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 역
조재현 “봉태규에 딱 맞는 캐릭터”
배우 봉태규가 오는 10월2일부터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공연되는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생애 첫 연극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8일 서울 명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제나 연극 무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사를 까먹는 꿈을 꿀 정도로 부담스럽고 걱정도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초연 때 황정민 선배가 호평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나만의 캐릭터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웃음을 막으려는 검열관에 맞서는 코믹 배우의 처절함과 진지함보다는 치열하게 대드는 모습에서 오히려 귀여움이 묻어나는 장난기 넘치는 무대 위 캐릭터가 그간 팬들이 보아온 봉태규 자신이다.
봉태규는 “단순히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것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 특히 억압됐을 때 폭발하는 감정을 나름대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솔직히 공연일이 다가오면서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길거리에 붙은 포스터에 낙서만 있어도 가슴이 아프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웃음의 대학>의 프로그래머인 조재현은 “봉태규가 가진 코믹함과 악동의 이미지가 마음에 쏙 들어 캐스팅 제안을 했다”며 “봉태규 배역은 지난해 황정민이 연기했었다. 황정민이 매우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연습실에서 본 봉태규의 모습을 보고 지난 작품과 확연히 다른 개성 넘치는 인물이 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황정민은 캐릭터에 비해 나이가 좀 많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군대가는 장면은 내가 봐도 어색했다”며 “봉태규의 경우 맞춤옷처럼 딱 맞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캐스팅 비화에 대한 질문에 봉태규는 “조재현 선배가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얼떨결에 사무실에 가서 ‘좋은 연극 한 편 하자’는 한마디에 대본도 보지 못한 채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이후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상황이나 설정이 너무 완벽한 코미디극이었다. 연극 무대에 서보고 싶었는데 내가 가장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 배역까지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연극 <웃음의 대학>은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모두가 웃음을 잃어버린 삭막한 시대에 공연을 허가받기 위해 검열을 신청하는 극단 ‘웃음의 대학’의 전속 작가(봉태규)와 대본 속 웃음이 있는 장면은 모두 삭제하라고 강요하는 검열관(안석환, 송영창)이 한정된 밀실에서 벌이는 밀고 당기기를 그린 2인극이다.
오는 10월2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