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골프용품 ‘스마트 골프채’ 등장

2013 골프 화두는 ‘컬러와 튜닝’

작금의 세계 골프업계에 클럽에 있어서 더 이상의 기술적인 진보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헤드 페이스의 반발계수와 웨지의 그루브 제한 등 메이커들의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감나무(퍼시몬)에서 메탈, 티타늄까지 소재개발도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컬러전쟁’이 시작됐다. 내 맘대로 골프채의 스펙을 즉석에서 조정하는 ‘튜닝전쟁’도 마찬가지다. 이제 골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퍼포먼스만이 남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화려한 골프웨어
올 시즌, 우드도 비거리 전쟁에 가세
롱홀 ‘2온 2퍼트’ 고반발 제품 러시

▲드라이버의 화려한 변신= 지난 1월 전 세계골프용품업계의 트랜드를 조망하는 ‘2013PGA 머천다이즈쇼’ 역시 울긋불긋한 원색의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해 화려함이 극에 달했다.

불과 2년 전 코브라 푸마골프와 테일러메이드가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화이트 드라이버를 출시해 시장을 평정하더니 이제는 레드와 블루, 오렌지 등 총천연색 수준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3년은 기하학적 무늬까지 가세했다. 코브라 푸마골프는 아예 뱀의 피부를 헤드에 붙여놓은 듯한 AMP셀로, 테일러메이드는 R1과 로켓볼즈2의 흰색 크라운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나이키는 VR-S 코버트 크라운에 나이키 로고를 두드러지게 새겨 넣어 차별화를 도모했다.

캘러웨이의 X-HOT 시리즈도 독특하다. 크라운 주변에 액센트 컬러를 가미했다.
타이틀리스트와 핑, 클리브랜드 등이 오히려 무채색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층을 향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대목도 재미있다. 짙은 회색과 블랙이다. 핑 G25는 블랙에 마치 대포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디자인을 과시하고 있고, 클리브랜드는 아예 모델명을 블랙으로 명명했다.


▲필드의 트랜스포머= 최근 몇 년간 아마추어골퍼들을 유혹했던 튜닝기능은 더욱 다양하고 섬세해졌다. 실전에서의 효과는 차치하고서라도 마케팅 차원에서는 일단 획기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테일러메이드 R1이 대표적이다. 12가지 로프트와 7가지 페이스 앵글 세팅, 2개의 이동 가능한 무게 추까지 탑재해 무려 168가지의 세팅이 가능하다.

캘러웨이와 핑 등 대다수 브랜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로프트와 라이 등을 쉽게 조정하는데 공을 들였다. 핵심은 셀프튜닝 기술의 확대다. 현장에서 로프트와 라이, 페이스 앵글, 심지어 무게중심까지 바꿀 수 있다. 탄도와 구질, 스핀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1개의 드라이버로 수십개의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헤드 전체 무게의 경량화, 무게중심의 이동 등을 통해 ‘쉬운 골프채’에 대한 진전도 병행되고 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헤드스피드를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관성모멘트(MOI)를 최대치로 키워 유효타구면적을 늘리면서 빗맞은 샷에 대한 관용성도 좋아졌다. 적당히 휘두르기만 해도 똑바로 멀리 간다는, 이른바 ‘스마트 골프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3년 골프웨어 트렌드다. 한동안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던 골프웨어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지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의 골프브랜드 아쿠쉬네트가 웨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바로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이다. 한국기업 휠라코리아가 글로벌브랜드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하면서 골프웨어에 공을 들였고, 이달 초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다.

휠라코리아의 골프웨어는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등 3개국에서 공동 개발했다.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답게 골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해 피트니스와 플레이, 갤러리 라인의 3가지 제품군으로 나눠 디자인했다는 점도 독특하다. ‘플레이라인’은 이름 그대로 필드용이다.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기능성 소재를 채택하는 등 경기력을 최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프리미엄급인 ‘투어핏’은 선수들을 위해 한 단계 더 높은 고기능을 자랑한다. 색상도 아예 블랙과 화이트, 레드, 실버, 그레이의 5가지 컬러로만 구성했다. ‘갤러리 라인’은 라운드 전·후의 모임은 물론 비즈니스 캐주얼 등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피트니스 라인’은 라운드 전 골프 피트니스에 유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주종이다.

