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의 정치적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지난 10일 하의도와 목포를 방문했으며 2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관하는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모임에서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일부 인사들의 지방선거 출마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동교동계는 행보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용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고 있다. 동교동계 핵심 인사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김 전 대통령이 동교동계 이름으로 정치하지 말라고 했다”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전 대표는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동교동이라는 이름은 과거 김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을 뜻했지만, 지금은 고인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정서적 의미도 있다”며 “누가 쓰라 쓰지 말아라 할 권리도 없고 주장할 사람도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전 대표는 ‘동교동계’라는 명칭을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따르는 국민들이나 언론이 붙여준 자연발생적 이름, 동교동은 정치 단체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동교동이란 이름이 정치적으로 지속돼 발전해 나간다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철학과 사상을 발전시키는 게 되고 그것이 성공하면 발전되는 것이고, 성공 못하면 없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역할과 관련, “우리는 40여 년 동안 좌절과 재기를 되풀이해 왔고, 이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데 큰 재산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국가와 사회, 지역을 위한 봉사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또한 “역할이라는 건 동교동계였던 사람들 개인의 정치적인 역량에 달려있다”면서도 “앞으로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의견 교환을 얼마든지 할 것”이라고 말해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