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글을 남긴 채 잠적해 파문을 일으켰던 신인그룹 블루스프링의 멤버 준서가 지난 21일 고향인 충북 음성의 납골당 입구 도로에서 탈진해 쓰러진 채 발견된 뒤 119에 의해 구조됐다. 우려한 자해나 음독의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준서의 소속사 측은 “준서는 이번 일이 가져온 큰 파장에 대해 상당히 당황하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그 점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이어 “많은 분들의 격려와 염려 속에 다행스럽게도 준서를 찾을 수 있어 정말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로 심려 끼쳐 드린 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준서는 지난 19일 오후 6시께 자신의 미니홈피에 ‘내 웃는 모습만 기억해 주세요’란 글을 쓴 후 연락을 두절하고 사라졌다.
연락두절 이틀 만에 탈진해 쓰러진 채 발견
“버틸 힘이 없다. 내 좋은 모습만 기억해줘”
준서는 실종 전 남긴 글에서 “친구, 형, 동생들, 그리고 여러분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다. 멋진 친구와 형, 그리고 동생이 되어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내 힘으로 역부족인 것 같다”고 적고 “그냥 술 한잔하면서 진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몇 년째 놓지 않았던 동아줄. 그렇지만 이젠 버틸 힘이 없다”고 최근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할 얘기는 엄청 많고, 힘들고 답답했던 마음 속에 있는 얘기를 꺼내자면 끝도 없다. 하지만 그냥 나 혼자 묻어두련다”라며 “부모님 없이 혼자 살아온 시간이 9년째. 세상에 혼자라고 생각하고 지낸 세월,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가식적인 웃음이 몸에 베어버렸다”고 답답해했다.
준서는 “화려함만 보이고 힘든 거 없어 보이는 직업인 가수가 힘들었다.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해서 시작한 거고, 무대에 오르면 행복할 뿐이다. 내가 상업성 상품인 건 인정하지만 내가 원한 건 그게 아니다”라며 “연예계에 발 들인 지 어언 5년째. 정작 내가 받은 수익은 제로에서 오히려 마이너스다. 신인으로 살아가기 힘들다. 가족 없이 지내는 외로움과 쌓이는 빚, 무너지는 신뢰, 지금껏 모은 돈도 사기 맞고…”라고 연예계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나 하나 사라지지만 잠시 동안이라도 ‘준서가 힘들었구나’라고 내가 있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그때서야 알지 않겠냐”며 “너무도 많은 네티즌이 신경 쓰이게 다들 너무 보고 싶다. 하지만 이젠 만날 수 없는 걸. 하나만 부탁하자. 돈 걱정 없이 살다 가고 싶다. 받는 사람도 답문도 없을 테니 전화·문자 하지 마라. 행복하게 살아야 돼. 내 좋은 모습만 기억해줘”라고 마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글로 마무리 지었다.
소속사에 따르면 준서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줄곧 혼자서 생활을 해 왔고, 형제도 없다. 최근에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던 지인으로부터 지원이 끊기면서 큰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준서는 5년 전 배용준 소속사의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으며,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삽입곡을 부르기도 했다. 올해 초 남성 듀오 블루스프링으로 데뷔 해 ‘허락’이란 노래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