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눈총에 하이닉스 인수 포기 선언
비자금 의혹·사돈기업 특혜시비 ‘곤혹’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했다.
효성은 지난 12일 “국가 기간산업을 살려야겠다는 대승적 관점에서 수개월 전부터 인수를 검토했다”면서 “특혜시비가 불거지는 상황이라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효성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미래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던 조 회장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재계는 지난 9월 효성이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계속해서 불거진 MB 사돈그룹 특혜시비가 조 회장의 발목을 붙잡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최근 효성가의 해외부동산 취득을 둘러싼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겹쳐 조 회장을 압박했다.
효성도 일각의 따가운 눈초리가 부담스러웠다는 입장이다.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 철회 발표문을 통해 “당사의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된 특혜시비 등 전혀 사실무근인 시장의 오해와 억측, 루머 등으로 공정한 인수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인수의향을 철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도 효성이 하이닉스를 포기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애초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효성은 기업 인수 시 인수대금뿐만 아니라 9조원 규모의 하이닉스 부채를 떠안아야 했다. 동시에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매년 2~3조원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인수 후에도 효성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