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비판, 밖에선 칭찬 이중고에 ‘끙끙’
이낙연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이 한나라당의 애정공세에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 소속인 이 위원장은 여야 대결 상황에도 불구, 지난 14일 4대강 사업 예산을 포함한 농식품위 예산을 통과시켰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상임위는 예산 예비심사를 충실히 하고 이를 예결위·본회의에 넘겨 최종 확정하는 것이 올바른 국회의 역할”이라며 “국회가 예산안을 놓고 대치 끝에 날치기하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한쪽에서라도 철벽을 허물고 협상의 숨통을 트고 싶었다”고 밝혔다.
농식품위에 넘어온 17조6854억원 중 4대강 관련 예산 4066억원을 통과시킨 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당내에서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그가 의원총회 신상발언을 통해 예산 통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서야 수그러들었다.
문제는 한나라당의 ‘이낙연 띄우기’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원내대표회의에서 “존경스러운 야당 위원장님을 소개하겠다”면서 “(이 위원장이) 여야 합의로 삭감할 것은 삭감하고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다. 더구나 야당 상임위원장으로서 그렇게 한 것은 너무나 훌륭한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성조 정책위원장도 “이 위원장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말로 이날 발언을 시작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합리적인 상임위 운영 통해 4대강 예산을 통과시킨 이 위원장이 당내에서 엄청난 질책을 받은 걸로 알려져 있다”면서 “올곧은 정치인에 대해 제대로 된 찬사를 보내는 발언조차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말로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 같은 여권의 ‘칭찬’은 겨우 진정시킨 당 안팎의 논란을 들쑤시는 것이어서 이 위원장은 속만 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