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확산 우려 정부 권고 수용
불꽃축제 취소 다음날 완화 재조정
남영선 ㈜한화 사장이 뿔났다.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한 정부의 강한 권고로 매년 주최한 서울세계문화불꽃축제를 할 수 없이 접었지만 곧바로 정부가 입장을 바꿔 완화된 방침을 내놓은 탓이다.
정부는 지난 2일 연인원 1000명 이상으로 2일 이상 계속되는 축제 및 행사를 원칙적으로 취소한다는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대비 지방자치단체 각종 축제 및 행사 운영지침’을 각 지방자치 단체에 내렸다.
㈜한화는 고민 끝에 지난 10일 “가을마다 약 100만 명의 시민이 함께 보고 즐긴 불꽃축제를 최근 신종플루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감염우려 및 정부의 대규모 지역행사 취소검토 지침에 따라 불가피하게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화와 SBS가 공동주최, 서울시가 후원하는 불꽃축제는 2000년부터 10년째 이어져왔다. 불꽃축제가 외부요인에 의해 취소된 것은 미국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과 북한의 1차 핵실험 사태가 발생한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다.
올해 불꽃축제는 9월26일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 시민공원에서 중국, 캐나다, 한국의 한화 등 3개 국가 팀이 불꽃을 연출할 예정이었다. 각국 팀 초청비 등 행사준비 비용을 이미 지출한 ㈜한화는 이번 불꽃축제 취소로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화의 불꽃축제 취소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1일 정부는 지자체의 실외 축제·행사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는 새로운 운영지침을 다시 내놓았다. 행사 장소가 실내 또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거나 감염예방조치를 시행하기 어려운 행사만 취소나 연기를 권고한 것.
㈜한화는 “일부 비용이 나갔지만 발표대로 불꽃축제 취소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못한 만큼 내년에 더 심혈을 기울여 준비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