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⑤> 2009년 연예계 키워드 ‘베스트3’

소송·막장·걸그룹…‘핫이슈’


2009년 연예계에도 수많은 영광과 시련, 좌절과 희망이 뒤섞여 대중과 함께 했다. 숱한 별들이 명멸했고 각종 사건사고에 스타들은 울고 웃었다. 즐거움을 안겨준 화제의 작품들 속에서 많은 말들도 회자됐다. 일요시사는 한 해를 정리하면서 올 연예가의 키워드 ‘베스트3’을 정리해봤다.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끊임없는 법정공방
‘막장드라마’ 모 아니면 도 … 위험한 시청률 도박
소녀시대·브아걸·카라…가요계 대세는 걸그룹


최근 들어 연예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법적 분쟁이다. 한솥밥을 먹던 매니지먼트사와 연예인의 전속계약 분쟁에서부터 초상권이나 저작권 침해, 계약 불이행, 사생활 침해 등 ‘연예인 소송’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법정공방을 벌이는 연예인만 해도 내로라하는 스타급 연예인들이 즐비하다.

<1>법원 담장 위 걷는 연예인들 ‘소송’

가장 큰 이슈는 한류스타 이병헌. KBS 2TV <아이리스>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병헌은 헤어진 여자친구로부터 자신을 속였다는 이유로 지난 8일 손해배상소송을 당했다.
또한 헤어진 여자친구는 지난 10일 이병헌이 불법으로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이병헌 측은 무고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해 맞대응을 하고 있다. 

MBC <선덕여왕> 미실로 큰 인기를 누린 고현정은 지난 8월 드라마 출연 계약금 때문에 5억원대의 소송을 당했다. 고현정은 <선덕여왕> 방송 전부터 <대물>에 출연키로 하고 계약금까지 받았다. 그러나 당초 지난해 SBS 편성 예정이었던 <대물>은 차일피일 편성이 미뤄지며 결국 촬영조차 들어가지 못했고 그 사이 고현정은 <선덕여왕>에 먼저 출연해 대박을 쳤다.

이김프로덕션 측은 이에 고현정을 상대로 계약금과 위약금 5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고 고현정은 2008년 아무런 연예활동을 못 한데다 MBC <내조의 여왕> 등 드라마 3편과 영화 5편의 출연 제의를 거절해야 했다며 맞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현재 양측의 소송은 원만히 합의된 상태다.
인기 스타들의 전속계약관련 분쟁은 1년 내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한류스타로 떠오른 김범은 지난 12월8일 전 소속사 이야기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전속계약 위반에 대해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전속계약을 위반하고 전 소속사 킹콩엔터테인먼트와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이야기엔터테인먼트는 전속계약금으로 1억5000만원을 지급했고 킹콩엔터테인먼트는 두 회사 간의 합병조건으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양측은 전속계약과 합병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법정에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인기그룹 동방신기 3인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소송은 동방신기를 사랑하는 아시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른바 ‘노예계약’으로 시작된 전속계약 분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지난 7월31일 동방신기 3인이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후 4개월 넘게 법적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법원은 먼저 합의를 권고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10월27일 법원은 전속계약 일부 효력정지 판결을 내렸다. 일단은 동방신기 3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SM은 본안 소송 결과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M은 중국 심천 공연을 문제 삼았고 동방신기 3인은 공연 확인서의 사인은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SM은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방신기 3인은 최근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과 관련,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전속계약 문제로 꼬인 실타래는 더욱 복잡하게 꼬여만 가고 있다.

지난 7월31일 윤상현은 전 소속사 엑스타운으로부터 10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전 소속사에 따르면 윤상현은 지난해 MBC <크크섬의 비밀>이 종영되고 난 후 출연료 미정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께 만나기로 했지만 바로 전날 약속을 취소했고 이후 차기작으로 KBS 1TV <집으로 가는 길>의 대본 연습이 끝난 상황에서 12월 중순 회사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도하차하고 전속계약도 파기해 소속사에 피해를 안겼다는 설명이다.

씨야 남규리도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남규리는 씨야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 측과 지난 4월부터 전속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남규리는 소속사와 접촉해 씨야 합류와 가수 활동 여부에 대해 코어콘텐츠미디어와 논의를 벌이면서 화해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복귀를 최종 거부하면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한 연예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한류’ 바람으로 스타 연예인의 수익규모가 ‘움직이는 중소기업’ 급으로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각종 분쟁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MC 김용만은 프랜차이즈 분식업체와의 소송에 휘말렸다. ㈜용만두 측은 최근 김용만의 이름을 딴 만두 체인 사업을 진행하다가 김용만 측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시켜 큰 손해를 입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김용만 측은 사업 참여주체가 불분명하고 비전이 보이지 않아 최종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한류스타 배용준은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관광상품을 판매한 여행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배용준은 지난 7일 여행상품 판매에 자신의 이름과 ‘욘사마’라는 별명을 사용하지 말라며 여행업체 S사를 상대로 1억원의 퍼블리시티권 침해 정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서태지도 소송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의 모습이 들어간 티셔츠를 판매하지 말라며 의류판매업체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서태지컴퍼니는 불법행위로 팬들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2>욕하면서 보는 재미 ‘막장드라마’

‘불륜’ ‘혼전임신’ ‘출생의 비밀’ 등을 소재로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막장드라마’들이 득세한 한 해였다. 웬만한 스토리 구조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갈수록 더 독해질 수밖에 없다.
공감할 수 없는 기억상실 설정이 남발되고 동일인물이 전혀 다른 신분과 얼굴로 둔갑한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시청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 욕하면서 즐기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인 탓이다.

