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배종달 동서협력재단 부총재

“10년 안에 자유로운 남북 민간교류 이루어진다”

[일요시사=정치팀] ‘신(新)삼국시대.’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남북분단, 그리고 영호남의 갈등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에 빗대어 신삼국시대라고 한다. 동서협력재단은 영호남 화합을 기반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 나아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단체다. 동서협력재단이 탄생한 지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아직 영호남과 남북문제가 내홍 속에 있는 지금, 동서협력재단의 배종달 부총재를 만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동서협력재단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은 보는 이의 마음을 한순간에 뻥 뚫리게 한다. 배종달 동서협력재단 부총재는 “처음에 보면 좋죠. 오래 보고 있으면 시인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동서로, 남북으로 꽉 막힌 한반도가 이처럼 사방으로 탁 트이길 바라는 듯 배 부총재는 한참이나 창밖을 바라봤다.

‘한-배’로 가는 화합재단

배 부총재가 동서협력재단의 실무를 맡은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는 “규모가 커지고 있어요. 지금은 60% 정도 만들어졌죠. 조직도도 만들고 정비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동서협력재단은 오는 20일 제10주년 창립기념식을 앞두고 있다. 배 부총재는 창립식에서 재단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며 오랜 기간 휴면상태였던 재단이 재가동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는 물꼬를 터야 했어요. 한반도 문제, 동서화합 문제 등 콘셉트가 맞아떨어졌죠. 한화갑 총재는 DJ의 적자,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적자, 동서화합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죠? 재단이 활성화하고 재도약하는 시기가 온 거예요. 재단은 그동안 휴먼상태로 있었어요. 통장은 있는데 입출금 내역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조직을 개편하고 기구표도 만들며 초석을 다지고 있어요.”


배 부총재는 재단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동서화합과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이를 정부에 제안하며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 소통의 창구가 될 거예요. 모든 대외적인 문제는 한화갑 총재님이 맡고, 저는 정치관계와 살림, 언론대응을 맡아 투톱형식으로 가고 있어요.”

박 부총재와 한 총재의 인연은 동서협력재단이 만들어지던 2003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에 한 번 뵈었죠. 한 총재님은 그때 새천년민주당 대표셨어요. 그 당시 햇볕정책이 경제 효시였잖아요. 보수 쪽은 이에 반대해 궐기대회도 하고 그랬지만…. 햇볕정책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거죠. 다른 단체도 많았지만 민간 주도로 한반도 평화와 동서양 그리고 동아시아권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방안을 구축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기로 했어요. 소극적으로는 영호남과 남북관계 궁극적으로는 동서양 화합, 이렇게 해서 한반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게 설립취지입니다.”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정착에 공헌하고자 국제적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는데 필요한 민간차원의 외교적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구와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게 동서협력재단의 골자다.

배 부총재는 연신 동서화합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이 뭔지 아세요? 병상에 누워있을 때 박 대통령을 불러놓고, ‘1세대는 물러간다. 박정희와 나는 물러간다. 당신이 꼭 남북통일, 동서화합의 초석을 다져야 한다’라고 하셨죠. 이것은 한반도의 시대적 사명이죠.”


“좌우·남녀·연령·계층 간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 벌어져 대치”
“지역적으로 고른 인사정책, 지역 경제 발전 두 가지가 핵심”

그는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한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사고, 지역감정·지역격차 해소를 우선순위로 둔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동서문제는 우리 헌정 이후부터 계속 있었죠. 영호남의 정치지도자로 김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 이 문제가 시작됐어요. 그러면서 호남이 정치적으로 소외됐어요. 김 전 대통령은 영호남 화합문제를 국내문제 1호로 뒀어요. 영호남의 벽과 기업격차의 벽을 무너트리겠다고 다짐했지만 쉽지 않았죠.”

배 부총재는 영호남 화합의 길의 아직 멀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좌우, 남녀, 연령, 계층 간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벌어져 대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 때만 되면 다시 영호남 갈등이 나타나요.”



 

배 부총재는 이러한 영호남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사정책과 균등한 지역발전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인적 네트워크가 각 지역에 고루 분포될 수 있도록 수평적 인사정책을 펴야 해요. 소외계층의 인물을 적극적으로 등용하고, 지역적으로 편중된 인사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죠. 그리고 지역발전에 힘쓰면 화합이 이루어지지 않겠어요?”

배 부총재는 동서화합을 이뤄야 이를 기반으로 튼튼한 남북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서협력재단의 슬로건도 ‘화합으로 만들어가는 통일의 길’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본받아야 할 대북정책이라고 칭찬하며, MB정부에서 이를 계승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못내 아쉬워했다.

“노무현정부는 나름대로 자신의 대북정책을 펼쳤지만 햇볕정책은 승계했어요. 포괄적으로 보면 김대중정부와 통일정책은 방향을 달리했죠. 그런데 MB정권이 들어서면서 실질적인 남북관계를 정립한다면서 기존의 정책을 배제시켰어요. ‘기브 엔 테이크’에 기초한 실용외교라면서요. 강경론을 고집해 남북관계는 한 발짝의 진전도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배 부총재는 향후 남북관계가 잘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박근혜정부 들어 신뢰프로세스가 작동하기 시작했어요. 박 대통령은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것을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고 있죠. 북한 체제를 존중하면서도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일련의 과정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거예요. 그리고 남북문제도 주체적으로 해결하리라 믿고 있어요.”

협력·개발·교육 사업 진행


동서협력재단의 사업은 총 4가지로 분류된다. 재단의 이름처럼 동서화합을 모태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 확대 ▲재외동포 등 전 세계 한민족 네트워크를 통합 경제협력 및 한민족 역량의 자원화 ▲다문화 인구 증대에 따른 계층 및 세대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 개발 ▲글로벌 리더십 확산을 위한 정치인 및 전문가 그룹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동서협력재단. 배 부총재는 마지막으로 “10년 안에 민간차원의 자유로운 남북교류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 부총재의 뜻이 재단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배종달 부총재 프로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중퇴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원 국제정치학과 수료
▲문화방송·경향신문 정치부 기자(해직)
▲<영남일보> 정치부 차장(언론통폐합 해직)
▲<한겨레신문> 창간/편집위원
▲<경북 매일신문> 발행인/사장
▲한국과학기술육성재단 이사장
▲대한장애인복지회 회장
▲환경TV 상임부회장
▲에스제이텔레콤 회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통령경선후보 조직총괄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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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