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요직 두루 거친 이 사장 영입
장관 출신 이희범 회장 이어 두 번째
STX그룹이 또다시 옛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이병호 전 한국가스공사 부사장.
STX그룹은 최근 산자부 요직을 두루 거친 이 전 부사장을 그룹 지주회사격인 ㈜STX 무역·사업부문 사장에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1950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이 신임 사장은 건국대 법정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니언대 로스쿨(JD)에서 국제경제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3년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 산업자원부에서 산업기술국장과 국제협력투자심의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등 산업·무역 관련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3년 산자부 관리관(1급)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엔 민간으로 자리를 옮겨 조선공업협회(현 한국조선협회) 상근 부회장, STX팬오션 사외이사, 한국가스공사 부사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이 신임 사장은 STX그룹의 중점 사업인 에너지·무역 사업 관련 전문지식은 물론 특유의 성실성과 업무추진력, 친화력을 바탕으로 정·관계뿐 아니라 학계, 재계, 법조계, 언론계 등 인적 네트워크가 강하다는 평이다.
특히 이 신임 사장은 조선협회 부회장 시절부터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은 이 신임 사장이 STX팬오션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강 회장은 이 신임 사장이 가스공사로 자리를 옮기기 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STX그룹 측은 “이 신임 사장은 그룹이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조선, 중공업, 해운, 에너지 등 그룹 내 주력사업과 관련된 풍부한 실무 경험이 사업 부문간 시너지 효과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그룹이 고위 공무원 출신을, 그중에서도 산자부 출신을 영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 산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전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에너지부문 총괄 회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당시 STX그룹 측은 “이 회장을 중심으로 발전사업과 오일·가스사업, 석탄 등 광물자원 개발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 회장의 경륜과 전문성, 중동 등 자원부국과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그동안 중점 추진해 온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49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공대 출신으론 최초로 행시(12회)에 수석으로 합격한 이후 수출과장, 주미 상무관, 산업정책국장, 자원정책실장, 산자부 차관·장관에 이어 2006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