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원에 ㈜쌍용 인수 “해외사업 강화”
대우조선 등 잇따라 인수 실패 뒤 ‘쾌거’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으로 구겨진 체면을 다시 회복했다.
GS그룹은 최근 모건스탠리PE(MSPE)가 보유한 ㈜쌍용 보통주 742만5634주(69.53%)를 주당 1만6160원, 총 1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1999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종합무역상사인 ㈜쌍용은 2005년 워크아웃 졸업 뒤 2006년 MSPE에 매각됐다. 수출업, 국내외 상사 대리점업, 수출입품 판매 및 위탁업 등이 주력 사업으로 강력한 해외망과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MSPE가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철강과 시멘트 등 중공업 소재 중심으로 사업 분야가 바뀐 ㈜쌍용은 올 1/4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 165억원과 순이익 1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29%와 11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세 확충을 위해 M&A를 꾸준히 모색해 온 GS그룹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쌍용 인수를 통해 에너지와 유통, 건설 등 주력 계열사들의 고른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GS그룹 측은 “GS그룹의 신사업 발굴 및 추진 플랫폼을 확보하는 한편 기존 네트워크 및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쌍용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GS칼텍스의 해외 안정적 공급처 확보는 물론 GS리테일, GS홈쇼핑, GS건설 등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이번 인수로 ‘M&A 불운’을 털어버렸다.
허 회장은 그동안 매물로 나온 인천정유, 하이마트, 대한통운, 현대오일뱅크 등의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며 M&A에 잇따라 참여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지난해엔 포스코와 공조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막판에 발을 빼 대외적으로 이미지와 신뢰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