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비결은 엷은 계파색과 안정감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이 당내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 대변인은 지난해 3월17일 원외에서 대변인으로 영입됐다.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623일 동안 대변인을 지내며 당내 최장수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당내 최장수 대변인은 2004년 3월6일부터 2005년 11월17일까지 622일 동안 재임한 전여옥 의원이었다. 그 뒤를 608일간 대변인을 지낸 나경원 의원(2006년 7월18일~2008년 3월16일)이 따랐다. 조 대변인이 세운 새로운 기록으로 당내 최장수 대변인 1위부터 3위까지 여성 의원들이 차지하게 됐다.
조 대변인의 최장수 기록은 그가 당내에서 얼마만큼 인정받고 있는지 보여준다. 통상 임명권자인 당 대표가 물러나면 대변인도 함께 물러나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대변인은 자신을 임명한 강대섭 전 대표가 물러난 후에도 박희태 전 대표, 정몽준 대표까지 3명의 당 대표를 보좌했다.
조 대변인의 ‘장수 비결’로 정치권은 안정감을 꼽는다. 대선 후 계파 갈등이 계속돼 온 당내 상황 속에서도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정부여당의 목소리를 전했다는 것이다.
조 대변인은 “그동안 총선을 비롯해 워낙 굵직한 일들이 많아 매일 바쁘게 살다 보니까 600일이 넘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연말까지 세종시 건설을 비롯해 4대강 사업, 예산처리,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권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양하게 분출되는 의견을 조율해 건강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당 대변인으로서 거시 정치를 많이 공부했는데 앞으로 지역구를 맡아 직접 지역민들을 만나는 성실한 정치를 하고 싶다”며 “의원 신분으로 문화, 교육, 관광뿐 아니라 해외투자 유치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도 전 대변인의 지역구 의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대변인과 함께 당내 장수 대변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전여옥, 나경원 의원이 비례 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해 대변인을 거치면서 인지도와 정치력을 쌓고 지역구 재선 의원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 여야를 통틀어 최장수 대변인 기록은 박희태 전 대표가 가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정당과 민자당 시절 4년3개월(1988년 12월~1993년 2월)간 당 대변인을 맡아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