이문세·김장훈·전인권 등 선배들과도 막역해 사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S.E.S 바다와도 가깝고 후배로는 장나라와 조인성과 친하다. 박수홍·김용만·노홍철과는 ‘청사랑’(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스포츠 스타들도 인맥 리스트에 올라있다. 야구선수 김병현과 서재응은 미국 유학 시절 친해져 종종 전화 통화를 한다. 또 축구선수 이천수, 골프선수 김미현, 배구선수 김세진과 골고루 친해 꾸준히 연락하는 관계다. 한 소속사 동료인 MC몽·아이비도 절친하다.
김제동, 미녀들의 고민 상담사
여자 아나운서들과도 친목
‘옥주발’ 옥주현도 문어발 인맥을 자랑한다. 탤런트 조여정·박예진과 80년생 동갑내기로 ‘세 자매’로 불릴만큼 절친하다. ‘요가 CEO’ 옥주현이 입문할 당시 박예진·조여정도 한 트레이너로부터 개인 지도를 받으며 요가와 피트니스에서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god의 김태우·손호영과도 넘치는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로는 농구선수 서장훈·김승현과 친분이 두텁다. 송혜교와도 데뷔 초부터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 탤런트 정려원과 이휘재·송은이와도 친분이 깊고 윤다훈·김민종·김보성 등 구세대(?) 연예인과도 친목 모임을 가진다.
김제동은 미녀들의 고민 상담사로 꼽힌다. 이효리·성유리·이수영 등 미녀 스타들의 전화 고민 상담을 해 준다. 소탈한 외모에 아저씨스러운 특유의 푸근함으로 미녀 스타들의 ‘마음 속 빗장문’을 쉽게(?) 연 그는 가수, 스포츠 스타, 연기자, 아나운서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기로 유명하다. 무명 시절 대구구장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했던 인연을 계기로 야구선수 이승엽과 절친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고 가수 윤도현과도 서로의 무명 시절 행사장 사전 MC와 가수로 정을 나눈 인연을 갖고 있다. 강호동·유재석 등 예능프로그램의 내로라하는 남자 진행자들과도 형-동생의 친분으로 두텁게 다져진 사이. 강수정·노현정 등 여자 아나운서들과도 친목 모임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사적인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는 편이다.
‘최진실 사단’(엄정화 이소라 이영자 정선희 홍진경 등)을 비롯해 ‘79클럽’(79년생인 강타 이수영 성시경 이기찬 이효리 신혜성 김동완 등) ‘용띠 클럽’(76년생인 조성모 김종국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 장혁 등) ‘늘푸른회’(노사연 양희은 이성미 이홍렬 조영남 주병진 등) ‘미소회’(트로트 가수들의 모임으로 방실이 김혜연 한혜진 한서경 문희옥 전미경) 등이 있다. 이밖에 골프, 축구, 야구, 농구, 등산 등 같은 취미로 뭉친 모임이라든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개인의 노력으로 인맥을 쌓는 경우도 있지만 연예 활동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인맥도 있다.
방송계에서는 이를 ‘라인’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라인은 특정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생겼거나 같은 기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덕분에 은근슬쩍 ‘한 묶음’으로 분류된 경우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이경규의 ‘규 라인’과 유재석의 ‘유 라인’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데뷔 26년간 쌓아온 내공을 자랑하는 ‘개그계 대부’ 이경규와 절친한 후배들인 강호동 김용만 이윤석 김구라 김창렬 박경림 등이 일명 ‘규 라인’이다. ‘유 라인’은 국민 MC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명수 하하 노홍철 등을 지칭한다.
활동 중 인맥 형성되기도
개그계 ‘규 라인’ ‘유 라인’
개그계에는 유난히 라인이 많은 편이다. 연기자나 가수와 달리 개그맨들은 선·후배의 위계질서가 뚜렷한 편이며 서울 대학로의 공연장 등을 통해 도제(徒弟) 형식으로 실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정찬우 김태균을 축으로 한 ‘컬투 패밀리’(김미려 김재우 이상훈 김세아 등)와 박준형이 이끄는 ‘갈갈이 패밀리’(정종철 오지헌 이수근 김시덕 등)가 대표적이다. 이홍렬이 설립한 연예기획사에 속한 강성범 강유미 등은 ‘홍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말에는 KBS 개그 데뷔 동기인 김용만 박수홍 김국진 김수용 등이 ‘감자꼴 4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마당발’은 대개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성격 좋은 이들로 통용된다. 하지만 연예계 ‘마당발’로 알려졌던 박경림은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내며 인맥을 지나치게 과시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일부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또 최근 박태환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그에 맞춰 이런저런 기사의 주인공이 된 스타들은 박태환을 이용해 마케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 사실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