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대중 vs 이명박 최후전쟁 전모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간의 최후 전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검찰 사정칼날이 야당을 향해 매섭게 몰아치고 있어서다. 민주당에서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민주당과 전·현직 대통령을 향한 표적 수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이미 정치권 주변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전·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만큼 민주당도 ‘큰 건’을 준비 중이라는 의견이 많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통령을 공격할 회심의 카드가 있다는 말이 은밀히 나돈다. 검찰이 쏘아올린 핵폭탄은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간의 최후 전쟁의 ‘신호탄’인 셈이다.



잠잠했던 검찰 사정 칼날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심기는 불편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부터 갖가지 악재가 연일 겹쳤던 것. 쇠고기 정국, 경제위기론에 이어 사정칼날, 이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까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최근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의혹이 검찰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게다가 사돈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나오고 흘러나오고 있다.

조 부사장은 코스닥 기업인 엔디코프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밖에 지난 2월 국가청렴위원회가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조현범 주가조작 의혹
“수사 진행 지지부진”


문제는 이들에 대한 수사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조 부사장은 차익을 챙기고 지분을 처분해버리는 ‘전문 투자꾼’과는 달리 일부 투자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법적 처벌이 애매하다. 게다가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주식 거래에 이용했더라도 증거를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

또한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하게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밝혀낼 것”이라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검찰 주변에서는 조 부사장과 조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검찰이 뚜렷한 물증을 잡아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이 대통령의 친인척 수사의 결과에 시선이 쏠려 있다. 이 대통령의 친인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난무한 가운데 아무런 이득을 챙기지 못한다면 검찰이 야당을 향한 ‘표적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최대 관심거리는 검찰의 전 정권 비리 의혹 24개 확보설. 그 동안 정치권에 나돌았던 ‘표적 수사’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한 언론사를 통해 “청와대 민정 쪽에서 과거 정권 인사들이 연루된 부정부패 사건 24건을 선정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모두 공개된다는 얘기가 있다”며 “비리에 연루된 여권인사들도 사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 정권과 밀착된 기업·법인을 중심으로 고강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강원랜드 비자금 의혹, 러시아 유전게이트의 주역인 전대월씨에 대한 재수사가 참여정부 핵심실세들을 겨냥하고 있다. 게다가 비자금 조성, 횡령 및 사업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정치권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홍경태 전 청와대 총무행정관이 건설공사 수주 외압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홍 전 행정관이 지난 2005년 군산~장항 호안공사, 2006년 영덕~오산 도로 공사를 SK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수주할 수 있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도 ‘표적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프라임그룹이 검찰 수사의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그룹은 DJ 정권 시절 대표적인 수혜그룹으로서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후원자로 알려진 상태다. 따라서 검찰은 프라임그룹의 급속한 성장 배경에 정치권의 로비가 개입되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사실상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을 향한 ‘표적 수사’가 될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호재를 만난 셈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그리고 민주당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판단에서다.

先 이명박 친인척
後 야당 비리 수사


민주당 한 의원은 “검찰에서 전·현직 비리를 캐내고 있지만, 막상 실체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항간에는 S·L 의원이 각종 비리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검찰은 찰떡궁합”이라며 “친인척 비리 수사를 감행하는 것은 야권에 대한 사정 칼날을 매섭게 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 공안조성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한 방책에 불과하다”며 “야당과의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선 이명박 친인척 비리, 후 야당 비리’ 수사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마냥 당하고 있을 민주당이 아니다. 싸움을 걸어온다면 싸움닭으로 변모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사정 칼날이 전·현직 정권으로 ‘정조준’된 만큼 민주당도 이명박 정부를 정조준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를 입증하듯 민주당은 “싸움을 걸어 온 이상 일단 싸워야 하며, 앞만 보고 달리겠다”며 이 대통령을 압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 의혹 목록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민주당 일부 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은밀히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BBK 사건으로 상암동 DMC 특혜 의혹이 묻히면서 이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상암동 DMC 특혜 의혹을 파헤칠 경우 이 대통령 측근 뿐아니라 이 대통령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또한 민주당 내에서 상암동 DMC 특혜 의혹과 관련된 자료와 녹취록 등 갖가지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파일에 포함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 측근 A의원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한 인천 공항 민영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친인척 인사들이 상당한 이득을 챙기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상암동 DMC 특혜 의혹과 인천 공항 민영화 둘러싼 의혹들을 모조리 파헤칠 예정이라는 게 민주당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민주당에서는 국정감사 시점을 계기로 이 자료들을 종합해 이 대통령을 겨냥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야당 반격 시도
“자료 수집 중”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상암동 DMC 특혜 의혹에 이 대통령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칫 섣불리 칼날을 세웠다가는 오히려 민주당이 ‘역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정치권은 서로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검찰 사정을 빌미 삼아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을 압박해 올 경우 민주당은 ‘상암동 DMC 특혜 의혹’, ‘인천공항 민영화를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쳐 맞불을 놓을 태세다.

검찰이 쏘아올린 핵폭탄은 자칫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민주당과 이 대통령과의 싸움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사정을 계기로 정치권에는 극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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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