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줌인] <일요시사>와 함께 데뷔한 송혜교

“저도 벌써 17년 됐어요”

[일요시사=연예팀] 최근 종영한 드라마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성황리에 마친 여배우 송혜교. 아직도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외모에서 쉽사리 그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벌써 데뷔 17년 차를 맞는 베테랑 배우다. <일요시사>가 17번째 생일을 맞아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17년 차 여배우 송혜교가 걸어온 작품의 길을 더듬어봤다.



1996년 당시 가장 인기를 끈 교복브랜드 ‘스마트’ 전속모델을 시작으로 KBS 드라마 <첫사랑>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배우 송혜교는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톡톡 튀는 매력의 막내딸 ‘오혜교’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16살의 송혜교는 통통한 젖살이 채 남아있어 풋풋함이 돋보이기도 했다. 또한 최근 네티즌이 <순풍산부인과> 촬영 당시 송혜교의 비키니 이미지를 포털사이트에 올리며 그에게 ‘원조 베이글녀’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원조 베이글녀

2000년에 송혜교는 <가을동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극에 도전했다. 그는 출생의 비밀과 시한부 인생에 얽힌 삶을 살면서 두 남자의 사랑을 한꺼번에 받는 정통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에 낙점됐다. 이후 5년간 <호텔리어> <올인> <풀하우스> 등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석권한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 국내외로 드라마를 흥행시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시기에는 송혜교의 스캔들도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작품 속 상대 남주인공과의 연이은 스캔들 때문이었다.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말들이 너무 많거든요. 스캔들이 나도 다 여자가 먼저 접근한 게 되고, 남배우보다는 여배우에게 실이 많죠. 사실 연애를 할 때는 한 사람만 좋아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두 사람이 맘이 맞아서 하게 되는 건데, 항상 여자가 나쁘게 비춰지는 게 안 좋더라고요. 이제는 활동을 오래 했기 때문에 루머를 보면 웃고 넘기기도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도 오해할 때는 굉장히 화가 나기도 해요.”

시청률을 보장받는 작품에 출연해왔던 송혜교는 20대 중반 무렵, 돌연 반대 행보를 걷기 시작한다. 그는 <풀하우스> 이후 4년간 공백 기간을 가진 뒤 마니아층이 강한 노희경 작가의 작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복귀했다. 주옥같은 대사가 특징인 노희경 작가의 이 작품은 비록 한 자릿수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지금까지도 수많은 마니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작품 속 송혜교와 현빈의 연기는 실제 연인을 연상케 할 만큼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산 바 있다. 이후 드라마가 끝날 무렵 그들은 공식 연인을 선언했다. 

변화·도전 두려워 않는 카멜레온 매력
교복 CF로 시작…작품마다 대박 스타로


송혜교의 비주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2008년 미국 독립영화 <페티쉬>, 3년 뒤엔 이정향 감독의 <오늘>에 출연하는 등 규모가 작은 영화들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2009년부터 4년에 걸쳐 촬영한 세계적인 거장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에 참여하며 해외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일대종사>에서 그는 정작 6분가량 등장했지만 비중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에 의의를 두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송혜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엔 오우삼 감독의 영화 <생사련>에까지 눈을 돌렸다.

“두 감독의 색깔이 달라요. 오우삼 감독은 한국 감독과 비슷하고, 왕가위 감독은 촬영 기간이 길어요. 원래 비중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현장에 있어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어요. 왕가위 감독은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시작했는데 4년이 걸릴 거라고는 전혀 예상도 못했어요. 몇 번 그만두고 싶기도 했죠.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촬영 연기가 반복되다 보니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다음은 코미디?

거액 CF도 뿌리친 채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을 벗어난 길을 걸어오던 송혜교가 드디어 5년 만에 안방극장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장애인 ‘오영’을 열연하며 여전히 톱여배우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17년간 주류와 비주류 작품을 넘나들며 배우생활에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온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송혜교는 추후 코미디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거듭된 변화와 도전을 통해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