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충격의 토요일! 노무현 서거③ 정치권 메가톤급 후폭풍

‘노 역풍’ 타고 ‘제2의 탄핵정국’ 꿈틀

여권 인사 검찰 수사 ‘노무현 후폭풍’에 위태위태
MB정부 핵심 정책, 야권 반기에 국정드라이브 주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각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청와대가 후폭풍의 영향권 아래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현 정권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정권에 대한 사정수사로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의 동력을 확보한 이명박 정부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30%대의 국정 지지율 등 아직 탄탄한 국정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해 촛불사태의 파괴력을 능가하는 거대한 ‘노무현 후폭풍’이 청와대에 몰아닥칠 경우 자칫 국정 마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의 핵’이라 불릴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한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민주당 등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급보를 접한 직후 긴급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폭탄 맞은 여야 정치권
긴급회의 갖고 대책 부심

청와대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었다. 노 전 대통령측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청와대 핵심 인사들을 급파했으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표정은 밝지 않았다.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사고 소식과 서거 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수석 비서관들을 소집, 대책을 숙의했다.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연 한나라당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호주를 방문 중이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도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긴급 귀국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한나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개인적인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민주당도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자유선진당도 이회창 총재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당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여권과 청와대에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데는 이의를 표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부터 검찰에 시달려왔다. 그리고 검찰의 국가기록물 무단 이관 의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뒤에는 ‘살아있는 권력’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지난해 7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봉하마을 사저로 국가기록물을 무단 이관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전 청와대 행정관 등에 대한 소환조사와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 서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등 전방위 수사를 펼쳤다.

또한 지난 3월부터는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불거졌다. 참여정부에서 노 전 대통령과 일했던 이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됐으며 노 전 대통령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모두 검찰 수사를 받았다.

공적으로 몰린 청와대
‘무리한 수사’ 여론 비등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600만 달러를 받았으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 사실을 알았다면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 수사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점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박 회장의 진술에만 의존한 채 무리하게 혐의를 씌우려 했다는 것이다. 가족을 모두 소환하고 측근 전체를 뒤흔드는 ‘바닥까지 훑는 수사’에는 노 전 대통령을 흔드는 것으로 반사이익을 꾀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현 정권과 가까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수사가 검찰의 지나친 신중모드에 지지부진한 느낌”이라며 “혐의 사실을 생중계하듯 했던 전직 대통령 등 지난 정권과 야권 인사에 대한 수사태도와는 너무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검찰의 수사 태도를 지적했다.

친노 진영 일각에서도 “현 정권에 의해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수모를 받은 것이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는 명백한 정치적 타살”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검찰과 현 정권이 원하는 것이 이런 것이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안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사실상 정치적 타살”이라며 “검찰 수사는 누구든지 신원보호라는 기초적인 전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의혹을 사실인 양 언론에 흘리고 무책임한 수사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시정잡배로 만들었다”며 “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지원 의원도 “검찰이 일가친척의 비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혐의점을 언론에 일일이 공개하는 바람에 노 전 대통령이 감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검찰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정치권은 이러한 주장이 검찰을 넘어 청와대까지 정조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노 전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던 이들도 “검찰이 너무했다”는 식으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일부 지역에서 촛불집회가 논의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현 정권의 보복수사’에 따른 희생양으로 강조하고 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믿기지 않는 비극을 불러온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도 “우리는 누차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혐의를 받고 있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야권의 주장에 ‘명분’이 생긴 만큼 여권 인사들도 검찰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회장은 물론, ‘실패한 로비’라는 이유로 검찰 수사에서 제외된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의원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6월 국회’에서 여권의 미디어법 처리에 대항해 반MB 진영의 결집이 관측되고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개혁과 기업 구조조정, 4대 강 살리기, 교육개혁 등 집권 2년차 내내 속도감 있게 진행되던 핵심 정책들이 줄줄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지역을 중심으로 촛불집회 움직임과 ‘반MB’기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청와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실제 민주노총은 화물노동자 총파업을 앞두고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그 누구도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정권’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이처럼 지난해 6월 광우병 파동으로 시작된 촛불사태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된다면 ‘뒷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속도전 ‘주춤’
제2의 촛불사태 일어날까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난 촛불사태 후 이명박 정부가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대한 견제와 정치권을 향한 사정수사로 국정 동력을 회복했다”면서 “경제가 안정되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회복됐지만 강력한 국정운영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다 다시 한 번 촛불사태가 터질 경우 국정운영에 미칠 엄청난 파장은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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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