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②충북 충주-삼화대장간 야장 김명일

그 곳엔 담금질과 두드림의 연금술사가 산다

충주는 예부터 철의 으뜸 생산지였다. 고려시대 몽골에 대승을 거둔 곳도 충주지역으로, 몽골보다 월등한 철제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충주시 무학시장 입구 누리장터에 자리한 ‘삼화대장간’은 60년 넘는 세월 동안 쇠를 녹여 철제기구들을 제작해온 야장(충북 무형문화재 13호)이 운영하는 곳이다. 올해 75세인 도지정 무형문화재 야장 김명일 선생이 직접 제작한 화로에서 쇠를 담금질하는 과정과 다양한 도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고려시대 사찰인 단호사 대웅전에 모셔진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은 철로 제작된 불상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전통무예 택견을 체험할 수 있는 충주시 택견전수관과 충주세계무술박물관이 있는 충주세계무술공원도 함께 돌아보자.

2005년 충북도 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
‘충청 모팔모’ 쇠붙이와 함께한 삶 고스란히

벌겋게 달궈진 화로 앞, 탕탕 망치질하는 소리가 마치 심장을 두드리는 듯하다. 일흔다섯 나이가 무색하게 육중한 망치를 들어 모루를 향해 내리치는 어깨에 기운이 넘친다. 60년 넘는 세월 동안 망치를 놓지 않은 도지정 무형문화재 야장 김명일 (충북 무형문화재 13호) 선생이다.
대장간을 뜻하는 한자 풀무 야(冶), 장인을 뜻하는 장(匠)이 합쳐진 야장은 우리말로 대장장이다. 요즘은 대장간을 만나기 어렵기도 하지만, 옆에서 작업 과정을 지켜보면 달군 쇳덩어리로 도구를 만드는 그에게 ‘장인’이라는 호칭이 붙는 까닭을 알 수 있다.

작은 호미 하나를 만드는 데 20번 가까운 담금질과 1000번이 넘는 망치질이 필요하다. 손잡이를 끼우는 슴베 작업을 하고 마무리하기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기계로 찍어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노력과 시간, 정성이 더해지는 것이다.
고관대작의 안방에 걸리는 장식품도 아니고 값나가는 물건도 아니지만, 모루에 올려놓고 모양을 잡아가는 동안 눈빛에 흐트러짐이 없다. 때로는 거침없고, 때로는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러운 망치질 소리는 묵직하면서도 변화무쌍하다.

풋풋한 봄
장인의 숨결 따라

요즘은 공장 기계를 통해 몇 분 만에 수십 개씩 물건들이 쏟아지지만, 김명일 선생의 삼화대장간에 똑같은 물건은 없다. 모두 하나하나 손으로 제작한 명품이기 때문이다. 호미며 낫, 칼은 물론이고 쇠스랑과 긁개 같은 농사 도구부터 소 목에 거는 도래, 문고리, 화로 같은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원래 대장간 자리에서 누리장터의 현대식 건물 안으로 들어왔지만, 그가 만들어낸 물건들은 화로와 모루 앞을 지킨 세월을 말해주는 듯 한결같이 듬직하고 믿음직스럽다.

손바닥에 박힌 굳은살과 상처마저 보듬어준 시간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마차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재미 삼아 풀무질을 배웠고, 1953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인근 대장간 일을 거들며 용돈을 벌고 취직도 했다. 다른 일을 하리라 마음먹고 입대했지만, 육군 무기 보급창에 배치되어 또다시 철을 녹이고 두드리며 3년을 보냈다. 야장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오는 동안 호기롭던 청년은 백발이 되었지만, 여전히 망치를 들고 모루 앞에 선다. 아버지의 마차 공장에서 사용하던 모루며 바이스 같은 도구와 연장도 함께 나이를 먹었지만, 그에게는 자랑스러운 가보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대장간도 이제는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농번기가 되어도 사람들은 값싼 중국산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손님이 적어도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물건을 만드는 이유는 자부심 때문이다. 도지정 무형문화재 김명일 선생이 만든 농사도구를 써본 사람은 평생 단골이 된다. 몇 번 쓰면 부러지고 자루가 빠지는 중국산 제품과 달리 삼화대장간의 물건은 튼튼하기로 유명하다.

대장간에 오는 어린 학생들과 함께 망치질 체험도 하고, 앙증맞은 호미를 기념품으로 선물하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다. 책이나 영화에서 보던 대장간을 직접 보고 쇠를 두드리는 이색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 일부러 대장간에 오는 여행자도 많다.

