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 투자 핸드볼 전용경기장 조성
지난해 협회장 선출…꾸준한 지원 약속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핸드볼협회장)이 국내 핸드볼계의 오랜 숙원인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조성한다.
최 회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유인촌 장관의 주재로 김주훈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핸드볼 경기장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핸드볼 전용경기장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펜싱경기장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SK그룹은 리모델링 비용 300억원을 전액 부담하고, 2011년 완공 이후 10년간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갖는다. 경기장 운영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맡는다.
연습장, 탈의실, 대기공간 등이 새로 들어서는 이 경기장은 3000∼5000명 수용 규모로, 연간 70일 동안 핸드볼 경기 전용으로 사용된다. 나머지 기간엔 펜싱, 배드민턴, 탁구 등은 물론 각종 공연도 가능한 다목적으로 설계된다.
최 회장은 “민·관이 합심해 조성한 전용경기장은 핸드볼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조성된다”며 “전용경기장이 핸드볼 중흥의 요람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핸드볼은 세계 정상급의 실력에도 마땅한 경기장 하나 없을 정도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당해 왔다. 핸드볼 팀은 훈련 장소가 없어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대학교의 빈 연습장 등을 전전했다. 선수들은 겨울철이면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한기가 가득한 강당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했다.
이를 빗대어 ‘추운 바깥에서 하는 핸드볼’이란 뜻의 ‘한데볼’이란 말까지 나왔다. 핸드볼 전용경기장 건립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년째 약속만 되풀이되다 지난해 10월 대한핸드볼협회장으로 선출된 최 회장이 이번에 출연의사를 밝히면서 결실을 보게 됐다.
최 회장은 그동안 핸드볼에 각별한 애정을 가져왔다. 협회장 취임 전부터 국내 최대 핸드볼대회인 핸드볼큰잔치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고,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도 메달 포상금을 내거는 등 남녀 대표팀을 후원해왔다. 올림픽을 마친 후에도 최 회장은 핸드볼 대표선수 환영 행사를 열고 핸드볼에 대한 꾸준한 지원을 약속했었다.
최 회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SK가 할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앞장설 것”이라며 “팬들이 없는 ‘한데볼’을 ‘효자종목’의 위상에 걸맞은 구기종목으로 가꾸기 위해 저변 확대와 인프라 확보, 유망주 양성 등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