막장드라마의 물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방영돼 논쟁의 불꽃을 태운 SBS <아내의 유혹>이 텄다. 상상 이상의 행동범주를 보여주는 캐릭터와 복수에 복수로 맞서는 억지스런 스토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모양처였던 여자가 남편에게 버림받고 가장 무서운 요부가 돼 예전의 남편을 다시 유혹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복수극이 줄거리지만 우연이나 억지스런 스토리 때문에 방영기간 내내 ‘막장’이란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대신 시청률 대박이란 반대급부를 누리기도 했다.

예상 밖의 해외수출 성과도 이뤘다. 지난해 5월부터 방영돼 올 초 막을 내린 KBS 1TV 일일극 <너는 내 운명> 역시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지만 최고 시청률 43.6%를 기록하는 보상(?)을 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남자판 <아내의 유혹>이다. 동일한 작가가 <아내의 유혹2>를 표방하고 쓴 작품답게 너무나 쏙 빼닮았다. 아내의 복수극 대신 남편의 복수극이란 설정만 빼면 대부분의 스토리구성은 흡사하다.

<아내의 유혹>을 봤던 시청자라면 <천사의 유혹>이 아니라 아예 <남편의 유혹>이 더 현실적이고 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확실하게 달라진 부분도 있다. 여주인공 장서희(구은재)가 얼굴에 점하나만 찍고 어설픈 1인2역을 연기했다면 이번엔 남자주인공 배수빈(안재성)과 한상진(신현우)이 2인1역의 동일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점이다. 전신성형을 통해 얼굴은 물론 목소리까지 바꾸는 설정으로 전작에서 지적된 현실성과 긴장감을 많이 보완한 셈이다.

하지만 자신의 전작을 성별만 바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는 ‘욕을 좀 먹더라도 전작에서 확인된 시청률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건지도 모른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극적 긴장감을 한층 증폭시키고 색다른 인물들 가미해 업그레이드했다고 자기복제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막장’의 굴레를 뒤집어쓴 대가는 챙기고 있다. 첫회 10%의 시청률로 막을 열었지만 주인공 신현우가 성형술을 통해 안재성으로 바뀐 뒤 서서히 복수 모드로 전개되면서 시청률이 20% 가까운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3>걸그룹‘춘추전국시대’

2009년 가요계는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를 보냈다. 지난 1월 소녀시대가 ‘Gee’로 싱그러운 에너지를 뿜어내며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무대를 꽉 채운 9명의 소녀들은 하이힐을 신고 발길질을 해대며 ‘소원을 말해봐’로 다시 한 번 뭇 삼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걸그룹의 ‘엉덩이춤’ ‘시건방춤’ 등이 유행한 것도 올해를 정리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아버님~엉덩이 좋아하시죠~?’라고 당당히 외친 카라의 ‘엉덩이춤’을 보다가 러닝머신에서 굴러 떨어질 뻔한 언니도 있다고 하니 남녀불문 그 춤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팔짱끼고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고개도 한 번씩 꺾어주는 ‘시건방춤’은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신인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대형, 신생 가릴 것 없이 기획사들은 새로운 걸그룹을 선보였다. YG엔터테인먼트의 투애니원과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포미닛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기존 걸그룹의 고정 이미지였던 청순·귀여움의 틀에서 벗어나 파워풀한 모습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포미닛은 특히 가격대비 최대 효과로 각종 대학축제와 행사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에프엑스와 애프터스쿨도 뚜렷한 개성으로 사랑 받았으며 레인보우, 토파즈, 시크릿 등도 걸그룹 열풍에 합류했다.

이러한 현상은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휴대전화, 식료품, 의류, 스포츠 등 각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걸그룹 모셔가기에 매진했다. 특히 치킨 업계에서의 경쟁은 가장 심했다. ‘걸그룹 치킨 전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거의 모든 브랜드가 이들을 모델로 삼았다.
활약상은 연말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골든디스크상 시상식에서 소녀시대가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신인상도 이례적으로 포미닛·티아라 두 걸그룹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MAMA’(엠넷 아시안뮤직어워드)에서도 브라운아이드걸스가 2관왕, 투애니원이 3관왕을 차지했다. 슈퍼주니어·샤이니·2PM·SS501 등 남성 그룹과 김태우·백지영·박효신 등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걸그룹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화려함과 파급력은 약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남성 아이돌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던 가요계에 걸그룹 열풍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소녀 이미지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게 주효했다. 대중이 따라 추고 부르기 쉬운 춤과 노래도 신드롬으로 이어진 한 요인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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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