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소녀시대가 두 번째 미니 앨범 <소원을 말해봐>의 음반 발매에 앞서 공개한 밀리터리 룩 사진들 때문에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 사진에 삽입된 전투기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미가제가 사용했던 일본 전투기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일며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사진 속 모자의 배지 등 액세서리가 나치 군복에 사용된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3일 “미니앨범 2집 <소원을 말해봐>의 발매일을 당초 6월 25일에서 29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22일 공개된 이번 미니 앨범 재킷은 밀리터리 콘셉트로 여러 아이콘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 중 일부가 의도치 않게 해석되는 등 오해의 소지가 있어 문제가 된 부분들을 삭제, 국내에서 개발 생산된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을 모티브로 한 아이콘 등을 새롭게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새 앨범 발매가 자연스럽게 연기됐다.
네티즌은 “제국주의를 연상케 하는 것 같은 문양이 눈에 거슬린다” “네거티브 마케팅을 위해 일부러 넣은 것이 아니냐” 등 의견을 쏟아내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한 음반 관계자는 “파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그대로 출시하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라며 “요즘 가수들의 초도 물량인 2~3만 장 정도의 음반 재킷을 모두 교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음반은 이상 없고 재킷만 교체하는 정도이므로 금전적 손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군 등 연상 앨범 재킷… 발매일 25일→29일 변경
일부 네티즌 “네거티브 홍보전략 아니냐”는 비난도
일반적으로 음반 재킷은 뮤지션이 수록곡 다음으로 신경 쓰는 분야다. 새 음반의 전체적 분위기와 콘셉트, 구매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태지와 신해철 등 일부 뮤지션들이 전담 사진작가와 철저하게 의논해 음반 재킷을 구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의 경우는 음반 콘셉트와 수록곡을 대부분 소속사가 결정한다.
한 연예관계자는 “음반 재킷은 별도의 디자인팀이 만든다. 아이돌 가수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음반에 개입할 여지가 극히 낮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소녀시대의 음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음반 콘셉트와 수록곡, 재킷에 이르기까지 소속사가 관여하는 상황에서 이번 파문의 책임을 소녀시대에게 돌리는 것은 마녀사냥에 가깝다.
오히려 기초적인 역사의식 없이 음반 재킷을 만든 소속사의 책임이 훨씬 무겁다”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전부 의도된 바가 아니다. 그림이 의도와 다르게 해석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걸 인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