테일러메이드의 아디다스골프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디제로 라인’은 특히 ‘당신의 몸을 위한 장비’라는 슬로건처럼 옷도 클럽과 똑같은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량화를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한 까닭이다. 가벼운 소재를 선택해 오히려 디테일을 확 줄인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기능성을 지행하고 있다. 비바람이나 자외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최상을 컨디션을 유지해준다는 설명이다. 땀을 흡수하고 배출시키는 수분 관리를 비롯해 방수와 방풍, 인체공학적 3차원 패턴 등을 적용했다. 비비드 옐로와 블랙, 화이트 등 3가지 색상을 과감하게 믹스해 컬러도 군더더기가 없다. 간결한 그래픽 프린트를 가미해 포인트를 줬다.


나이키골프웨어는 ‘에어플로우’가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라인이다. 일명 ‘보디 매핑’ 기술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부위 별로 기능과 소재를 달리했다. 무봉제 기술을 도입해 무게도 대폭 줄였다. 이 가운데서도 ‘타이거 우즈 컬렉션’이 돋보인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선보인, 한층 밝아진 색상이다. 화사한 노랑과 살구색 등 눈에 확 띄는 이른바 ‘팝업 컬러’다.

프로선수에게 파5홀은 버디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홀’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비거리가 문제다. ‘2온’에 성공해야 2퍼트로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반발 우드가 등장했다. 지난해 17야드가 더 날아간다는 테일러메이드의 ‘로켓볼즈’에 이어 올해는 ‘스푼(3번 우드)으로 300야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캘러웨이골프의 ‘X HOT’ 우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드를 포함해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토털라인으로 출시된 ‘X HOT 시리즈’다. 제작사 측은 특히 3번 우드에 공을 들였다. ‘스피드 프레임페이스’ 기술이 동력이다. 페이스의 두께를 더욱 정밀하게 가공해 더 넓은 스위트 에어리어를 만들고 어느 부분에 맞더라도 거리 손실 없이 공 스피드를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무게중심을 더 낮춰 탄도까지 높였다. 소속 선수인 배상문(27)이 테스트에서 303야드를 기록했을 정도다.

테일러메이드는 로켓볼즈의 인기를 토대로 ‘로켓볼즈 스테이지2’로 업그레이드했다. 기본적인 원리는 ‘X HOT’과 비슷하다. 얇고 유연해진 페이스와 진보된 스피드 포켓이 공 스피드를 향상시켜 더욱 긴 비거리를 보장한다. 무게중심을 낮춰 어떤 라이에서도 공을 쉽게 띄울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무광 화이트 크라운에 그래픽 디자인을 넣어 셋업에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타깃 정렬도 쉽다. 투어버전은 로프트를 ±1.5도까지 조정할 수 있는 튜닝 기능도 있다.

‘장타 전용 드라이버’로 소문난 뱅골프는 비공인 초고반발 페어웨이우드로 맞서고 있다. 페이스 반발계수가 무려 0.88~0.90이다. 기존 제품이 0.75~0.77, 고반발의 경우에도 0.84~0.86에 그친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다.

헤드 스피드가 평균 90마일 정도인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수원 태광연습장에서 직접 테스트한 결과 최고 30야드나 증가했다는 자랑이다.

메이커들은 우드의 비거리 증대는 효과적인 클럽 선택으로도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5번 우드로 기존의 3번 우드를 대체하면 그만큼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론치 모니터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마추어골퍼들은 3번 우드보다 로프트가 2도 더 큰 4번 우드로 쳤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 비거리가 오히려 5.3야드나 늘었다는 점도 이채다.

마이크 스태추러 클럽 전문가는 “페어웨이우드도 자신의 체형에 맞아야 한다”는 주장을 더했다. 가장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로프트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린이 타깃인 페어웨이우드는 드라이버보다 정확도가 더 높아야 한다. ‘2온’을 원한다면 스윙스피드나 스타일에 따라 로프트와 샤프트 길이를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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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