손끝 따라 떠나는
멋의 기행

수십 년 전만 해도 삼화대장간이 있는 달천변을 따라 대장간이 많았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충주에서 생산되는 것 중 으뜸으로 철을 꼽았을 만큼 충주에는 철이 많았다고 한다. 백제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제철 유적지도 여러 곳에서 발굴되었다. 몽골이 고려를 침입했을 때 우수한 철제 무기로 아홉 번 중 여덟 번을 승리한 곳도 충주로 알려졌다. 충주 지역에 유일하게 남은 삼화대장간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까닭이다.
삼화대장간이 있는 달천 변에는 자유시장과 공설시장, 무학시장이 이어져 장터 나들이하기에 그만이다. 의류상과 잡화상이 주를 이루는 자유시장과 순대골목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는 무학시장 사이에 공설시장까지 충주 전통시장 삼총사다.


특히 끝자리 5·10일에 서는 충주풍물시장은 달천변을 따라 350여 개 난전이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무학시장 안에 자리한 반선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던 본가로, 반 사무총장의 학창시절과 부모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 생활 모습 등을 재현했다.

고려시대 사찰 단호사에는 충주가 철의 고장임을 말해주는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이 있다. 조선 숙종 때 중건된 약사전에 모시던 철조여래좌상은 최근 신축된 대웅전으로 옮겨졌다. 흔히 보는 금불상이 아닌 검은빛 철제 불상으로, 긴 눈매와 자연스럽게 표현된 여섯 겹 옷 주름이 특징이다. 
충주시 택견전수관은 전통무예 택견(중요무형문화재 76호)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졌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택견은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었다. 사전에 신청하면 품밟기, 활갯짓, 발질 등 기본 동작을 익히는 수련 체험을 할 수 있다.

세계무술공원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무술과 택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충주세계무술박물관을 중심으로 수석 공원, 돌 미로원, 야외 공연장 등이 함께 있는 복합 공원이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멋진 풍광을 만들어주는 벤치와 미니 도서관도 좋고, 자전거를 빌려 강변길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삼화대장간→무학시장(반선재)→자유시장→충주시 택견전수관→충주세계무술박물관→단호사(철조여래좌상)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삼화대장간→무학시장(반선재)→자유시장→충주시 택견전수관→충주세계무술박물관→단호사(철조여래좌상)→숙박(계명산자연휴양림)
· 둘째 날 : 계명산자연휴양림→종댕이길 걷기→귀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충주문화관광 www.cj100.net/tour
· 충주시 택견전수관 www.taekgyeon.net


문의 전화
·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 충주시청 경제과(무학시장, 오일장 관련) 043)850-6021
· 삼화대장간 043)848-4079
· 충주시 택견전수관 043)850-7304
· 단호사 043)851-7879
· 충주세계무술박물관 043)848-848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충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8:10~23:00)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회(09:30, 15:3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143번 버스 승차, 무학시장 정류장 하차, 누리장터 주차장까지 도보 5분.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서울남부터미널 02)521-8550, www.nambuterminal.co.kr
·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02)2088-2635, www.busterminal.or.kr
· 충주공용버스터미널 043)856-7000, www.cjterminal.co.kr


자가운전 정보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IC→중원대로 따라 약 9km 이동→문화사거리에서 시청·시의회 방면 좌회전→삼원로터리에서 직진→대봉교 건너 우회전→누리장터 주차장


숙박 정보
· 필림 37.2 : 충주시 연원로, 043)842-0515 (굿스테이)
· 계명산자연휴양림 : 충주시 충주호수로, 043)850-7313, http://gmf.cj100.net
· 봉황자연휴양림 : 가금면 수룡봉황길, 043)850-7315, http://bhf.cj100.net
· 호텔 더베이스 : 충주시 호암대로, 043)848-9900, www.hotelthebase.com


식당 정보
· 금능가든횟집 : 송어·향어회, 충주시 국원대로, 043)848-5101, http://kumnung.smphone.kr
· 만나밥집 : 황태해장국, 충주시 동수2길, 043)852-9590
· 신라정 : 장어구이, 충주시 국원대로, 043)845-9591, http://cityfood.co.kr/h9/sinlajeong
· 중앙탑오리집 : 오리백숙, 가금면 중앙탑길, 043)857-5292
· 진풍가든 : 꿩 요리, 살미면 세성로, 043)851-0771


축제와 행사 정보
탄금대, 충주고구려비전시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충주 미륵대원지, 수안보온천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